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M_①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일반입력 :2005/03/28 14:36

정진옥 기자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배우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60년의 역사를 가진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순익만 101조 원을 달성한 기업. 현장 관리자들을 중심으로 그룹사와 자회사는 물론, 협력사들까지 모두 연계해 가장 쉽고,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언제든지 개선 아이디어를 건의하고 최상의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돼 있는 도요타자동차의 사례는 경영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해온 다른 기업들에게는 부러운 모범 사례일 수밖에.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기업의 혈관'이며, 곧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미 1990년대에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라는 개념이 등장,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이를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최근의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은 BPR의 뒤를 이어 좀더 체계화된 시스템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BPM 시장을 살펴보면, 그 태생에 따라 워크플로우 계열, EAI 계열, 통합 플랫폼 계열 업체들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이번 회에서는 워크플로우 계열 업체들의 BPM 얘기를 들어본다.

프로세스의 '생성부터 소멸까지'

BPM이란 조직 내에 존재하는 업무 처리 절차를 그 조직의 목표 및 전략에 따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이자 방법론이다. 업무 처리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춰 조직의 목표도 변해야 한다. 목표가 변하면 경영 전략도 따라서 변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경영 전략이 변하면 업무 처리 방식도 변해야 한다고 핸디소프트 BPM사업본부의 주재영 본부장은 설명했다.

따라서 BPM은 전사 업무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실행하며, 외부 변화에 따라 적절히 변화·진화하는 전 과정, 즉 프로세스의 생명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모델링 영역과 프로세스 처리 정보를 분석해서 개선점을 도출하는 분석 영역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주 상무는 내다봤다.

즉, BPM은 업무 환경 변화에 따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시스템, 시스템과 시스템 간의 조화와 통합을 추진하는 경영 기법이자 방법론으로서의 IT 도구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분석-정의-실행-모니터링-관리' 등이 포함되며, 이를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 및 도구를 모두 BPM의 범주에 넣고 있다.

계획은 전사적으로, 실행은 단계적으로

ERP가 각 업무별로 종적인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라면, BPM은 이 업무들의 상호 관계를 구조화하는 횡적인 프로세스다.

따라서 BPM을 효율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영 목표와 경영 전략에 따른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가시화하고 단위 업무 프로세스 간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의돼야 한다.

리얼웹의 손정민 과장은 BPM의 효과를 최대한 보기 위해서는 우선 전사 업무 프로세스의 매핑(mapping)을 통해 프로세스를 가시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무 프로세스 매핑이 되지 않을 경우, 연계 프로세스 설정이 어려워 프로세스 진행이 단위 프로세스상에서 끊어지고, 프로세스 상호 관계를 정의하는 데이터를 찾기 어려워, 구축 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뿐만 아니라 BPM을 제대로 구현해 사용하는 것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얼웹이 강조하는 프로세스 매핑 툴이 국내에 정식 출시된 것은 아직 리얼웹의 제품밖에 없다.

추진 목표나 전략, 계획의 수립은 전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만, 실행은 단계적으로 수행하는 게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핸디소프트의 주재영 본부장은 계획 단계에서 BPM 구축 시 효과와 적용의 용이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BPM 대상 업무 프로세스를 선정하는 것이 빠른 ROI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BPM 구축 프로젝트는 IT 프로젝트라기보다는 현업 사용자들 주도로 이뤄져야 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과 컨설팅 서비스 능력도 중요하다.

워크플로우로 시작된 BPM 시장

워크플로우에서 시작한 업체들은 BPM의 전신이 워크플로우라고 말한다.

업무 자동화 기능이 BPM 구현 시 빠질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말은 틀리지 않다. 지금까지 BPM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단위 업무에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워크플로우 기능이 먼저 자리를 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들은 BPM을 워크플로우의 확장판이라고도 보고 있다.

한국파일네트, 핸디소프트, 리얼웹 등 현재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업체들이 대부분 워크플로우 업체들이라 불렸던 점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KRG가 국내 BPM 시장에 대해 조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4년 전체 시장은 2003년보다 79.1% 성장한 198억 5000만 원 규모였다. 이는 서비스를 포함한 규모이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만을 놓고 봤을 때는 2003년보다 82.9%나 껑충 뛰었다. 또 연평균 41.4%씩 성장해 2007년이면 450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ERP 시장이 연평균 5% 성장의 안정 단계에 들어선 것과 비교한다면, 절대 규모는 적지만, 군침이 도는 시장일 것이다.

BPM, 시장은 '열렸다'

ROI가 빠르다는 장점은 BPM이 시장에서 빠르게 퍼져나갈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을 뒷받침해준다.

