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지하철을 타면 볼 수 있는 승객들의 공통된 행동 양식이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행동이 핸드폰을 이용해 통화를 하거나 무언가 만지작거리면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게임을 하거나 또는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그룹, 화면을 골똘히 들여다 보며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엷은 미소를 띄우기도 하며 살짝 놀라는 얼굴을 하기도 하며 주변에 관심 없이 무언가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PDA, PMP, PSP 등, 다양한 형태의 디바이스들을 이용해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텍스트로 이루어진 글을 읽고 있는 PMP족들이다.
필자 역시 이런 부류의 사람으로서 많은 PMP족들을 가슴 설레게 하는 또 하나의 멋진 제품이 나타났으니, 이름하여 코원의 'A2'다.
매력 만점의 16:9 와이드 화면
리뷰 제품을 손에 들었을 때 패키지의 무게와 크기가 묵직했다. 알찬 패키지 구성물에 대한 기대로 물건을 모두 풀었을 때에는 평이한 구성품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이내 묵직함은 바로 A2의 본체 무게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고 다시 한번 기대를 품게 됐다.
1.8인치 HDD를 사용하는 A2의 특성과 연관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298g의 무게가 다른 여타의 대용량 HDD를 채택한 PMP와 비교해 더 무거운 것은 아니다

구성은 다양한 제품이 들어있다기 보단, 필요한 제품이 적절히 갖춰져 있다고 하는 편이 옳다. 주로 외부 기기와의 연결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제품이 많은데 이 가운데서 USB 호스트 케이블은 HDD 기반의 이동형 디바이스는 A2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USB 호스트 기능이 있는 A2는 20GB와 30GB가 주는 저장 용량의 넉넉함을 만끽 할 수 있다. 카메라나 캠코더를 직접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저장 용량의 한계로 고생하는 야외 촬영의 고충을 없애 줄 것이다.

많은 종류의 PMP가 출시되고 PMP의 춘추전국시대라고 칭해지는 요즘, 코원의 A2는 흔치 않은 정통 16:9 비율의 와이드 화면을 채택한 것이 무엇보다 매력이다.
그러나 16:9의 LCD 화면은 소니의 PSP가 9.5cm x 5.5cm, A2가 8.8cm x 5cm로 PSP와 비교해 조금 작았지만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할 정도다.

외관을 살펴보면 4개의 선택 버튼과 다양한 기능을 혼합해 사용하기 편리한 구조인 조그레버가 제품 정면의 상단에 위치해 오른손 엄지 손가락 만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디자인 됐다.


깔끔한 흰색의 바디와 진한 회색 테두리가 본체를 둘러싼 외관은 그 동안 지면으로 봐온 모습보다 더 세련됐다.
오른쪽 측면에는 전원 버튼이 있으며, 반대쪽에는 각종 외부 기기와 연결 할 수 있는 USB 단자 및 AV 인-아웃 포트가 있고, 이어폰잭과 충전용 어댑터를 꽂을 수 있는 잭이 있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PMP 구매를 고려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일까, 필자는 일반 사용자의 관점에서 생각해 봤다. 결론적으로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를 도출 할 수 있었는데 나열해 보면, 디자인, 화질/음질, 얼만큼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 작동 속도, 사용자의 편리성을 고려했는가, 배터리 지속성과 이동성, 동영상 파일 재생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지원이 용이한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었다.
이제부터 언급한 기준에 따라 차근차근 A2를 살펴보자.
화질/음질
결론적으로 A2의 화질은 매우 선명하다. 반사율도 비교적 낮고, 직사 광선 아래에서도 보기에 부족하지 않은 휘도를 갖고 있다. 또한 시야각 측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 좌우 시야각과 위에서 아래로 향해 내려다 보는 각도는 거의 수평을 이뤄도 시청할 수 있을 만큼 넓다.

반면에 아래에서 위를 향해 바라보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시야각이 좁아 색 반전이 일어났다. 추측한다면 대부분의 시청 패턴이 PMP를 눈 아래에 놓고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올려보는 각도에는 신경을 덜 쓴 듯 하다.

