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소프트웨어 회사인 한글과컴퓨터(www.haansoft.com 이하 한컴)가 13일, 사무용 소프트웨어 '씽크프리 오피스(Thinkfree Office) 3.0'을 사전 공개하고 MS가 장악하고 있는 오피스 시장에서 "일내겠다"며 위협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국내보다 미국에 더 잘 알려져 있는 씽크프리 오피스는 자바 기반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언제 어디서나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는 한컴의 기업 미션에도 딱 맞는 제품. 이 제품은 워드 프로그램인 문서 작성용 소프트웨어인 '라이트(Thinkfree Write)', 프레젠테이션용 소프트웨어인 '쇼(Thinkfree Show)', 수식계산용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인 '칼크(Thinkfree Calc)'로 구성돼 있다.윈도우에서만 구동되는 MS 오피스와 달리 윈도우, 리눅스, 맥 등 어떤 운영체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영어, 일본어를 포함해 모두 15개 국 언어가 지원된다. 특히 MS 오피스 파일(doc, ppt, xls)과 자유롭게 호환되기 때문에 MS 오피스가 없어도 MS 파일을 열어볼 수 있고, 전체 용량도 20MB로 아주 가벼우며 MP3 플레이어나 휴대전화 등 휴대용 디바이스에 탑재하기 쉽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에서 먼저 가능성 인정애초 씽크프리 오피스는 현재 한컴씽크프리를 진두진휘하고 있는 강태진 부사장이 1998년 당시 한컴 한글솔루션사업부가 독립해 출범한 '제이소프트'에서 시작된 제품.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던 씽크프리 오피스는 여러 전문 잡지와 콘퍼런스에서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됐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가 잠재적인 위협으로 언급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은 제품이었다.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씽크프리 오피스는 미국 프리즘 캐피탈과 미국 내 가장 큰 펀드인 교원연기금(TIAA) 등으로부터 24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을 R&D 비용으로 쏟아부었지만, 2000년대 초 아직 광대역이 발달하지 않은 미국 시장에 ASP(소프트웨어 임대)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다가 투자 금액 대부분을 소진하고 자금 위기를 겪게 됐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인수 의향을 가진 여러 외국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관련 모든 문서가 한국어로 돼 있는데다가 엔지니어들도 대부분 한국사람이어서 외국 회사에서 인수하더라고 이를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인 한컴이 2003년 11월 자산인수 방식으로 10억 원에 인수하게 된 것이다. 과거 한컴에서 출발해 만들어진 제이 오피스가 발전해 씽크프리 오피스가 됐으며 매우 유망한 제품이라는 점을 파악한 백종진 사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던 것. 인수 후 2004년부터 씽크프리 오피스 3.0 버전 제품의 개발이 시작됐다.제작 단계부터 MS 오피스 고려자바 기반의 오피스웨어인 씽크프리 오피스 3.0은 설계 단계부터 철저하게 MS 오피스를 겨냥한 제품. 한컴의 강태진 부사장은 "이전 버전과는 달리 자체 형식을 없애고 MS 오피스를 기본 문서 형식으로 활용했으며 MS 오피스와 99% 이상 호환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씽크프리 오피스 3.0의 각 제품은 MS 오피스 제품과 많이 닮아 있다. 씽크프리 라이트는 MS 워드, 칼크는 엑셀, 쇼는 파워포인트에 견줄 수 있다. 화면상의 외관이 거의 비슷할 뿐 아니라 MS 오피스에서 작성한 문서를 자유롭게 읽고 편집할 수 있으며 MS 오피스 파일 형태로 저장할 수도 있다.강태진 부사장은 "씽크프리 오피스 3.0 버전은 MS 오피스 파일과의 호환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씽크프리 오피스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오픈오피스를 포함해 현재 MS 오피스의 대안으로 나온 오피스 소프트웨어 중 뷰잉(viewing) 호환성 측면에선 세계 최고"라고 설명했다.