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가상화는 이전 NAS에서부터 일부 시도됐던 기술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스토리지 가상화는 SAN 환경에서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시장의 막바지에 도달한 BC/DR(Business Continuity/Disaster Recovery)의 뒤를 이어 스토리지 업체들이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기술 검증을 마친 수많은 업체들이 스토리지 가상화 고객 만들기에 매달리고 있다.
현재 이 시장은 IBM, HP, 스토리지텍, EMC 등의 스토리지 하드웨어 장비업체와 베리타스, 팰콘스토어, 스토어에지, 데이터코어 등의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넷앱이 NAS 게이트웨이에 가상화 기능을 탑재하면서 시장에 동참했다.
IBM은 차세대 온디맨드 전략의 제일선에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배치했다. IBM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은 토털 스토리지 SAN 볼륨 컨트롤러, SAN 인티그레이션 서버, SAN 파일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SAN 볼륨 컨트롤러는 리눅스가 탑재된 IBM의 x시리즈 서버를 기반으로 가상화 솔루션을 탑재해 메타데이터 서버화한 제품이다. UPS를 기본 탑재해 안정성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는 것이 특징이다.
SAN 인티그레이션 서버는 SAN을 처음 도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으로 SAN 볼륨 컨트롤러와 FAStT600 스토리지(83TB), 파이버채널 스위치, 라우터와 허브 등을 사전 구성해 놓은 패키지다. 여기에는 특히 페일 오버, 미러드 캐시, 노드 자동 재시작, 안정적인 업그레이드와 유지관리 등의 자동화 기능이 포함된다.
SAN 파일 시스템은 그동안 ‘스토리지 탱크’라는 코드명으로 개발한 기술에 기반한 제품으로, 이기종 네트워크에서 파일 관리를 집중화한다.
한국IBM은 스토리지 가상화 전담 영업 인력을 확보하고, ROI와 TCO 절감 등의 이점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IBM 스토리지 전문 협력업체인 CIES에 가상화 솔루션 전문 테스트센터를 포함한 TSSC(Total Storage Solution Center)를 개설하고, 고객 지원 활동도 적극 나서고 있다.
TSSC는 IBM이 전세계 130여 국가의 스토리지 협력업체에 설립한 스토리지 전문 테스트/연구 기관으로 아태 지역에 27개, 국내에는 CIES와 인성정보 등 2곳이 있다.
HP는 기존 컴팩과 HP의 스토리지 사업부가 별도로 추진했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다양한 방식의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고객의 입맛에 맞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 방식으로는 버추얼 리플리케이터 등을 포함한 오픈뷰가 있고, 네트워크 방식으로 SV3000 어플라이언스, 디스크 방식은 EVA(Enterprise Virtual Array), VA(Virtual Array) 등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EMC 가상화 솔루션 전격 공개
EMC도 이달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공개한다. EMC는 SAN 스위치 기반의 EMC 스토리지 라우터(코드명)가 특정 업체의 서버나 스토리지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벤더 독립성’을 기반으로 이기종 스토리지 관리를 지원하며, 특히 데이터 경로와 스토리지 관리 경로를 분리시킨 아웃오브밴드 방식을 채택해 고성능, 고가용성,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EMC 허주 부장은 “이달 중순 공개될 제품을 통해 인터넷 기반 온라인 비즈니스 업체, 무중단 고가용성 서비스를 요구하는 대형 사업장, 데이터 증가에 따른 스토리지 투자비용을 고민하는 대형 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한국EMC는 가상화 기술의 특성을 고려해 ‘컨설팅 중심 서비스’의 개념과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로드쇼 개최 등을 통해 SAN 기반 가상화 표준화 작업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스토리지텍의 경우는 그동안 부진했던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을 공략하는 가장 큰 무기로 디스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인 V2X를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존의 V960을 미드레인지 제품군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VSM(Virtual Storage Manager), 스토리지넷 6000 SDM(Storage Domain Manager)와 같은 테이프 가상화 장비까지 다양한 스토리지 가상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HDS, 대형 고객 중심으로 사례 확보 주력
HDS는 USP(Universal Storage Platform)를 내놓고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USP 자체에 가상화 기능을 탑재시킴으로써 스토리지 시스템의 확장성을 강화해 향후 데이터 저장 수요 발생시 스토리지의 전면 교체가 아닌 용량 추가만으로 대응할 수 있어, 이를 통해 스토리지에 할당되는 잠재 발생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HDS코리아의 최민호 부장은 “지난해 USP 태그마스토어를 내놓은 후 6개월 동안 15대 이상을 판매했다. 이들 고객 사이트를 대상으로 가상화 구현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HDS코리아는 태그마스토어를 도입해 쓰고 있는 SK텔레콤, 국회도서관 등 10여 개의 대형 고객을 중심으로 적극 영업을 벌이고 있다.
