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시스템은 분명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목적은 비즈니스의 개선이라는 데서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비즈니스를 개선하려면 고객 중심의 프로세스로 혁신하는 과정 또한 따라야 한다. 프로세스의 혁신을 수반하지 않은 CRM 시스템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한국형 개발 대한 우려의 표현이기도 하다. 바람직한 시스템을 위해서는 기존 프로세스를 변형하는 것도 필요하다. CRM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이라는 기성복에 프로세스라는 몸을 맞추는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애플리케이션 제공 업체들은 이 같은 점을 강조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RM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사업 전략CRM 업계 최대의 이슈인 오라클과 시벨 시스템즈의 합병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결정될 2006년 1월까지 두 회사는 별개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시벨 시스템즈 코리아(www.siebel.com)는 합병과 상관없이 자체 전략을 꾸준히 구사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해 개선책을 마련하는 'FAR(Forcast Account Review)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CRM에 꼭 필요한 다섯 영역에 대한 문제를 점검하고 중장기와 단기로 나눠 문제를 풀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번 설치한 고객이 계속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하기 위함이다.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기존에 강세를 보여온 금융, 통신 외에 각 산업군별로 별도 팀을 운영해 각 산업의 특성에 적합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전략이다.솔루션 측면에서는 최근 차세대 CRM을 위한 '시벨 고객 맞춤형 솔루션(Siebel Customer Adaptive Solutions)' 전략을 발표했다. 시벨 고객 맞춤형 솔루션은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 대응해 고객의 요구를 한층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객 맞춤형 아키텍처(Customer Adaptive Architecture)'를 포함한 전략이다. 이 아키텍처는 시벨의 기존 제품들을 모두 지원함과 동시에 최신 첨단 시벨 기술·애플리케이션들을 고객 기업 내에 통합 구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접근법을 통해 고객들의 기존 CRM 투자를 보호하고 선별적인 실시간 의사결정 기능 같은 새로운 기능을 수용할 수 있게 해준다. 새로운 기능들은 시벨의 도메인 기술력과 23개 업종 분야에 걸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별 기능을 통해 보강됐으며, 온 프리미스(On premise), 호스팅형,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 요건에 맞는 다양한 구현 옵션들을 지원한다.애플리케이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오라클(www.oracle.com/kr)은 네 가지 핵심 전략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오라클은 J.D. 에드워즈를 인수한 피플소프트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시벨 시스템즈까지 인수함으로써 CRM 업체 인수에만 10조 원을 투자할 만큼 CRM 시장의 잠재력을 크게 보고 있다.CRM을 포함한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한국오라클의 전략은 우선, 미개척 산업 분야를 공략한다는 것. 피플소프트 인수 이후 오라클은 대체로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의 미개척 시장인 통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공공, 그리고 금융 서비스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둘째는 통합 정보 아키텍처에 대한 기업의 욕구에 부응해 '단일의, 통합된 자원'을 제공해 기업의 고객, 제품 및 공급자 관리를 편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특히, 오라클은 지난 9월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미들웨어, 그리드 인프라스트럭처와 기술의 상호 연결을 가능케 하는 표준 기반의 기술 청사진, 오라클 퓨전 아키텍처(Oracle Fusion Architecture : OFA)를 발표한 바 있다. 오라클의 OFA는 기존 OIA(Oracle Information Architecture)가 진화한 단계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비즈니스 정보의 아키텍처상에서의 통합과 개방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셋째는 중견 시장에서의 기회 포착. 오라클은 중견 시장에서 각광받았던 J.D. 에드워즈의 'J.D. 에드워즈 엔터프라이즈 원'을 위한 영업 자원을 유지해 향후 확대된 솔루션 포트폴리오, 자원, 고객 레퍼런스를 통해 중견 시장에서의 실적을 높여나갈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퓨전(Project Fusion) 구현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다. 오라클은 프로젝트 퓨전을 통해 J2EE 준수를 기반으로 피플소프트와 J.D. 에드워즈 제품의 장점만을 따온 통합 솔루션을 싱글 버전의 소프트웨어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통합 솔루션은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단계적으로 도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될 것이며 각 산업별로 필요한 모델이 모두 흡수된 형태의 솔루션이 될 예정이다. 