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통계자료「고무줄?」

일반입력 :2005/08/19 10:28

송정렬 기자

국내 초고속인터넷가입자수가 지난 7월 한달사이에 새 28만명이나 줄어드는 등 국내 정보통신 관련 통계수치가 세계 최대의 인터넷강국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부실하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18일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7월말 현재 1197만명으로 전달에 비해 무려 28만명이나 급감했다.이에 따라 지난 2월말 1200만명을 돌파한 이후에도 매달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였던 국내 인터넷 가입자 수는 5개월만에 돌연 1200만 명이하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됐다.이같은 국내 인터넷 가입자 수의 급감은 하나로텔레콤에 인수된 두루넷이 지난달 장기 연체장 등 32만명의 가입자를 직권해지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현재 초고속업체들은 자사의 가입자 관리 기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가입자 수를 산출, 이를 정통부에 제출하고, 정통부는 단순히 업체별 자료를 취합해 발표하고 있다. 통계가 이같은 기계적 작업에 의해 진행되다 보니 `고무줄 통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또한 정통부의 유무선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7월말 현재 무선랜 ID수는 KT 43만8000개, 하나로텔레콤 4만개로 총 47만8000개에 달한다.하지만 KT는 17일 자사 무선인터넷서비스인 `네스팟' 가입자 수가 지난 10일 기준으로 50만명을 돌파했다며 성대한 기념행사까지 가졌다. 이는 KT 무선랜 ID수가 사실상 열흘만에 6만2000개나 늘었다는 것을 의미해 통계 수치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KT 무선랜 가입자 수가 6월 한달간 불과 2000개 증가했을 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통부는 한 가입자가 복수의 ID를 써도 한 가입자로 계산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반면, 우리는 ID 수를 기반으로 가입자 수를 산출했기 때문에 가입자 수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이처럼 업체간 또는 업체와 정부가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 유무선 서비스 가입자 수를 산출하다 보니 정통부가 매달 공식 발표하는 `유무선서비스 가입자 현황' 조차 고무줄처럼 수치가 변해, 국내 IT관련 통계자료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하지만 정통부는 그동안 이같은 통계자료의 문제점이 몇차례 거론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정부 통계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협의를 통해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입자 산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