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 디지털, DTS 등이 디지털 처리에 관한 규격이라면 THX는 사운드 품질에 대한 인증이다. 이를테면 돌비 디지털이나 DTS는 음원이 어떤 규격에 따라 압축되었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하지만 THX는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나오는 소리냐가 아닌 나오는 소리의 품질이 THX 인증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을 충족시키느냐를 갖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THX 인증이라는 타이틀이 들어가는 스피커라면 어떤 규격을 지원하느냐를 떠나 한 번쯤 소리를 들어볼 만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해보니 로지텍이 내놓은 신형 스피커의 소리도 한번쯤 들어봐야 할 듯싶다. THX 인증을 받은 스피커, 로지텍 Z-5500 디지털을 만나본다.
전작을 뛰어넘는 훌륭한 현장감「만족」
Z-5500의 이전 모델은 그다지 좋은 평판을 얻지 못했던 Z-680이다. 이 Z-680이 갖는 다른 스피커와 구분되는 특징은 스피커에 부착된 원뿔형의 ‘Phase Plug’.
이는 고음을 모아 풀 레인지 싱글 스피커만으로 트위터의 고음 강조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된 고음을 들려준다고 하기보다는 단지 고음을 모아서 증폭시키는 효과만 가져왔기 때문에 어설픈 트위터의 역효과만 불러봤다.
사실 Z-5500의 Phase Plug도 다르지 않다. 이 스피커 역시 Phase Plug가 모아주는 고음을 특별히 조절할 수 없는 채 뿜어내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증폭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보통 트위터를 갖춘 스피커가 내는 고음역 강조 효과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도록 억제한 듯하다. 이로 인해 Z-5500의 고음역은 다소 부족한 감이 있지만 이질적인 귀를 찌르는 고음역이 없어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다.

Z-5500의 서브 우퍼는 Z-680의 그것을 능가한다. Z-680도 Z-640의 2배에 달하는 박스 크기를 자랑이라도 하듯, 우퍼 유닛이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더 크다. 거대한 우퍼는 덩치에 맞는 소리를 내려고 작정을 했는지 부담스럽기까지 할 정도로 강한 저음을 뽐낸다. Z-5500 디지털을 통해 DTS가 지원되는 DVD 타이틀을 보면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쓸만한 스피커지만 높은 출력은「오히려 부담」
Z-5500의 덩치를 무시한다면 당연히 이 스피커는 탁상용 다채널 스피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출력은 탁상용은 물론 가정용 스피커로도 오버 스펙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커다랗다는 표현보다는 거대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 우퍼는 중간 정도의 볼륨과 밸런스만으로도 아파트의 층간 소음 문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할 것 같다.

위성 스피커에서 나오는 중음역과 고음역도 만만찮다. 이들 역시 거대한 우퍼 탓에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은 크기는 아니다. 출력도 만만치 않다. 적어도 위성 스피커와 우퍼의 소리가 적당히 어울리는 수준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이 말은 Z-5500 디지털을 일반 가정에서 쓴다면 중간 이상의 볼륨을 이용할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사실 로지텍이 스피커 분야에서 썩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들 스피커의 특징은 강한 힘이며, 이 이면에는 섬세하지 못한 거친 음질과 단지 강하기만 한 저음이라는 단점이 있다.
Z-5500 디지털도 이런 면에서 아주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 스피커는 THX 인증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만한 현장감 넘치는 음질과 더불어 일반 가정에서는 부담스럽기까지 한 높은 출력을 갖추고 있다. 이 2가지만으로도 Z-5500 디지털이라는 스피커가 좋은 스피커라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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