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 같은 자연재해는 하이테크(high-tech) 문화를 순식간에 로우테크(low-tech)로 전락시켜버린다. 재해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식료품, 물, 그리고 피난처이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해서 엔지니어들의 미래 자연재해 구급 킷 개발 노력이 중단되지는 않는다. 재해 발생시 기본적인 수요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하수도의 물을 이온수로 바꿔주고, 오래 지속되는 전력 설비를 제공하며, 전력을 이용하지 않고도 저체온 환자를 구할 수 있는 기술들이다.기술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고, 플래시, 통조림 식품, 식수, 구급상자, 합성수지 판초 등이 구비된 자연재해 구급 킷을 구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긴급상황에 대비해 더 나은 기술을 한번쯤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미 정부와 적십자는 자연재해 상황에 대비해 3일치 식량과 구호 물품을 준비하고 있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카트리나는 이같은 권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유감없이 확인시켜줬다. 다음 내용은 적십자가 제안한 표준 문제에 대한 몇 가지 기술적인 지원 사항들이다.절실한 하이테크 식수 공급기일부 기업에서는 홍수, 지진이나 조난 등 다양한 자연재해 상황에서 식수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홍수가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재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물품은 여러모로 편리하다.버몬트 윈저에 소재한 셀던연구소(Seldon Laboratories) 개발자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도록 나노 기술을 이용한 식수 필터 ‘나노 메시(Nano mesh)’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나노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기준치보다 높은 품질의 식수를 제공한다.2003년 설립된 셀던은 새로운 형태의 탄소 나노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얇은 막을 개발해냈다. 나노튜브는 직경이 1미터의 1/10억 정도의 물질이다. 이 얇은 막은 전력이나 열,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박테리아, 바이러스, 납, 비소, 물의 맛이나 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성분을 제거할 수 있다.이 막의 ‘물 막대’는 연필보다 약간 큰 크기로 1리터의 액체를 90초 내에 필터링할 수 있다. 따라서 하수도의 물이라도 식수를 빨대로 마시듯 음용할 수 있다.셀던 CEO 알랜 커밍스는 이 물막대의 프로토타입은 아프리카에서 현재 의사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내년쯤 상품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노기술을 이용한 셀던의 또다른 미래 기기로는 2007년 상품화 예정인 바닷물 염분 제거 기술과 조류독감 등 공기를 통해 확산되는 질병을 보호하기 위한 공기 필터 등이 있다.오레곤 알바니에 소재한 군납 업체 하이드레이션 테크놀로지(Hydration Technologies)도 얇은 막 필터를 사용하지만 이 회사의 기술은 수분 삼투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이 제품은 물을 잘 흡수해 관통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아주 작은 오염물질들은 걸러준다. 이 막의 뒷면에는 향기가 나기 때문에 더러운 웅덩이의 물도 이온수로 변화시킬 수 있다.저 체온증 막아주는 하이테크 난방겨울에 눈 덮인 산을 오른 적이 있다면 동상을 방지하기 위해 장갑 안에 넣고 다니는 주머니 난로를 잘 알 것이다. 뉴욕에 소재한 테크트레이드(Techtrade)는 이 주머니 난로를 확대해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하이테크 담요를 개발했다. 미 국방부는 충격, 화상 혹은 저체온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구호 킷에 이 담요를 포함시키고 있다.테크트레이드 사장 테드 바트는 특화된 의료 부직포 직물에 관한 공식을 발명했다. 이 제품은 15~30분 내에 화씨 104도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고, 8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다.테크트레이드는 이 직물 안에 포함된 바이오 성분 물질들이 신속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6초 안에 부직포 직물 담요를 결합시키는 소위 무선 주파수 기술을 사용한다. 사용 후 폐기처분할 수 있는 이 담요는 ‘레디-히트(Ready-Heat)’로 지난해 9월 FDA 허가를 얻었으며, 2004년 10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오하이오의 바운드트리 메디컬(Boundtree Medical)과 갤스 이머전시 메디컬 서비스(Gall's Emergency Medical Service)가 이 담요를 30~50달러 가격에 판매한다. 별도의 전력이 필요 없는 에너지 자원최근 개발된 구호킷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술혁신 중 하나는 배터리 수명을 향상시킨 것이다. 대부분의 배터리 브랜드는 1~2년 정도 피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유효기간이 5~7년으로 한정돼 있다.구호킷 제조업체 라이프시큐어(LifeSecure) 사장 데이비드 스콧은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해 상황에 대비하려면 매년 배터리를 교체해야 했다”고 밝혔다. 스콧은 또한 모든 종류의 재해 상황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플래시나 배터리 라디오를 추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태양열이나 마찰을 이용하는 라디오를 향상된 구호 킷에 포함시키고 있다.영국의 프리플레이 에너지(Freeplay Energy)가 개발한 세르파 X레이 윈드업 램프는 손을 이용해 충분한 전력 자원을 발생시킬 수 있다. 30초간 바람을 일으키면 5~7분 정도 빛이 만들어지고, 40분 동안 계속 움직이면 세르파가 완벽하게 충전된다. 이 제품은 20시간까지 지속되는 이중 필라멘트 전구를 사용하며, 가격은 약 30달러다. 프리플레이의 레인저(Ranger) 라디오는 태양열, 마찰 혹은 배터리 전력을 이용해 AM/FM 수신기를 선택할 수 있다. 태양열이 직접 내리쬐면 외장 태양 패널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동시에 라디오를 청취할 수도 있다. 가격은 약 40달러다.아티큘레이티드 테크놀로지(Articulated Technologies)는 획기적으로 오래 지속되는 조명 장치를 제공하기 위해 한번 켜지면 11년간 지속되는 반도체를 이용해 얇고 유연한 종이 전구를 개발했다.코네티컷에 소재한 허가넘(Higganum) 설립자 존 다니엘스는 가벼울 뿐 아니라 어디에라도 감쌀 수 있고, 걸어놓을 수도 있는 플라스틱 판 사이에 LED(light-emitting diode) 칩이 놓인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내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이다.공기 제공하는 휴대용 산소 실린더가장 일반적인 인재인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에 의해 질식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시간 이상 충분히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응급 휴대용 산소 실린더도 구호킷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E/Pax는 이 제품을 약 300달러에 판매한다. 테크트레이드가 개발한 호흡 가능한 바이러스 차단 의상은 조류독감 만연에 대비하기 위해서든 아니면 특이한 할로윈 복장을 준비하기 위해서든 적합한 제품이다. 부직포 원료의 3개 층으로 구성된 이 낙하복은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와 아시아 독감 탄저균인 SARS 등 오염물질로부터 인체를 보호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