세계 오피스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MS 오피스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기존 MS 오피스 파일과의 호환성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씽크프리 오피스를 제외한 오픈 오피스, 스타 오피스, 워드퍼펙트 오피스 등 여타 오피스 제품들은 독특한 자기만의 기능을 먼저 갖추고 추후에 MS 오피스와의 호환성을 부가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이미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고 있는 MS 오피스를 대체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하는 강 부사장은, "대안 오피스 중 오피스 소프트웨어 제작 단계부터 MS 오피스 파일과의 문서 호환성을 고려해 MS 문서를 열었을 때 파일이 깨지거나 라인이 넘어가는 등의 고질적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고 강조했다.다양한 유·무료 판매 방식 개발한컴은 씽크프리 오피스 3.0을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으로 나누어 판매하며 장기적으로는 유·무료 버전을 혼합한 수익 모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무료 버전은 씽크프리 웹사이트(www.thinkfree.com)에 가입해 오피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객에게는 무료이지만, 회사는 이용자 화면에 온라인 광고를 게재해 수익을 내는 모델. 단 무료 버전은 이용자가 인터넷이 연결되는 온라인상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회사는 고객이 온라인 회원 가입 시 제공하는 30MB 수준의 파일 저장 공간 외에 추가 용량을 원할 경우 사이버 저장 공간(Cyber Drive, Cyber Disk)을 판매하게 된다.한편 유료 버전은 오프라인 패키지 판매와 온라인 패키지 판매, 온라인 ESD(Electronic Software Download) 판매로 구분해 판매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패키지 판매는 패키지 제품을 오프라인 상점인 애플 스토어나 컴퓨USA, 오피스디포, 코스코에서 판매하며, 온라인 판매는 웹사이트 주문 고객에게 패키지를 DHL 같은 우편으로 발송해주는 방식이다. 온/오프라인 패키지 판매 가격은 50달러 수준으로 동일하다. ESD 판매는 패키지에 매뉴얼과 CD 등을 넣어 판매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직접 내려받는 방식으로 가격은 패키지보다 10달러 정도 저렴하다.또한 오픈 오피스 2.0이 출시되는 시기와 연계해 홍보를 강화하고, 애플 아이팟 마케팅과도 힘을 합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강 부사장은 "국내보다 주로 세계 시장에 주력하는 씽크프리 오피스는 데스크톱PC용 패키지 판매나 중대형 PC 제조사와의 번들 계약, 교육용/사무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와의 소프트웨어 번들 판매, 다운로드 방식의 ESD 방식 판매 외에도 MP3 플레이어, 휴대전화, PMP, PDA 등에 탑재하는 포터블 에디션(Portable Edition) 판매, 온라인 광고 판매, 웹-스토리지 판매, 대형 포털과 제휴를 통한 제품 판매와 광고 판매 수익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미 혁신적인 닷컴 광고 수익 모델로 유명한 대형 포털 몇 곳과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강 부사장은, 이들 포털 업체와의 제휴로 온라인을 통한 소프트웨어 판매 수익을 나누고, 사용자가 해당 포털 사이트의 이메일로 온 첨부 파일(doc, ppt, xls 등)을 열어볼 수 있는 뷰어로 씽크프리 오피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등 포털과의 제휴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특히 씽크프리 웹사이트나 포털과의 제휴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기법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 바이럴 마케팅이란 네티즌들이 이메일을 통해 자발적으로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씽크프리 웹사이트 이용 고객이 사이버 드라이브에 있는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거나 자신의 웹페이지, 블로그에 씽크프리 오피스 애플릿을 삽입하도록 유도하고 사용 정도에 따라 보너스 포인트를 부여해 사이버 드라이브의 용량을 추가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MS와 한판 승부 '초읽기'한컴은 씽크프리 오피스를 5월 중에 한국에서 먼저 출시하고, 6월에는 일본과 중국에서, 7월에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 패키지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7월엔 애플 아이팟을 탑재할 씽크프리 오피스 포터블 에디션도 출시하기로 했다.