ERP 등 시스템들은 기존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개념이어서 구축 이후에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시간이 지나야 투자 회수 효과를 느끼게 되지만, BPM은 기존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진행하므로, 현업 적용 시 거부감이 없는데다가 그 효과도 바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리얼웹이 구축한 포드자동차의 경우, 강력한 품질 만족 요구를 위해 품질 프로세스 관리(APQP: Advanced Product Quality Planing)라는 시스템이 있다. 이는 700개가 넘는 프로세스로 구성돼 있었는데, 기존에는 모두 손으로 작성했다. 그래서 부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2년이 걸렸다.

그러나 BPM을 도입, 지난해 12월 완료된 이후에는 부품 개발 시간이 1년 4개월로 단축됐고, 2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았단다.

리얼웹(www.realweb21.com)은 지금까지 BPM 업체 중 유일하게 '프로세스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관리하고 이를 통해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수행하는 이른바 'BPM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로세스 표준화 및 공유 기능의 'ReaLbpmis', 워크플로우 기능을 하는 'RealFlow', '프로세스 성과 모니터링, 측정, 분석 기능이 있는 'RealPPMS',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BPM Simulator' 등이 그것이다.

또 리얼웹은 공학박사 출신의 전문 컨설턴트를 보유해 특히 제조 업종의 BPM 시스템 구축에 다양한 성공 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축적된 베스트 프랙티스를 활용한 제조 업종의 BPM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우리은행, 조흥은행, 외환은행, 삼성생명, 삼성화재, ING생명 등 금융권의 BPM 프로젝트를 독식하며 국내 BPM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파일네트(www.filenet.co.kr)는 올해 역시 금융권 시장에 주력하면서 점차 고객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금융권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바젤Ⅱ나 사베인-옥슬리 등 규제안 준수를 지원할 수 있는 레코드 매니지먼트(Records Management)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별도의 보고가 없어도 액티브 콘텐츠 기능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웹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협업 솔루션도 BPM 프로젝트 시 함께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한국파일네트는 본사에서 분기별로 시행하는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를 철저히 반영하고, 사후 지원을 위해 콘센터 개념의 지원 전담 직원을 싱가포르에 배치, 효율적인 향후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제조 업종에서 굵직한 사례를 갖고 있는 핸디소프트(www.handysoft.co.kr) 역시 전사 BPM을 적용해 본 경험을 살려 최적의 전사 BPM 적용을 위한 방법론 및 청사진을 제시하는 프로세스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부 통제 솔루션(ICA, 속사), 시스템 운영 자동화 솔루션(Handy AutoFlow), 업무 관리 시스템(JMS) 등 BPM 기반의 산업별 솔루션 영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에 모델링 기능과 시스템 통합 기능이 대폭 강화된 새로운 버전의 BPM 스위트 제품을 출시하고, 전사 프로세스 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PAL(Process Asset Library) 제품도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에는 BAM(Business Activity Monitoring)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업무 계획·실행·분석의 전 단계에 걸친 솔루션을 모두 제공하는 엔드-투-엔드 프로세스 전문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EMC 소프트웨어 사업본부(ESG)로 편입된 다큐멘텀(www.documentum.co.kr)도 BPM 시장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는 사람과 시스템뿐만 아니라 각종 문서가 연관돼 있다. 사람을 중심에 둔 것이 워크플로우, 시스템 간의 통합을 중시하는 것이 EAI라면, 각종 정보화 산출물인 문서를 중심에 둔 BPM이라는 면에서 ECM(Enterprise Contents Management)도 한몫 거들고 있다는 것이 다큐멘터 코리아의 설명. 실제 기업의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는 ECM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다큐멘텀은 2003년 말부터 BPM 사업을 시작, 2004년에 이미 BPM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제품을 본격 도입하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BPM 기능이 강화된 솔루션을 내놓고 BPM 시장에 주력할 참이다.

다큐멘텀은 ECM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강점을 내세워 솔루션은 물론, 기술력과 비즈니스 능력 등 그간 검증된 기반을 BPM 시장에 적극 쏟아 부을 계획이다.

아직 국내에 고객 사례는 없지만, 제조나 공공 등 기존에 강세를 보여온 시장의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 영업한다는 방침. 특히 다큐멘텀의 제품은 XML을 완벽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BPM에는 워크플로우 기능과 더불어 통합, 분석, 시뮬레이션, 관리 기능 등 다른 요소들도 여럿 필요하다. 따라서 시장이 성숙되면 이러한 단편적인 분류가 더는 의미가 없어지겠지만, 지금까지는 워크플로우가 시장에 먼저 다가선 것은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