IPSec VPN 업체인 넥스지가 SSL VPN 제품 개발을 중단하고 아벤테일의 SSL VPN 제품을 판매하기로 결단을 내렸다.주갑수 넥스지 사장은 "1년간 SSL VPN 제품을 개발해 1차 완료된 제품을 들고 시장에서 외산 제품들과 맞붙었는데, 기술력 차이가 많이 났다"며, "기존 개발 인력으로 지금까지 SSL VPN 제품을 개발해 왔는데, 이로 인해 주력 제품인 IPSec VPN 어플라이언스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쳐 결국 외산 제품을 유통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놨다.자체 개발 제품 '외산 대비 기술 차이 컸다'넥스지(www.nexg.net)가 자체 개발을 멈춤에 따라 여러 외산 SSL VPN 제품들을 성능비교(BMT)한 결과, 아벤테일(www.aventail.com) 제품을 판매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아벤테일과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새롭게 아벤테일 파트너가 된 넥스지로서는 국산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는 이제 사라지게 됐다. 이와 관련, 주 사장은 "지금까지 자체 개발에 비중을 두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쉬운 길을 택했다"며 "리소스 낭비가 너무 심했다고 판단해 자체 개발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심했다"고 토로했다. 개발 '포기'라는 물음에 주 사장은 '잠정적 개발 중단'이란 표현으로 답했다. 당분간 아벤테일의 개발 지원 역할을 하면서 기술을 축적해 언젠가 또 다시 자체 기술로 SSL VPN 제품을 개발할 의도가 있음을 넌지시 내비친 것이다. 넥스지, 아벤테일 제품 '개발 지원 몫까지' 담당넥스지는 기존 아벤테일의 채널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루이스 카펜터 아벤테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넥스지는 단순한 채널이 아니라 SSL VPN 제품을 개발해 봤기에 그에 대한 전문 기술 지식과 개발 능력이 있어 다른 채널과는 차별된다. 그만큼 고객들에게 아벤테일 제품을 제대로 구축해 사용하도록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아벤테일이 성장하는 데 넥스지는 커다란 자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벤테일의 기대만큼이나 넥스지로서도 여느 채널과는 다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주갑수 사장은 "넥스지는 단순한 제품 판매나 기술 지원을 너머 아벤테일의 SSL VPN에 대한 개발 지원 역할까지 겸할 것"이라고 밝혔다.주 사장은 이어 "SSL VPN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CC 인증을 받아야 하고, 로컬화 작업도 좀더 진행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자체 개발한 SSL VPN 제품을 들고 장사해봤는데, 고객들의 요구 사항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 숙제들을 앞으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넥스지는 CC 인증과 국가정보원의 보안성 심의 통과, 국내 공인인증서 지원과 한국 금융 표준 암호화 알고리즘 '시드(SEED)' 지원 문제 등을 담당하며, 필요할 경우 아벤테일 본사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주 사장은 "해외에서 CC 인증을 받으려면 적잖은 비용이 들어 아벤테일로서도 쉽게 인증 취득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이 내년에 CC 인증서발행국(CCRA) 권한을 취득하면 아벤테일로서도 한국에서 저렴하게 CC 인증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넥스지는 이미 자사 IPSec VPN 제품에 대한 CC 인증을 따낸 경험이 있으므로 아벤테일 제품의 CC 인증 취득 역할도 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넥스지는 자사 SSL VPN 제품을 한 군데 공급한 바 있으며, 그 고객에 대해서는 끝까지 유지보수를 지원할 방침이다. 퓨쳐시스템, 외산 업체 주도 시장서 '외로운 싸움'자체 기술로 IPSec VPN 제품을 개발했던 넥스지였기에 SSL VPN 제품 개발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결국 넥스지의 개발 중단은 순수 국산 기술로 IT 제품을 개발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넥스지의 이번 결단으로 국내 SSL VPN 시장에서 외산 업체들의 입김은 더욱 커지게 된 반면, 국산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비좁아지게 됐다. 현재 국산 업체로서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주자로는 퓨쳐시스템이 거의 유일하다. 퓨쳐시스템 홀로 국내 SSL VPN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외산 업체들과 맞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향후 업계 판도가 더욱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