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업계에 통합유지보수 붐이 불고 있다. 이의 장점은 무엇이고, 우려 사항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지난달부터 업무용 및 카지노 서비스 감시용 시스템과 각종 장비를 모두 포스데이타에 위탁한 강원랜드의 사례를 통해 짚어보자.강원랜드는 업무용 시스템은 IBM의 서버와 EMC 스토리지로, 카지노 감시용 시스템은 썬 서버와 HDS의 스토리지로 운영하고 있다. DB는 오라클 DB와 마이크로소프트의 SQL DB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노텔과 시스코 장비를 운영하고 있고 보안장비도 방화벽을 비롯해 7가지가 넘는다. 서버, 스토리지, DB 모두 업무용과 카지노 감시용 시스템으로 분리 운영되고 있어 기간시스템을 구성하는 장비들의 공급업체가 40여 개가 넘는다.통상 무상지원 기간이 끝난 장비의 경우 도입가의 12∼20%의 유지보수율이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 220억원을 투입해 장비를 도입했던 강원랜드가 통합유지보수 계약을 맺지 않고 개별업체와 각각 유지보수계약을 맺을 경우 드는 비용은 연간 24억원 정도다.그러나 이번 통합유지보수 도입으로 강원랜드는 50%가 넘는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재투자 기업인 강원랜드는 공공기관의 유지보수율인 장비도입가의 8% 요율을 적용한 뒤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수십 가지나 되는 장비에 대한 개발 관리 창구를 한 업체로 통합하는 데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컸을 뿐만 아니라, 관리효율성이 크게 높아진 점도 통합 유지보수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최근 통합유지보수를 고려한 모 그룹사의 경우 전 계열사의 전산장비를 조사해 본 결과 90개 업체에 연간 100억원의 유지보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한 업체에 위탁해 일괄적인 유지보수서비스를 받게 될 경우 비용절감뿐 아니라 관리효율성을 높이고 전산인력들을 좀더 개발과 같은 생산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해당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전산담당 부서가 심하게 반발하는 등 내부적으로 조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비용절감, 효율 극대화를 위해 업계 전반이 통합유지보수 서비스를 받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그러나 공공기관의 경우 유지보수율을 8%로 정해놓은 데다 이를 크게 밑도는 선에서 대부분의 사업이 낙찰되고 있다. 또 일반 기업에서도 사정은 비슷해 이제 막 활성화되고 있는 통합유지보수 시장에서의 과당경쟁에 대한 대책과,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방법은 시장 확대와 함께 주요 이슈거리로 등장하고 있다.사업을 수주한 업체는 통합 서비스의 특성상 해당 분야의 지원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협력업체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저가 입찰, 과당경쟁은 협력업체의 고통분담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 저가로 사업을 수주 받은 업체는 이를 다시 하청업체로 넘기고 심한 경우 재하청까지 이뤄져 서비스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계약서에 2차 하청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수주업체는 하청업체 엔지니어를 자사 엔지니어로 제안서에 기재해 제출하거나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원청업체의 명함을 가지고 다니도록 해 사이트에서 같은 회사의 명함을 갖고 있지만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사례도 심심치 않다는 것이 업계관계자의 귀띔이다. 또 하청업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한 증권사는 전산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는 데도 해당 엔지니어와 연락이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산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통합유지보수 분야로 전문업체나 IT서비스 업체들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이로 인해 이 분야의 거품이 제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유지보수의 핵심인 안정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결국 도태돼 자연스럽게 시장이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용과 효율성을 위해 유지보수서비스의 대세가 통합서비스로 기울고 있는 만큼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한 관계 규정 마련이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