반사율은 어두운 계조를 표현할 때 약간 눈에 거슬렸다. 어두운 화면을 표현할 때 사용자의 모습이 비치는 등 휴대용 영상 플레이어가 가진 일반적인 화면 반사 문제를 가지고 있다.
4인치 TFT LCD는 480X272 해상도를 지원하며 1600만 컬러로 영상을 재생한다. 여기에 16:9 화면비가 주는 화면의 박진감은 보너스다.
음질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훌륭하다. 대부분의 PMP들이 영상에 초점을 맞춰 제작돼 음질을 크게 신경 쓰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면 코원 A2의 MP3 재생 능력에는 기대를 해도 좋다.
MP3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기능들, 예를 들면 5밴드의 세세한 음질 조절이 가능하며, 7가지의 프리셋 EQ를 가진 점등은 음질에 까다로운 사람들에게도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넓은 창을 통해 제공되는 음악 파일의 정보도 확인 할 수 있어 가사 지원에도 용이하다.

지원 파일 형식은 AVI, ASF, WMV의 영상 파일과 MP3, WMA(ASF), OGG, WAV의 오디오 포맷을 지원한다.
A2의 다양한 기능들
A2는 여러 기능 가운데 하나인 다양한 경로를 통한 녹화 및 녹음 기능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호스트 기능을 이용한 외부 동영상과 사진의 저장 기능, 라인인 기능을 이용한 외부 음향 기기로부터의 직접 녹음, 게다가 TV와 연동해 TV화면을 직접 녹화할 수도 있다.
물론 음성도 MP3 파일 포맷으로 녹음할 수 있다. 오디오는 최대 44.1kHz, 192Kbps의 해상도로 녹음된다.
만일 외장형 HDD로 사용하고 싶다면 20GB 또는 30GB의 HDD를 간단히 USB에 꽂는 것 만으로 든든한 외장형 HDD로 변신한다.
A2의 기능을 크게 분류해 보면 텍스트 뷰어, 사진 뷰어, 라디오 기능과 영화 보기와 음악 듣기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텍스트 뷰어 기능은 마치 PDA를 이용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나며 TXT 파일 포맷을 이용하므로 사용이 간편하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비롯한 5개 국가의 언어가 지원된다.
참고로 음악을 들으면서 텍스트 뷰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사진 뷰어의 기능은 매우 직관적이고 편리하며 저장된 사진을 배경 화면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 물론 최초에 A2가 구동될 때 나타나는 로고 화면도 취향에 맞춰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애플의 아이팟 포토처럼 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없어 단지 사진만을 감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의 해상도는 LCD 해상도가 높아 선명하다. JPG, BMP, PNG 파일을 지원한다.
TV와 라디오, 심지어 친구의 CDP나 MP3P에서 연주되는 음악과 영상을 저장하고 싶다면 제공되는 AV 케이블과 Line-in 케이블을 이용해 녹음할 수 있다. 영상은 ASF, 오디오는 MP3 파일로 저장된다.
단순히 케이블을 연결하고 TV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나 수능 강좌 등을 녹화해 출근길과 등교길에 시청하기에 편리하다.
최근 다기능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에 있는 FM라디오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작동 속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A2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며 아이콘 기반으로 이루어져 사용이 편리하다. 조그레버 형태의 네비게이션 버튼과 함께 사용상 편리함을 높였다. 기본 메인 화면은 '무비', '뮤직', '포토', '텍스트', '브라우저', '라디오', '레코드', 셋업'으로 8개의 큰 아이콘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기능은 이곳을 통해 조절할 수 있고, 유사한 기기들을 조작해본 경험이 있는 사용자라면 별도의 매뉴얼을 통하지 않고도 필요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메뉴 아이콘을 선택하면 서브 기능이 나타나며 원 메뉴로 돌아가려면 'BACK'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영상과 음악을 재생하는 중간에 원하는 부분을 찾아 탐색하고자 한다면 조그레버를 좌우로 길게 밀면 전진과 후진을 할 수 있다. 짧게 누르면 다음곡 또는 이전곡으로 바꿀 수 있다.
동영상 재생과 관련해서 다른 기능을 사용하다가 다시 동영상 재생을 하면 화면의 첫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싫다면 재생 중 Back 버튼 -> A 버튼을 누르면 되며, 이후 동영상 재생 전 재생목록 보기 기능에서 해당 파일을 재생하면 저장되었던 순간부터 재생할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밀한 탐색이 어렵다는 것이다. 조그레버를 아무리 살짝 움직여도 최소한 10초 단위로 탐색이 돼버려 놓친 장면을 다시 보기가 까다롭다. 만일 이 부분에 있어서도 PSP가 가진 1배속 탐색과 2배속 탐색 기능이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반적인 작동 속도는 TI(Texas Instruments)의 최신 칩을 장착해 향상된 움직임을 보여준다. 파일과 파일의 작동 사이에 지체는 발생하지 않으며 간혹 고해상도 사진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모래시계가 뜨면서 약간 시간을 끌지만 기기의 특성상 대부분의 PMP와 PSP 역시 이 같은 지체가 있어 크게 거슬리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지속성
A2는 4300mAh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충전 방식이며 교환이 되지 않는 내장형이다. 테스트 결과 MPEG4 SP, 480x272 크기의 동영상을 재생했을 때 약 9시간20분 정도의 재생 시간을 보여줬다. 만일 조작과 탐색을 반복한다면 배터리 사용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
음악 재생의 경우 128kbps의 MP3 파일을 재생하면서 LCD를 껐을 때 약 18시간 15분 정도의 결과가 나왔다. HDD 기반의 작동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긴 재생 시간을 나타냈다. 완전 방전에서 완전 충전까지 시간은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지원 소프트웨어의 우수성
PMP를 이용해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모두가 인코딩과 파일 변환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A2는 PMP는 AVI, WMV, ASF를 지원한다. 그러나 같은 AVI라도 코덱의 차이점, 다양한 여타 포맷을 전부 지원하지 않아 때론 인코딩 작업이 필요하다.
PSP를 제외한 대부분의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가 자사 제품에 맞게 인코딩을 할 수 있도록 자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러나 때로는 사용상의 불편함과 소프트웨어의 조악함, 설정이 복잡해 즐거운 마음으로 동영상을 감상하고자 한 사용자들을 실망 시키곤 한다.
코원 A2의 패키지에는 제트오디오 VX와 제트쉘 CD가 포함돼 있다.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는 필자로서도 너무도 간단히 '제트오디오 VX'의 비디오 및 오디오 변환기를 사용해 A2에서 재생 가능한 포맷으로 변환할 수 있었다.

