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드라이브를 채택한 30만원대 19인치 LCD 모니터「벤큐 FX91GX」

일반입력 :2005/10/18 14:13

디스플레이뱅크

Prologue

PC용 전자제품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BenQ라는 이름은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BenQ는 올해들어 한국에서 상당히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심지어는 프로게이머 서포트 활동도 하고 있어서 필자가 직접 BenQ 소속 프로게이머의 이벤트 경기를 관전한 적도 있다.

모니터 뿐만 아니라 디카와 노트북 등등 어지간한 PC용 전자제품 카테고리들에서도 BenQ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2005 대한민국기술대전에서는 그 기술과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중소 외국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초청전시를 하게 되었기도 하다.

LCD 모니터에서 볼때 BenQ는 주로 중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 리뷰에서 소개하게 될 FP91GX도 같은 맥락의 제품이다. 대만 AUO사의 6세대 패널을 사용하였으며, AMA(Advanced Motion Accelerator Technology)라는 이름의 오버드라이브 기술을 사용하여 스펙상으로는 G to G 응답속도를 4ms까지 줄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Design

AC 전원케이블 / D-SUB 케이블 / DVI-D 케이블 / 제품보증서 / 메뉴얼 / 번들 CD / 스탠드 장착 가이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D-SUB 케이블은 처음부터 본체에 연결된 채로 패키징 되어있다.

박스의 외관은 매우 심플한 느낌이다. BenQ 모니터 제품군의 경우엔 공용 박스를 사용하면서 박스 상단의 스티커 표기를 통해 어느 제품인지를 나타내 준다. 그리고 박스를 한겹 열었을 때 나타나는 개봉방법 안내 그림에서 패키징에서의 꼼꼼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구성물품의 경우엔 본체 안에 AC-DC 컨버터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전원케이블만 제공되어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번들 CD에는 메뉴얼과 모니터 자동 조정용 패턴이 들어있다. 실제로 아날로그 입력 상태에서 저러한 패턴을 띄워놓고 OSD 화면 자동조정 기능을 사용하면 임의로 자동조정을 하는 것 보다 좀 더 최적화된 화면을 제공해 준다.

물론 인터넷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어설프게 만든 모니터 드라이버 대신 이런유용한 유틸리티를 제공해 주어 훨씬 유용하게 번들CD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FP91GX의 큰 장점 중 하나로 평가하고 싶다.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은 흑백 투톤컬러의 심플한 디자인이다. 모니터 배젤 상단 우측에는 TCO'03 인증 표시와 함께 오버드라이브 기술을 사용하였다는 표시도 함께 붙어있다.

후면에서는 큼지막한 BenQ 로고가 한눈에 들어온다. VESA규격 마운트 홀이 있어서 별도의 스탠드를 구매해서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스탠드에 마련되어 있는 케이블 정리 고리는 분리가 가능한 형태로 되어있어 좀 더 손쉬운 사용이 가능했다.

측면의 형태에서는 뭔가 묵직함이 느껴진다. 베젤부 조절각은 무난한 편이고 움직임도 부드러웠다.

OSD는 영어를 비롯한 8개국어를 지원하지만 한글이 지원되지 않아 약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상당히 특이하게도 오버드라이브를 켜고 끄는 것을 선택하는 메뉴도 제공되고 있다(마지막 사진의 AMA 항목).

실제로 그 오버드라이브 작동 선택 메뉴는 잘 동작하였는데, 사실 오버드라이브를 일부러 끄고 사용할 일은 없지만, 그 만큼 FP91GX가 사소한 점까지도 배려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면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Performance

색온도 세팅은 Bluish/Reddish/Normal 및 User Preset의 4가지가 제공된다. 딱딱한 색온도 값 표기보다 친숙한 표현을 사용하여 초보 사용자도 알아 듣기가 수월하다.

