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 북미 상륙「일단은 성공」

일반입력 :2005/03/28 18:39

David Becker

샌프란시스코에서 PSP(PlayStation Portable)를 첫 번째로 사고 싶었다면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 소매점에 예약 주문을 하고 적당한 시간에 가게에 들려 제품을 받아 집에 가서 푹 쉬고 난 후 게임을 즐긴다.
  • 샌프란시스코의 소니 직영 종합 소매점인 메트리온(Metreon)에서 36시간 이상 서서 기다린 후(폭우를 맞을 수도 있다) 24일 자정 12:01에 PSP를 산다.
  • 리차드 로스는 왜 두 번째 방법을 택했는지 자신도 확실히 알지 못했지만 PS2와 PS2 게임 몇 가지를 사기 위해 밤을 여러 번 샌 후 그 정도 고생쯤은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였다.로스는 4년 전 PS2를 발매 당일 구매한 몇 안 되는 사람에 속했을 때 많은 주목을 받았다며 “재미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5분간 유명해진 것 같았다. 게임스톱에 예약 주문을 했다고 해서 CNN에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로스를 비롯한 수백명의 열혈 팬들은 메트리온 밖에서 진을 쳤다. 이 곳을 비롯한 몇 군데 점포에서는 24일 자정, 즉 북미 출시일이 되자마자 PSP를 팔기 시작했다. 열혈 팬들은 구하기 어려운 PSP를 얻기 위해서는 아무리 불편해도 참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SCEA)의 사장 카즈 히라이는 소니가 북미 PSP 출시에 맞추어 100만대가 판매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성격으로 볼 때 엄청난 숫자”라고 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PS2가 북미에 처음 출시됐을 때 판매량은 50만대에 불과했다.히라이는 출시 행사를 떠들썩하게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PSP가 계속 원활히 공급되도록 재고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히라이는 “두 달 동안 물건이 없어서 판매를 못하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카이슬러 누네즈는 PS 팬이었기 때문에 PSP를 보자마자 무조건 사야한다는 충동을 받았다고 말했다.누네즈는 “다른 휴대용 게임기를(도) 만져봤지만 PSP는 정말 뛰어나다. PS에는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많은데 이제 휴대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다른 회사 게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PSP를 기다렸다. 모라곳 보드하라믹은 메트리온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PSP의 주요 경쟁제품 중 하나인 닌텐도 DS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보드하라믹은 거실에 몇 가지 게임기를 갖고 있고 휴대용 게임기도 몇 가지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기종이 다른 것보다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다. 하고 싶은 게임이 중요하며 PSP와 DS 모두 좋은 게임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소니도 사람들이 DS 게임기를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소니는 PSP가 복잡한 비디오 게임과 영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종류의 기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소니 마케팅에서 점점 중요한 측면이 되어가고 있다.성황리에 마친 출시 이벤트를 보면 더 이상의 PSP 광고는 필요 없을 것 같지만 소니는 광고판, TV 등 매체에 앞으로 몇 달 간 광고를 계속 내보낼 계획이다. 히라이는 광고 전략이 PSP의 장기적인 대중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히라이는 “광고 컨셉은 사람들에게 PSP를 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PSP가 어떤 제품인지를 알리고 제품이 기획 의도대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도록 하는 데 있다. PSP는 소니가 새로운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기기 분야에 진입하는 것을 알리는 신호다. 광고를 통해 단지 휴대용 게임기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현재 PSP용 엔터테인먼트 타이틀은 별로 없지만 히라이는 콘텐츠 제공업체와 배급업체가 PSP를 중요한 매체로 보기 시작함에 따라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히라이는 “가장 중요한 것은 PSP를 최대한 많이 팔아서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수요일 밤 PSP 출시 행사를 보면 이는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지난 주에 가장 화제가 됐던 제품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로스는 “PS3가 나오면 판매 3일 전부터 줄을 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