팰콘스토어도 IP스토어를 가지고 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IP스토어는 소프트웨어 방식이라 구축이 쉽고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에, 고객의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국내 공급 업체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선 상태다. 저렴한 가격과 기존 SAN 환경에서도 간단히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www-kr.netapp.com, 이하 넷앱)도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최신 제품인 넷앱 V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번 출시한 V시리즈는 넷앱의 ‘Data ONTAP 7G’의 가상화 기능을 HDS, HP,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다른 업체 스토리지 제품으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V시리즈를 통해 사용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에 최적화된 SnapManager와 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용 SnapManager를 포함한 넷앱의 데이터 매니지먼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Data ONTAP 7G에 추가된 가상화 기능으로는 FlexVol과 FlexClone이 있다. FlexVol은 동적 가상화 기능으로 디스크 관리가 아닌 데이터 관리를 위한 툴이다. 유연한 볼륨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이 기능은 빈 공간을 공유해 디스크의 활용률을 높일 뿐 아니라, 이전의 방식에 비해 2배 이상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 업체인 베리타스도 베리타스 볼륨 매니저라는 서버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내놓고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한국IBM, ‘대신증권’에 첫 깃발 꽂아
뜨거운 업체들의 기술 논쟁과 경쟁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지 가상화 기능을 탑재한 솔루션으로 구현한 사이트는 현재 한국IBM이 공개한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한국IBM은 대신증권의 개방형 환경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에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구축에 들어간 대신증권은 가상화 기술을 사용해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성을 확보, 개방형 환경의 솔루션을 구축했다.
IBM의 SVC(SAN Volume Controller) 솔루션을 이용해 대신증권의 광명 데이터센터에서 여의도 재해복구 센터로 동기 방식의 데이터 미러링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으로, 기존 타사 장비와 IBM ESS F20 스토리지 장비가 혼재된 이기종간의 재해 복구 환경을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타사 제품의 SRDF 방식에서 IBM SVC를 이용한 PPRC(Peer-to-Peer Remote Copy)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일부 데이터는 SRDF로 보내고 추가되는 업무들은 가상화 방식으로 구현했다.
대신증권 강신호 업무팀 과장은 “IBM의 가상화 솔루션을 통해 온라인 시스템의 가용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ILM 등 최신 기술의 가상화 솔루션을 도입해 특정 업체의 내부 복제/재해 복구 솔루션도 SVC 제공 솔루션으로 통합 관리하는 등 운영 관리가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가상화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재해복구 솔루션 뿐 아니라 온라인 업무 시간중에도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볼륨 확장 등 현업 업무에서 운영과 관리가 보다 용이해지는 효과도 얻게 됐다.
주도권 경쟁은 이제부터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에 대한 기대는 컸지만 실제 제품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갭이 있었다.
기술에 대한 2~3년간의 논쟁 이후, 최근에야 제품이 공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에 들어 본격적으로 제품 상용화 발표가 속속 이어지고 있지만, 발표된 제품들도 그동안 얘기해 오던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반쪽짜리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ILM, 스토리지 그리드 등 스토리지 가상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선보이면서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한 실제 요구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스토리지 가상화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업계가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해 희망을 갖는 이유는 이미 SAN 시장은 성숙 단계에 이르렀고, SAN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발판으로서 스토리지 가상화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기업의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스토리지 관리 비용이 점차 증가하는 환경에서는 획기적인 관리 솔루션에 대한 요구는 절실하다. 여기에 부합하는 가장 근접한 솔루션이 바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라고 보는 것이다.
1차 타깃 시장 ‘중소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관련 업계에서는 가상화 시장의 1차 타깃을 중소 기업 시장으로 잡고 있다. 대형 기업보다는 중소규모에서 미드레인지 정도의 기업을 타깃으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기업은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에 대한 관심은 갖고 있지만, 본격적인 도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기업들도 기존의 DAS나 멀티 SAN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도입해야할 것으로 보여 이 시장에도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미드레인지급의 기업은 TCO 절감을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고려하는 곳이 많아 관련 업체들은 이 시장부터 발굴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많은 스토리지 업체들은 서버 또는 네트워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특히 기존 DAS나 SAN 환경을 구축한 상태에서 스토리지 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방식이 유리할 뿐 아니라, 향후 DR/BC 솔루션 구축도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큰 인기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IDC나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스토리지 콘솔리데이션을 위한 관리 툴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 검토되기도 해, 조만간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HP의 경우는 특히 제조업 분야의 스토리지 콘솔리데이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분산된 공장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서버와 스토리지의 콘솔리데이션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이를 위한 솔루션의 하나로 스토리지 가상화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지금 뜨는 기사
이시각 헤드라인
ZDNet Power Cen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