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개월 동안 대규모 지진이 캘리포니아 지역을 연이어 강타하면서 또다시 큰 지진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지구물리학자들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자신들은 예언자가 아니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대신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의 확률게임과 같은 수치가 아니라,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예측하기 위해 연구조사와 최신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지구물리학자들의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예측은 축구경기 승부예측과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미 지질학 연구센터(USGS)에서는 신기술과 인터넷을 이용해 지진 가능성 예측을 한층 진보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컴퓨팅 성능이 지난 15년간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연구원들은 더욱 손쉽게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으며, 경보 시스템도 세계 전역을 아우르며 향상되고 있다. 기존에는 지진의 규모, 범위, 가능성을 측정하는데 엄청난 양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했지만 PC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이제는 몇 초 정도면 측정할 수 있다.USGS 지진학자 데이브 오펜하이머는 “이곳에서 수행하는 연산 중 일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CPU 자원을 요구한다. 10년 전이라면 20분 정도 걸렸을 연산 작업이 이제는 몇 분 만에 해결된다”라고 설명했다.지진 감지와 대지 응력 측정에 이용되는 기술은 디지털 혁명과 함께 급속히 발전했다. GPS, 위성, 주파수, 인터넷 등이 지구 변화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확산하는 기술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 변화의 장점은 정보, 지진학자, 연구원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한 새로운 방식들을 제공함으로써 분석 툴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GPS 네트워크는 지진의 상호작용 방식에 대해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기존 지진계는 몇 초 동안의 재빠른 움직임만을 감지하는 데 비해 브로드밴드 지진계라 불리는 새 기기는 대지가 어떻게 진동하는지 몇 분 동안 측정할 수 있다. 이 툴은 각각 다른 지진파의 길이와 효과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연구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된다.오펜하이머는 “인터넷의 풍부함과 더 강력해진 기기가 지진학 커뮤니티에 추진력을 불어넣고 있다”라고 밝혔다.지난 2개월 동안 지진학자들은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발생한 수많은 지진들 때문에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6월 15일 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강도 7.2 규모의 지진은 캐나다 국경에서부터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지진해일(쓰나미)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이틀 뒤에는 강도 6.7의 지진이 또다시 해안을 강타했다.두 차례의 지진은 모두 샌 안드리아스 단층을 따라 발생한 것들이다. 샌 안드리아스 단층은 1906년 강도 7.8 지진을 발생시켜 샌프란시스코와 주변 지역 등 캘리포니아 북부를 초토화시킨 바 있다.USGS 지구물리학자 로스 스테인은 “지구물리학자들이 다음에 발생할 대규모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느냐? 대답은 아니오다. 하지만 우리는 대규모 단층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지진파 분석, "더 정교하고, 더 빠르게"USGS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샌 안드리아스가 약 180~230m 간격으로 분출하고 있으며 현 주기로 볼 때 불안전한 상태이므로 향후 30년 내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5~10% 정도라는 것이다. 스테인은 최근 발생한 지진들이 단층에 더욱 큰 압력을 가하면서 극히 짧은 순간에 약간의 충돌을 일으켰다고 밝혔다.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소한 1개는 캐스캐디언 삭감 지대라고 불리는 가까운 단층과의 근접성 때문에 지진해일로 발전할 수도 있었다.이 지대는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영국 콜롬비아 남부 지역에 이르는 1094㎞의 단층으로 1700년대에 일본을 쓸어버린 대재앙인 쓰나미를 유발했다. 이 지진이 수직적 경사면에서의 균열로 이어지면 거대한 해일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강도가 발생한다.과학자들은 부근의 해안 도시에 경계령을 내리는 데 사용하기 위해 단층 분열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측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들은 지진이 발생할 때 압력이 어떻게 완화되는지 보여주는 수학적 개념인 ‘순간 텐서’를 측정하고 있다. 이 개념은 단층이 쓰나미 규모의 파동과 대규모 파동 간의 차이점을 수직적 혹은 수평적으로 파괴하는지에 대한 모델을 수립하는 데 사용된다.