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휴대폰도「한국산 넘버 1」

일반입력 :2005/02/24 13:56

장박원 기자

삼성과 LG, 팬택 등 한국산 휴대폰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중고 휴대폰 수출 물량도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해부터는 휴대폰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대상에 포함돼 중고폰 수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고 휴대폰 수출은 2001년 80만대에서 지난해에는 5배 늘어난 400만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중고폰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SK네트웍스로 한국에서 수출되는 물량 중 절반을 이 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30만대 증가한 200만대의 중고폰을 수출했다.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보따리 상인들에 의해 수출되고 있다.한국산 중고 휴대폰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멕시코, 페루, 베네수엘라 등 동남아와 남미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서비스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이다.지난해 동남아와 남미 지역에서 판매된 한국산 중고 휴대폰은 각각 160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통신 선진국인 미국도 선불카드를 사용하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국산 중고 휴대폰이 연간 30만~40만대씩 팔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산 중고 휴대폰 가격은 기능과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당 40~80달러로 노키아와 모토롤라 등 유럽과 미국산 중고 휴대폰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특히 폴더형 중고 휴대폰은 액정화면이 흑백이기는 하지만 보존 상태가 좋은 데다 기능이 많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SK네트웍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EPR에 따라 한국 휴대폰 업체들은 연간 1200만대에 육박하는 중고폰을 재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중고 휴대폰 수출 물량을 확대하는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중고 휴대폰 수출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중고 휴대폰 수출이 중요한 수단으로 떠올라 이들 국가에서는 중고 휴대폰 수출을 권장하는 분위기다.영국 BBC 방송은 지난해 유럽에서 수천만 대의 중고 휴대폰이 재활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