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도 결국 삼성과 LG간 경쟁으로 가나.’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 시장이 강자 위주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3~4년 전부터 신규사업 개척 차원에서 OLED 분야에 뛰어든 10여 개 중견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삼성과 LG는 집안 경쟁을 통해 OLED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중견기업 3~4곳이 OLED 사업을 접거나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SKC는 최근 독자적인 OLED 사업 추진을 포기하고 합작 파트너를 찾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SKC는 OLED 분야를 핵심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었지만 초기투자 비용만 수천억 원에 달하자 투자를 포기했다.합작 투자처를 찾아보지만 투자자가 없으면 최악에는 사업을 중단할 방침이다.지난해 OLED 관련 벤처기업을 인수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도 현재까지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해 사업이 백지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워크아웃 상태인 대우일렉트로닉스는 OLED 투자를 위해서는 채권단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채권단이 OLED 사업에 대해 선뜻 투자 동의를 해주지 않아 사업 방향도 불투명한 상태다.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OLED 사업을 포기한다는 항간에 나도는 추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는 연구개발 단계기 때문에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코오롱도 OLED 사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형 OLED가 양산단계에 들어갔지만 판로 확보가 만만찮아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코오롱은 당초 오리온전기에서 OLED사업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철회했다. 이 밖에 투자유치를 통해 OLED 공장을 지을 계획이던 A기업도 투자유치 지연으로 사실상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이처럼 중견기업들이 OLED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삼성과 LG는 공격적 투자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나란히 대형 OLED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OLED 생산업체인 삼성SDI는 최근 자회사인 삼성OLED를 흡수합병하는 등 이 사업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이 회사는 올 들어 수동형 OLED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다.삼성전자가 최근 세계 최대 크기인 40인치 OLED 개발에 최초로 성공해 대형 OLED 부문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삼성SDI간 ‘집안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게 됐다.이번 40인치 능동형 OLED 개발은 대형 부문에 대한 선점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돼 역시 독자적으로 대형 부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형제회사’ 삼성SDI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중·소형 OLED는 삼성SDI가 맡는 쪽으로 정리된 상태지만 TV용으로 대표되는 능동형 대형 OLED 부문에서는 그 동안 양사 모두 개별적으로 연구개발 작업을 진행했다.LG그룹은 OLED 사업과 관련해 소형은 LG전자가, 대형은 LG필립스LCD가 맡되 양 사가 공동개발 체제를 구축해 차세대 OLED 개발에 나서고 있다.LG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구미공장에서 수동형 OLED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월 최대 100만개를 양산할 수 있으며 주로 자사 휴대폰용 디스플레이로 사용하고 있다.LG필립스LCD는 최근 능동형 OLED 양산 장비에 대한 구매의향서를 발송하고 사업화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소 수천억 이상의 투자여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과 후발업체들은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