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전자금융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20일 전자지불대행(PG) 업계에 따르면 과거 소비자가 결제 후 배송을 하지 않은 하프플라자닷컴의 유사 사기 사건이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인 리치투유(www.rich2you.com)와 TNT숍(www.tandshop.com) 등으로 이어지면서 전자금융업체들이 소비자들의 피해를 떠안고 있다.리치투유 사이트의 피해자는 1000여명으로 피해액만 수십억원에 이르며 신용카드 결제로 인한 피해액만 27억원에 달하고 있다.경찰 조사결과 올해 초 문을 연 이 인터넷 쇼핑몰은 지난 3월부터 MP3·화장품 등을 판매하며 지난 10일 사이트를 일방적으로 폐쇄할 때까지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TNT숍도 사업장 전화번호가 허위인 것으로 드러나 지금까지 350건, 3억5000만원의 소비자 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현금 및 카드 결제 후 돈을 떼이고 물건을 배송받지 못한 소비자의 원성이 자자하자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가운데 카드 결제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는 PG사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특히 주요 PG사만해도 한해 손실 및 소규모의 이익을 내는 상황에서 이같은 쇼핑몰 사기사건은 PG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리치투유 사건의 경우 결제대행사인 이니시스가 피해자 민원서류를 접수해 피해사실 관계를 파악한 후 카드 결제 취소를 하는 등 사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니시스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카드 결제 취소를 했다”며 “하지만 이로 인한 손실을 전부 이니시스가 껴안게 될지 사건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후속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또 티엔티숍 건의 경우 서울보증보험의 전자보증 서비스에 가입돼 있고 피해 규모도 작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서울보증의 전자보증 대행사인 유클릭(www.usafe.co.kr)이 피해보상청구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을 해 티엔티숍 결제대행사인 KCP가 카드 결제 분까지 책임을 져야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서울보증 관계자는 “소비자의 피해보상청구를 대부분 받아 심사중”이라면서도 “350건, 3억 5000만원 전체에 대해 보상해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카드 결제분에 대해서는 책임소재를 피하고 있다. KCP는 이에 대해 “전자보증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니시스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도입 등으로 전자상거래 안전 조치를 강구해야 하지만 아직 관련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문제로 에스크로제도를 명시한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현재 입법예고중이나 내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그간의 피해는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시행령 개정안은 선불식 통신판매업자는 내년 4월1일 이전까지 에스크로,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공제조합계약 중 하나에 대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더욱이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거래의 경우 통신판매업자(쇼핑몰사업자)가 에스크로 등의 소비자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예외 조항으로 둬, 실제 쇼핑몰 사기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상의 카드결제 피해를 막기에는 미흡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