한컴이 아시아 표준 리눅스를 지향하는 '아시아눅스'의 파트너사로 선정됐고, 이미 인증 문제가 해결돼 전 세계 판매가 가능한 '아시아눅스' 운영체제가 6월 완성을 앞두고 있어 아시아눅스 배포판에 포함해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 '리눅스 배포판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미 중국의 홍기리눅스, 일본의 미라클 리눅스와 기존의 파트너 관계를 이용한 판매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강 부사장은 미국 시장 재진출에 대해 "3.0 버전의 MS 오피스와의 호환성 대폭 강화, 기반이 되는 자바 플랫폼의 성능과 안정성 향상,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구비, 특히 미국 광대역의 확산과 성공적인 닷컴 광고 모델의 출현과 리눅스, 파이어폭스 등 MS 대안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근거로 보면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한컴은 자사가 개발한 리눅스 운영체제인 한소프트 리눅스에 탑재해 리눅스 배포판으로 판매하고 MS 오피스에 중독돼 한컴 오피스로 도저히 침투가 불가능한 일부 기업 시장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맥 사용자들을 위해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는 맥용 '아래아한글'과 씽크프리 오피스 3.0을 묶어 맥용 오피스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강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연간 10조 원 규모의 오피스 스위트 시장에서 확실한 2위 자리를 굳히는 게 현재의 목표"라고 말했다. 3년 내 세계 100대 SW 기업 야심한컴의 백종진 사장도 씽크프리 오피스 3.0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그가 제시하는 첫째 기대는 최고의 대안 오피스에 대한 것이다. "씽크프리 오피스는 세계적으로 9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익숙해져 있는 지구촌의 사용자들에게 저렴한 가격과 동일한 사용법으로 별도 교육이 필요 없는 최적의 대안 오피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백 사장은 "브라우저 시장에서 100% 가까운 시장을 차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였던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로부터 3개월 만에 7%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대안 솔루션인 '파이어폭스(FireFox)'의 사례처럼 씽크프리 오피스도 대안 오피스로서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둘째는 멀티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네트워크 생성. 예를 들어 매킨토시 사용자가 만든 파일을 거래처의 다른 플랫폼에서 읽고 고치기란 불가능하지만, 씽크프리 오피스는 매킨토시는 물론 리눅스, 유닉스, 윈도우 등에서 모두 구동되는 자바 기반 오피스여서, 시간과 장소는 물론, 플랫폼에 관계없이 구동된다는 점을 강조했다.이같은 기능은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세계의 많은 사용자들에게 멀티 플랫폼과 호환성을 바탕으로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관한 한 플랫폼이 동일해지는 효과를 만들어 씽크프리 오피스의 세계적인 저변 확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셋째, 듀얼 오피스에 대한 기대다. 아무리 대기업이라 해도 오피스 기능의 20∼30%인 기본 기능만을 이용하는 종업원에게 모두 고가의 오피스를 구비해줄 필요는 없을 터. 따라서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독점 제품과의 호환성이 높고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저렴한 오피스를 선택해 지급, 설치함으로써 합리적인 경비 절감을 만들어주는 듀얼 오피스 시대를 앞당기게 될 것이다.넷째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개인 소비자' 시장에 대한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개인 사용자들의 불법복제품이 더 많은 것은 소비자의 인식과 환경의 영향뿐 아니라 부담스러운 소프트웨어의 가격 구조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따라서 MS 오피스에 비해 1/4 정도 저렴한 10만 원대의 씽크프리 오피스는 세계의 개인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정품 구매'라는 인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백종진 사장은 "한컴이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400억 원 매출과 영업이익 100억 원, 경상이익 50억 원을 달성하는 데에 씽크프리 오피스는 또하나의 무기가 될 것"이라면서 "3년 내에 2000억 원 매출에 순익 600억 원을 달성해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며, 그 꿈은 씽크프리 오피스 3.0 제품으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