오라클은 프로젝트 퓨전을 통해 2007년에는 각각의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2008년에 퓨전 애플리케이션 스위트라는 통합 버전의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퓨전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 중 많은 부분들은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의 다음 버전과 피플소프트 엔터프라이즈 9, J.D. 에드워즈 8.12.에서 구현된다.유일하게 데이터베이스부터 데이터웨어하우징 툴과 패키지 CRM에 이르기까지 엔드 투 엔드 CRM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자부하고 있는 한국오라클은, 지난 2004년 9월 조직 개편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오라클은 CRM 시장에서 앞으로도 대형 고객사 외에도 중견/중소기업을 위한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협력사별 전문 분야에 집중하는 파트너 영업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 선점 확대에 중점을 두며, 전문 파트너의 발굴에 따른 채널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내년 초 국내 지사를 설립할 계획인 세일즈포스닷컴(www.salesforce.com)은 이미 국내에 수십 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온 디맨드 서비스 형태로 솔루션을 제공할 세일즈포스닷컴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설치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고객의 요구를 바로바로 분석해 반영하려면 구축 기간이 두 달 정도밖에 안 되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솔루션이 적합하다는 것. 또 저렴한 가격에 비해 고객 만족도가 높다는 점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바 있다.국내 시장이 초기 단계인 세일즈포스닷컴은 올 하반기까지 전략적인 고객으로 다섯 업체를 확보하고 2006년 말까지는 25 업체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협력 업체 세 곳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두 업체 정도를 추가할 계획이다.세이즈(Sage)의 세일즈로직스 제품의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프리즘엠아이텍(www.saleslogix.co.kr)은 중견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사용자수 5∼999명까지를 최적의 성능 발휘 수준으로 설정한 것도 중견 시장에 중점을 둔 전략이다.디자인하우스, 마르쉐, 한국얀센, 키슬러 코리아, 스와로브스키, 제냐코리아, 삼표레미콘 등의 공급 사례를 확보하고 있는 프리즘엠아이텍은 운영 쪽에 특화된 세일즈로직스 제품이 다른 분야의 솔루션 업체들과 공조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이미 비즈니스오브젝트의 OLAP을 비롯해 메일링 업체의 캠페인 매니지먼트, CTI 업체의 콜센터, POS 연동은 물론, 분석 CRM 업체나 BI 업체들과도 공조가 가능하다는 열린 자세로 나서고 있다.개인 고객 관리 솔루션인 액트(Act!)의 한글화 진행중인 프리즘엠아이텍은 11월 4일 개최될 'CRM Fair Fall'에 참가해 홍보를 하는 한편, 11월 10일에는 자체 세미나도 개최해 고객들에게 제품을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한국NCR 테라데이타(www.ncr.co.kr)는 모든 고객의 요구와 분석력을 갖춘 테라데이타 릴레이션쉽 매니저 버전 6(TRMV6) 제품을 최근 발표하고, 국내 출시도 내년 1분기로 예정하고 있다. TRMV6는 테라데이타의 10여 년에 걸친 CRM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개발 노력의 결정체라고 한국NCR 측은 강조했다. 브라우저 기반의 TRMV6는 기존 솔루션인 테라데이타 CRM 버전 5.1의 기능을 한층 보강해 100개 이상의 신규 기능과 성능을 포함하고 있다. 또 테라데이타 웨어하우스와 최적으로 연동돼 전사적 고객 위주의 시장에서의 입지를 획기적으로 공고히 할 전망이다. ERP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SAP는 독일 연구소에 CRM 연구 인력만 3000명 정도가 있으며, 앞으로 10년간의 SAP 비즈니스는 넷위버와 CRM이 주도한다고 여길 정도로 CRM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SAP 코리아(www.sap.com/korea)는 올해 출시된 mySAP CRM 5.0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에는 내년 1분기에 출시할 이 제품은 진정한 넷위버 기반 하의 제품으로 경쟁사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SAP 코리아의 우선 공략 대상은 기존 SAP ERP를 구축한 업체들이다. 따라서 2006년부터는 ERP를 구축한 업체들이 포스트 ERP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CRM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둘째는 중견 시장에 나서기 위해 구체적인 마케팅, 영업, 서비스, 콜센터 등 주요 시나리오에 대해 프로세스와 설치 방법을 담은 'CRM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들어서 파트너에게 제시하고 위험 요소를 줄여 쉽고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셋째는, 분석 기능 강화로 CRM 내의 다양한 분석지표와 장표를 먼저 정의해서 제공한다는 것.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CRM 시스템의 운영뿐만 아니라 고객, 제품, 마케팅, 영업, 서비스, 채널, 파트너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실에 근거한 의사결정은 물론, 향후 흐름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해준다.이와 더불어 CRM 프리세일즈팀 인력을 3명으로 보강하고,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서 공동 마케팅과 영업을 전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