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RM 시장「250억 원 안팎」수준

일반입력 :2005/10/28 02:16

정진옥 기자

2005년 2분기 포레스터 리서치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CRM 라이선스에 쏟아 붓는 돈은 지난 2004년 30억 달러에 이르며 올해는 32억 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드웨어와 유지 관리 비용까지 포함한다면, CRM 도입을 위한 전체 비용은 2005년 약 13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250억 원 안팎

국내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KRG는 2005년 국내 전체 CRM 시장 규모를 870억 원, 2006년은 전년 대비 8.0% 성장한 940억 원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월에 발표한 한국IDC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CRM 시장은 2004년 241억 원을 기록했으며 연평균 5.4%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KRG의 조사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포함된 전체 프로젝트 규모를 조사한 수치이고, IDC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규모만을 조사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두 조사 기관 모두 국내 CRM 시장의 규모가 라이선스 기준으로 2004년에 240억∼260억 원 규모라는 데 동의하는 셈이다.

한국IDC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분석을 담당하는 김수용 선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특별한 이슈가 없어 올해 시장은 200억∼300억 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면서, 이는 상반기에 예측했던 것보다 축소된 지난해 대비 1∼2%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도 특별한 이슈가 없어 자칫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40%까지 육박하던 시벨 시스템즈 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많이 하락했으며, 2위인 한국NCR를 제외하면 3위 이하의 업체들은 고만고만한 수준의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성장세는 예전의 10∼20% 성장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시장 규모 자체의 절대 크기는 커진 것이 사실이다.

김수용 선임연구원은 예전에 비해 거품이 많이 빠졌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전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시장 회복 추세에 따라, CRM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은 없겠지만, 1∼2년 전보다는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안정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체 개발에서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

한국오라클의 이동욱 팀장은 가장 두려운 경쟁 상대는 사실 자체 개발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이동욱 팀장은 국내 CRM 시장 가운데 60∼70%는 자체 개발을 하고 있는 시장이며, 나머지 30∼40%가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시장이라고 전했다.

시벨 시스템즈 코리아의 최승억 사장은 전 세계는 30% 가량이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인데 비해 국내는 데이터웨어하우스나 개발, 분석 등을 제외한 순수 CRM 패키지 부분은 10% 가량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CRM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사 업무 방식에 맞춰 개발하기 때문에 업무의 혼선을 줄일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 하지만 꾸준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고 고객의 요구 변화를 반영하는 데 많은 노력이 든다는 맹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심화되면 ROI는 더욱 요원해지고 시스템도 '너덜너덜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자체 개발 시스템을 사용하던 업체들이 최근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자체 개발 시스템을 사용하던 KT는 요사이 IBM BCS를 통해 컨설팅을 받고 있는데,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도입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MS의 진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세일즈포스닷컴의 한국 시장 본격 진출과 더불어 내년 시장에 대한 지각 변동도 점쳐진다.

KRG의 박해정 선임연구원은 KT 비즈메카를 비롯해 데이콤도 ASP 사업을 추진하면서 ASP 사업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되고 있어 세일즈포스닷컴의 진출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전망했다.

한국IDC의 김수용 선임연구원도 특히 가격 측면에서 다른 벤더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CRM의 특성상 ASP 모델은 이슈가 될 것이며 SMB를 중심으로 시장 파급력이 예상돼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내년 국내 CRM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습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미 3.0 버전까지 내놓은 MS는 지금까지 국내 판매를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MS 측은 CRM 시장을 유심히 지켜봐 왔으며 올 연말에 다시 CRM 시장을 재검토해 내년에 국내 시장에 정식 발표를 할 것인지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엔 안정된 성장세 보일 것

가트너는 향후 CRM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다섯 가지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IT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를 기업 의도와 맞추는 데 다시 중점을 두게 될 것 ▲더 엄격하고 책임성 있게 고객 프로세스를 정의하게 될 것 ▲고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둔 프로세스 설계와 고객 이해에 대한 관심 증대 ▲부차적인 활동에는 중급 정도의 기능성도 허용하고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기능성과 기술보다는 기업 의도에 부응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더 치중 ▲소프트웨어의 구입보다는 기능 임대, 텔레마케팅과 케이스 관리 등 단순한 활동은 아웃소싱을 활용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국내 CRM 시장도 이러한 대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시장조사 기관들의 예측이다. 또 대규모 프로젝트보다는 소규모로 진행되거나 다른 프로젝트에 포함돼 진행돼 프런트 엔드를 보완하는 시스템으로 구축될 것이며, 제품 쪽에서는 마케팅 분석이나 관련 애플리케이션, 영업자동화(SFA)의 수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수용 선임연구원은 CRM도 ERP처럼 꾸준히 인식을 개선하고 발전해 나간다면, ERP처럼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 않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