화면 크기가 어떻고, 프레임을 몇으로 설정하고 하는 등의 일반 사용자가 알기 힘든 까다로운 조건 설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컴퓨터에서 재생 가능한 파일을 선택하고 시작만 클릭하면 되지만, 화질과 인코딩 시간은 반비례하므로 적절한 조절을 하고 싶다면 '변환옵션'의 스크롤다운 메뉴에서 골라 선택하면 그만이다.

가장 고화질로 손실 없이 인코딩을 하면 동영상의 재생 시간과 같아져 상당한 인내가 요구된다. 물론 작업 컴퓨터의 성능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조금 더 인코딩을 빠르게 할 수 있더라면 하는 바람이 남지만 인코딩과 함께 제공되는 미리 보기 기능 역시 화면을 확인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인코딩이 끝나면 자동으로 A2로 전송을 할 것인지 묻는 화면이 나타난다. 이 자동 기능을 이용하면 번거롭게 드래그 앤 드롭을 실행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변환된 파일을 A2로 옮겨준다.
참고로, 코원은 '캐링 케이스'를 제공한다. 가죽 재질로 된 일종의 케이스이며 커버를 열어 젖히면 훌륭한 시청용 지지대가 돼 두 손으로 붙잡지 않고 어디에나 올려놓고 시청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A2를 살펴본 결과 코원이 자신감을 갖고 과감히 PMP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만한 제품이었다. 와이드 액정의 시원함, 사용상의 편리함, 거기에 오랜 재생 시간을 지속시켜 주는 에너지 효율, 번들로 제공되는 영화들과 뮤직비디오 및 텍스트의 양과 질도 만족스러웠다.
이것 저것 들고 다니는 것을 싫어하고, 선명한 화면을 통해 양질의 영상을 보고 싶다면, 그리고 덤으로 매우 우수한 음질까지 즐기고 싶다면, 지금 지갑을 열어 주문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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