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팅 발목잡는 저작권법「어떻게 풀까」

일반입력 :2005/06/20 17:40

John Borland

브라이언 아이봇은 지난 19일 자신이 진행 중인 '커버빌'의 100번째 방송을 업데이트 했다. 이것은 아마추어 DJ인 자신뿐만 아니라 팟캐스팅에도 상당히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그러나 아직 브라이언은 다른 팟캐스터들과 마찬가지로 법의 사각지대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팟캐스트(Podcast)는 인터넷을 이용해 컴퓨터 혹은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로 다운받을 수 있는 라디오 형식의 쇼를 말한다. 브라이언이 자신의 쇼에 사용하는 음악은 대부분 독립 음악사와 밴드의 작품으로 이미 사용 허가를 받은 것들이다. 지난달에는 워너 브라더스 레코드도 그에게 음악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사용중인 전 음악을 허가받은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무허가로 사용되는 대형 음반사들의 음악도 있다. 대개 소규모로 활동하는 팟캐스터들은 해당 음반사의 사용허가권을 따기 위한 시간이나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아이봇은 이런 과정들을 간소화시키고 모호한 법적인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미 음반사협회(RIAA), 그리고 개인 저작권 소유자들과 지난 6개월간 논의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그는 최근 대형 음반사들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팟캐스팅 DJ들의 활동을 합법적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아이봇은 "대형 음반사들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방식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그들의 생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다.아이봇과 다른 팟캐스터들은 그동안 애매한 저작권법의 조항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는 인터넷으로 음악을 전달할 경우 허가 없이 스트리밍은 가능하지만 다운로드는 받을 수 없다는 항목이었다. 팟캐스트 오디오 파일은 애플 컴퓨터의 아이팟과 같은 기기를 통해 다운로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법대로라면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사람까지 저작권법을 어기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팟캐스팅의 성장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팟캐스팅이 시작된지 불과 1년 정도지만 개인 미디어인 '블로그'처럼 라디오 방송의 대중화를 간단하게 이루고 있는 것이다. 또한 초기에는 독특한 토크쇼 형식인, 매니아 대상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거대 라디오 방송국인 클리어채널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잡지사인 비즈니스위크에 이르기까지 주요 언론 매체들도 이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애플에서도 아이튠 다음 버전에 팟캐스트를 제작·배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를 통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지난주 매킨토시 개발자들에게 "현재 라디오 분야에서는 팟캐스팅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라디오라는 매체가 생겨난 이후로 지금까지 이처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팟캐스팅, 단순한 잡담에 불과?어쩌면 잡스가 옳을 수도 있다. 그러나 팟캐스팅은 아직 시작단계에 서있다. 아이봇같은 일부 대담한 사람들은 음악방송에 까지 도전하지만 대부분의 방송국들은 라이선스 문제 때문에 토크쇼 형식의 팟캐스트에 그친다. LA의 라디오 방송국 KCRW 대변인 데비 애들러는 "현재 팟캐스트에 넣을 음원을 확보하기 위한 인력이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사용 허가나 라이선싱, 저작권 등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라고 밝혔다.음반 업계 입장에서 팟캐스팅은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공방을 벌여온 불법 MP3 파일 유통과 약간 차이가 있다. 그러나 팟캐스트의 음악이 하나의 파일로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음반업계는 파일의 일부가 추출돼 독립적으로 저장되거나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RIAA의 한 담당자는 "항상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전달하려는 방식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아 왔다. 그런 만큼 팟캐스터들도 음원으로 사업이나 방송을 하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저작권 보유자들에게 적합한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이봇과 다른 팟캐스터들은 절충점을 찾고 있다. 이들 팟캐스터들은 음반사들에게 팟캐스팅을 통해 전달되는 음악이 이익을 목적으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하고 있다. 아이봇은 단지 팟캐스팅은 라디오의 형식을 빌린 것이므로 음반업계가 우려하는 문제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법적인 팟캐스팅의 모델위와 같은 절충안은 아이봇을 비롯한 팟캐스터들이 음반사들과 논의 끝에 도출됐다.아이봇은 팟캐스터들이 방송하는 음악이 판매중인 음악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128 kbps MP3 정도의 CD 품질을 가진 음악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합법적인 음악을 사용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팟캐스트를 저작권 보호 형식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아이봇에 따르면 이러한 제안에 대한 대가로 음반사들은 웹캐스터들에게 저작권을 허가하는 것처럼 팟캐스팅 라이선싱이 만들어질 수 있다. 웹캐스팅의 경우 DJ들이 적정한 수준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기간 동안 음악에 대한 사용권을 보장해준다.현재 음반업계는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음반사 관계자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업계가 이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합의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이름을 밝히지 않은 대형 음반사 경영진도 "우리는 현재 올바른 팟캐스팅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이며, 음악이 배포된 후에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팟캐스팅과 관련된 라이선스 문제는 비단 음반업계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니다. 음악 제작자들 또한 자신들의 라이선스를 현실 가능한 방법으로 비상업적인 팟캐스터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다.어떤 종류의 협상이든 일단 이런 계획들이 현실화되면 현재 졸속으로 운영되고 있는 팟캐스팅 분야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특히 디지털 저작권 관리 문제는 특히 논쟁의 소지가 많은 부분이다. 현재 다양한 브랜드의 MP3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복제 보호 툴을 지원하고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 업체들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이봇은 일단 팟캐스팅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풀린다면 기꺼이 희생할 각오도 돼있다고 말한다. 그는 "꼭 그래야만 한다면 기꺼이 수용할 용의도 있다. 나의 개인적인 목표는 팟캐스팅이 100% 합법적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자가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