기본 설정으로 맞추어져 있는 Normal 상태에선 Yellow가 약간 더 강한 모습이며 Reddish는 그것 보다도 더 Yellow가 강하다. Bluish는 말 그대로 Blue가 도드라져 보이며, User Preset의 기본설정 상태가 4가지 설정 중에서는 가장 Pure White에 근접하는 느낌이다.

계조성능의 경우엔 계조구분성은 무난했으며 계조선형성은 전문가용으로 사용하기엔 부족해 보였으나 계조구분성과 마찬가지로 무난한 수준이라는 느낌이다.

밝기균일도는 제품마다 편차가 심하므로 참고 정도로만 보시기 바라며, 일단 리뷰용으로 제공된 제품의 경우엔 괜찮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시야각은 역시 TN방식 특유의 시야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오버드라이브 기술을 사용한 제품인 만큼 응답속도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스펙상으로 G to G 4ms라고 하는 FP91GX의 응답속도는 실제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게임을 하든 영화를 보든 어느 상황에서라도 잔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OSD에서 AMA를 켤 경우 사진상으로도 마우스 커서의 잔상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인간의 눈에서 시신경을 통해 뇌까지 화상이 전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0.03초라고 하는데, ms단위로 환산하자면 약 30ms가 된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TN방식 LCD가 아무리 응답속도가 느려도 스펙상 25ms 정도의 응답속도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얼핏 생각해선 FP91GX 같은 Overdrive 기술을 사용하면서까지 극단적으로 응답속도를 줄인 모델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펙상 25ms라는 것은 스펙일 뿐이다. TN방식의 경우엔 미드톤의 응답속도가 스펙상 응답속도인 Black과 White 간의 응답속도보다 느린 특성이 있는데, 실제로 스펙상 8ms로 표기되어 있는Overdrive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TN방식 LCD모니터의 경우 계측을 해보면 미드톤 응답속도가 30ms가 넘게 나와버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Overdrive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여 사람의 모든 컬러 영역에서의 응답속도를 시신경 전달속도 및 체감적 요인(Human-Factor)을 감안하여 20ms 이하로 낮춰주어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기타 사항들로는, DVI와 D-SUB 간의 입력 차이에 의한 화질 차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좋은 수준이고 색의 발색은 약간 연한 느낌이다. 그리고 해상도 전환시 응답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물론 해상도 전환시 응답속도는 오버드라이브와는 무관함). 물론 많이 차이가 나도 0.5초 가량의 미세한 차이이지만, 해상도 전환이 잦은 게임 등에서는 분명히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을 자주 즐기는 분 중 어떤 분들은 LCD에서 해상도 전환시 화면이 바로바로 뜨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심지어는 그 이유로 CRT로 기변하는 사례도 본 적이 있다.

또한 모니터를 끈 상태에서 켰을 때 BenQ의 로고가 나오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였다. 에이조다 다른 일부 모니터에서도 이러한 로고를 발견할 수 있는데, 모니터를 켤때마다 BenQ의 로고가 보인다는 것은 취향에 따라서 좋고 나쁨이 갈라지긴 하겠지만, 일단 필자로서는 사용자로 하여금 메이커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하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물론 그러한 시너지 효과는 제품의 품질이 만족스러울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며, FP91GX는 그러한 시너지 효과를 얻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Epilogue

FP91GX는 처음의 패키징 구성부터 꼼꼼한 인상을 받았으며, 실제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구석구석 꼼꼼한 포인트를 많이 발견했다. 그러한 중저가형 제품 라인업 답지 않은 꼼꼼함을 FP91GX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싶을 정도이다.

그리고 보통 오버드라이브 기술이 들어간 제품은 같은 TN패널이라도 10만원 이상씩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도 FP91GX는 오버드라이브 기술을 사용하고 화소 무결점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40만원이 채 되지 않아, 아마 현재로서는 동급 최고 수준의 가격대 성능비를 가진 제품이 아닐까 한다.

해상도 전환시 응답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함께 FP91GX는 특히 가격대 성능비를 중시하는 게이머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