오펜하이머는 “순간 텐서의 연산 작업은 기존에 10분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30초 정도면 모두 끝난다”라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지역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주변의 움직임에 큰 파동을 일으키지 않지만 단층 자체에 압력을 추가시킨다.USGS는 또한 콜로라도 지진 본부와 연결된 단층 주변 지역의 센서를 이용해 초기 경보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과학자들은 이 센서를 이용해 지진의 위치를 파악하고, 진동이 시작되기 전에 강도를 계산할 수 있다. 가령 파동이 초당 6.4㎞ 정도의 속도로 움직인다면 센서가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해줘 USGS가 해안 지역에서 10초 경보와 같은 경보 시스템을 발동시킬 수 있다.USGS의 오펜하이머와 다른 과학자들은 지난달 잠재 연결을 통해 캘리포니아 지진의 규모를 측정했다. 6월에 들어서면서 강도 7 규모의 지진이 캘리포니아 북부를 덮친 데 이어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는 강도 5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한 6월 26일에는 강도 4.8 규모의 지진이 타호(TaHoe) 호수 지역을 뒤흔들었다.연쇄 지진, 포인트를 찾아내라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이 지역의 모든 지진들은 캘리포니아 지역을 따라 움직이는 샌 안드리아스 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에 서로 연계돼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스테인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지진이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또다른 지진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주변에도 약간의 진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연쇄 지진이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균열 현상을 동반하지는 않았다.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지진 중 하나는 정확히 유카이파 단층에서 발원했으며, 또다른 지진의 진앙은 샌 야신토 단층이다.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1000배 정도 약했기 때문에 두 차례의 지진 모두 샌 안드리아스 단층과 근접한 인구 밀도 희박 지역에서 발생했다.그러나 샌 안드리아스 지역에는 여전히 균열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스테인은 이 지역에서 가장 최근에 발생한 지진은 약 325년 전의 강도 8 지진이지만 균열이 발생하는 평균 시간간격은 현재 200~215년 정도로 짧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30년 이내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30%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또한 스테인은 “작은 규모의 지진이라면 큰 피해가 야기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규모 지진은 상황이 다르다.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지역의 아주 가까운 곳에 위험한 단층이 존재한다. 엄청난 규모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오펜하이머는 캐스캐디언 삭감 지대의 경우 이미 수마트라에서 쓰나미가 발생했기 때문에 유사한 규모의 지진해일이 향후 30년 내에 캘리포니아를 강타할 가능성이 5% 이내라고 밝혔다.그 이유에 대해 오펜하이머는 쓰나미가 캐스캐디언 삭감 지역에서 500~6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강도 9.0 규모의 지진인데 쓰나미를 유발했던 가장 최근 지진은 1700년대 일본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최근에 발생한 지진들이 몇 개월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가능성을 점차 현실화시키고 있다”라고 전했다.휴대폰 SMS로 지진 경보쓰나미 발생가능성 대비책은 장기적으로 도시와 농촌 지역을 서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경보시스템이 신호등을 자동으로 적색신호로 바꿔줘 사람들이 교각 주행을 피한다거나 기차가 지하 철길로 진입하지 않을 수 있도록 사전에 경보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기술은 태국과 스리랑카에서도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지만 당시 경보시스템은 해변가 사람들에게 시의적절하게 전달되지 못했다.스테인은 “지난 10년동안 연구환경 내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런 연구들이 진행됐다. 바로 자동화된 수단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실시간으로 경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USGS는 또한 휴대폰을 통해 지진 경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단문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지역 비상센터 관리자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테스트중이며, 휴대폰을 통해 경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공공 서비스 시스템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기술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지진에 대해서는 아직도 테스트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오펜하이머는 “시스템이 얼마나 완벽하게 작동할지는 아직 모르겠다”라고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