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보안장비 시장「쓰리콤도 나섰다」

일반입력 :2005/11/21 05:05

조대성 기자

침입방지시스템(IPS) 기반의 통합보안장비가 등장해 기존 방화벽 기반 통합보안장비와의 영역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까지 통합보안장비라 하면 으레 방화벽/VPN 기반 제품을 떠올렸다. 이런 통념을 깨고 IPS 기반 통합보안장비를 내놓은 업체는 쓰리콤의 티핑포인트 사업부문. 이번에 선보인 솔루션은 '티핑포인트 X505'로, 지난 1월 쓰리콤이 티핑포인트를 인수한 뒤 공동 개발한 최초의 제품이기도 하다. X505는 기존 티핑포인트의 IPS 제품에 대역폭 관리와 방화벽, VPN, 웹 콘텐츠 필터링, 멀티캐스트 라우팅 기능을 추가해 한데 묶은 단일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일체형 통합보안장비다.'L2~L7까지' 보안 분석 가능그렇다면, X505는 기존 통합보안장비와 어떤 점에서 차별되는가. 가장 눈여겨볼 점은 분석 계층의 범위다. 기존 통합보안장비들은 대부분 방화벽/VPN에 기반을 두고 IDS, IPS, 안티바이러스, 웹 콘텐츠 필터링 등의 보안 모듈을 추가한 형태이므로, 주로 L3부터 L4까지 한정된 계층에 대한 보안 분석이 이뤄진다. 반면, X505는 IPS에 기반을 두고 방화벽을 통한 접근 제어, VPN 터널상의 침입방지, VoIP 트래픽의 품질보장(QoS) 기능을 지원해 L2부터 L7까지 폭넓은 계층에 걸쳐 보안 분석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X505는 공격 차단을 통해 대역폭을 보장해줄 뿐 아니라, P2P 같은 중요도가 낮은 트래픽을 제어하는 대신 화상회의나 IP 텔레포니, 양방향 원격 학습 같은 업무상 중요한 실시간 트래픽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기능을 지원해 대역폭 활용을 높여준다. 특히 X505의 트래픽 쉐이핑 기능은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애플리케이션 트래픽과 내외부 IPSec VPN 터널 모두에 대해 정책을 통해 우선순위를 지정할 수 있다.주목할 점은 이런 모든 기능이 유연하게 결합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IPS와 트래픽 쉐이핑 기능이 연동돼 IPSec VPN 터널 내에 적용돼 VoIP 전화 통화 시 음성 데이터에 우선순위를 부여해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해주는 동시에 보안 기능을 통해 원거리 지사 간 웜의 확산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 보안 임대 시장 '적극 공세'이번 신제품을 통해 한국쓰리콤이 겨냥하는 고객군은 대기업의 지사나 원격지 사무소와 중소기업(SMB) 시장. 먼저 대기업 지사의 경우, 티핑포인트의 IPS 장비를 도입한 기존 대기업 고객들을 중심으로 공략해나갈 방침이다. X505를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와 연동하면 지사의 엔드 포인트까지 보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소기업 부문이다. 대개 중소기업들은 자체 보안 관리자가 없을 뿐더러 초기 도입 비용의 부담으로 보안 임대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한국쓰리콤 역시 다른 통합보안장비 업체들처럼 KT나 데이콤 같은 통신사업자와 손잡고 보안 임대 서비스 용도로 장비를 제공하는 방식을 적극 고려중이다. '가격에서 밀리지 않겠다'하지만 SMB 시장을 공략하려면 한국쓰리콤은 두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나는 가격, 또 다른 하나는 SMB 전문 채널의 확보다.특히 티핑포인트의 IPS 장비 가격대가 타사 대비 고가여서 쓰리콤으로선 저가 정책을 구사하기가 다소 곤란한 입장이라, 기존 고가 정책과의 적절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수현 사장은 "대용량 장비 고객들은 가격보다는 성능과 기능에 중점을 두고 선정하므로 계속 고가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다만 SMB 고객을 겨냥한 이번 신제품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것이다. 경쟁사 제품들과 충분히 겨룰 수 있을 만큼, 가격에서 절대 밀리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출시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통신사업자와 유통에 밝은 '채널 확보 시급'SMB 전문 채널사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기존 티핑포인트 IPS의 채널들은 주로 대형 고객군 공략에 정통한 파트너들이라, SMB 시장을 공략하기엔 부적절할 수 있다. SMB 고객군을 겨냥한 유통 채널망이 필요하다. 이수현 사장은 "통신사업자에 밀착해 영업해온 전문 채널과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채널들의 발굴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고 털어놨다. 포티넷, 와치가드 테크놀로지, 시스코, 주니퍼 등은 이미 방화벽 기반의 통합보안장비를 내놓았다. 이들에 맞서 IPS 기반의 통합보안장비를 무기로 들고나온 후발자주인 쓰리콤이 얼마 만큼 경쟁력 있는 가격대와 유통 인프라를 갖춰 통합보안장비 시장의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