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고장나면 또 사?

일반입력 :2005/11/23 23:44

이형근 기자

아이팟 나노와 5세대 아이팟을 내놓으며 국내 MP3플레이어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킨 애플의 한국법인인 애플코리아가 AS정책만큼은 회사입장을 내세운 고압적인 정책을 고수해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받고 있다.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보증기간이 지난 자사 MP3P 아이팟 제품이 고장났을 경우 보증기간에 상관없이 수리 대신 리퍼비시(refurbish) 제품으로 교체해주고 있다. 이 때 보증기간 내 리퍼비시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무상이지만, 소비자 과실이거나 보증기간 이후에는 유상으로 리퍼비시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리퍼비시는 고객 변심 등으로 판매하지 못한 제품을 포장 등을 보완해서 다시 판매하는 것을 포함한 일종의 재생제품이다. 다만 이렇게 제공하는 리퍼비시 제품 가격이 신제품을 구입하는 수준으로 높게 책정돼 있다고 소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아이팟 나노가 등장하면서 단종된 아이팟미니(4GB) 경우 구입한지 1년이 넘은 제품이 고장났을 경우 25만5200원을 지불하고 리퍼비시 제품으로 교환을 받아야 한다. 현재 아이팟미니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격은 19만원대로 신품보다 리퍼비시 제품이 더 비싸다. 미니 이전에 출시됐던 아이팟도 가격 하락분을 고려하면 신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보증기간 내 고장분에 대해 무상으로 리퍼비시 제품으로 교환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1대1 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팟 내에 있는 수 많은 음악 및 파일 등을 백업 받지 못하고 리퍼비시 제품으로 교환 받을 수 있을 뿐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대부분은 아이팟이 고장났을 경우 리퍼비시 제품으로 교환 받기 보다 새 제품을 구입하는 실정이다.국내 인터넷 애플 사용자 모임에는 이런 애플코리아 AS정책을 성토하는 글들이 수도 없이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보증기간 내 제품만 교환을 해주고 이후 제품은 수리를 해주지 않는 다는 것은 1년만 사용하라는 이야기냐? 이런 서비스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은 아이팟은 부품을 분해하기 쉽지 않은 특성 때문에 수리가 불가능하고 교환만 가능하며, 이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애플 AS정책이라고 답변했다.반면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인 레인콤, 코원 등은 1년에서 1년 6개월까지 무상AS를 해주고 있으며, 보증기간이 끝나면 유상으로 수리해주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제품 단종 후 5년 간 부품을 보유하는 것도 애플코리아 AS정책과 상반되는 점이다.애플관계자는 "국내 MP3업체들과 다른 AS정책 때문에 일부 고객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실시하는 정책이라 어쩔 수 없다"라며 "그래서 제품 구입시 애플캐어라는 보증기간 연장상품에 가입하길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캐어 프로그램은 일정 금액(아이팟 나노 4GB 7만1500원)을 내면 추가로 2년 간 보증기간을 늘리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