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PC-프린터 사업부 다시 분리「분사 위한 수순?」

불과 5개월전 PC사업을 이미징 및 프린팅 그룹과 합병했던 HP가 지난 13일 이들을 다시 분리하고 팜원의 CEO 였던 R. 토드 브래들리를 퍼스널 시스템즈 그룹의 새 수장으로 임명했다.올해 46세인 브래들리는 지난 2월까지 휴대용 컴퓨터 업체인 팜원의 CEO로 재직했으며 2000년대 초반 팜의 골치거리였던 공급망 문제를 해결한 공로를 두루 인정받는 인물이다. 그는 이전에 PC 업체 게이트웨이의 COO이기도 했다.이번 조치는 HP의 새로운 CEO 마크 허드가 지난 3월 임기를 시작한 이래 보여준 가장 대규모 조직개편이다. 그의 전임자였던 칼리 피오리나의 경우 지난 1월에 PC 와 프린터 그룹을 합병했지만 한달뒤에 해임됐다.HP는 비오메시 조시가 이미징 및 프린팅 그룹의 부사장으로 복귀하게 되고 브래들리 또한 부사장 직함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포레스터 애널리스트 테드 섀들러는 이번 사업부 분리는 허드와 같이 조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CEO에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린팅과 PC 사업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든 분야이다. 사업 계획을 실행할 때는 제품마다 특정 고객층을 목표로 두고 일관된 시장 전략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성격이 다른 사업부를 함께 운영하기란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HP는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상세한 설명은 피했다. 이 회사의 대변인 마이크 몰러는 "관리와 조직의 입장에서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며 비오메시와 토드가 자신의 사업에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다. 두 그룹은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HP는 조직을 단순화시키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HP 발목잡는 기업은 '언제나 델'현재 PC와 휴대용 컴퓨팅 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HP의 퍼스널 시스템즈 그룹은 최근 4분기동안 매출이 60억달러에서 64억달러로 증가됐으며 순익도 440만 달러에서 1억 4700만 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그룹은 최근 몇 년간 업계 1위인 델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겨 왔다.얼마전 까지 퍼스널 시스템즈 그룹을 이끌었던 듀앤 지츠너는 이번 사안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그는 지난 1월에 은퇴했다.월 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HP가 컴퓨터나 프린터 사업부를 분사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브래들리는 하드웨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팜이 하드웨어 판매를 맡은 팜원과 소프트웨어 판매를 맡은 팜소스로 분리됐을 때 팜의 하드웨어 사업부를 운영했다.그러나 섀들러는 브래들리의 영입이 PC 사업부를 분사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IBM이 레노보에 PC 그룹을 판매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부가 독립하면 분사가 쉽긴 하지만 이번 경영진 임명이 그를 위한 준비단계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이번 조치는 사업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제품의 변화 IDC 애널리스트 로저 케이는 경영진 교체에도 불구하고 HP 제품군은 최소한 올해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시시기나 색상등 신제품과 관련된 20가지 세부사항들은 이미 하부의 협력팀과 워크그룹을 통해 이미 조율됐다"고 말했다. HP는 이번달 말 신학기용 제품을 발표하고 9월말 크리스마스 용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케이는 레노보가 얼마전 IBM PC 사업부를 인수함으로 인해 HP의 PC사업은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미 지츠너 시절의 실적으로 호전되고 있고 이후에도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HP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때를 시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고 IDC는 전했다. 케이는 퍼스널 시스템즈 그룹을 브래들리에게 맡긴 것이 조쉬에게는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경쟁 상황이 변함에 따라 HP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 경영인을 확보한만큼 조쉬가 상대할 직원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조쉬가 이전까지 부하직원들을 너무 많이 상대해야 했다고 전했다.그러나 지난 1월 조쉬는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PC사업 경영을 위해 다른 중역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필요없다"고 답변한 바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