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셋톱박스 가격 인하 문제가 케이블TV·위성방송 뿐 아니라 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 서비스 시장의 전 분야에서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MHP방식 양방향데이터방송용 셋톱박스를 추가로 주문하기 위해 현재 셋톱박스 제조사들과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7일 삼성전자·휴맥스·현대디지털테크를 상대로 공개입찰을 실시했으며, 가격에서 의견이 엇갈려 유찰되는 바람에 각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라이프는 오는 18일까지 최종 협상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며, 최종 협상가에 맞춰 초기 1년간 50만대를 주문할 계획이다.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이날 "이제까지 셋톱박스 공급가는 13만원선이었는데, 가입자에게 는 10만~15만원선에서 월 단위로 분납하는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에 사업체로서는 연간 수백억원의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원가 절감 차원에서 현재가 보다 셋톱박스 가격을 낮춰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양방향 디지털케이블TV방송용 셋톱박스의 경우, 케이블TV방송사(SO)가 케이블TV방송협회를 통해 공동 구매를 추진중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오는 18일까지 제조사들로부터 제안요청서를 받아 오는 25일 제조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CJ케이블넷, 태광MSO, HCN, 씨앤앰커뮤니케이션, 큐릭스 등 복수케이블TV방송사(MSO) 위주로 각자 사양에 맞춰 초기 1년 간 100만대, 2년 간 300만대를 주문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케이블TV진영에서는 오픈케이블(OpneCable) 방식 디지털케이블TV 셋톱박스 가격이 케이블카드(POD)와 양방향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의 부품원가로 인해 약 25만~30만원 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량 주문을 통해 10만원대로 낮출 것을 요구하는 한편 대만 등 해외 제조사를 통해서라도 이 수준대의 가격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SO들은 이렇게 공급된 셋톱박스를 소비자에게 임대나 장기할부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에 셋톱박스의 가격은 곧 SO 사업체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셋톱박스 가격 문제는 IP―TV 분야에서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KT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전자 등을 통해 10만원대로 셋톱박스를 공급받으려 했으며 제조사측이 원가를 고려 난색을 보임에 따라 협상이 결렬돼 IP―TV 셋톱박스 생산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KT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려면 10만원대 정도여야 한다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며 "제조사에서 멀티캐스팅, 인터넷 등의 여러 기능이 통합된 `원칩'을 개발 중이며, 개발이 완료되면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 전에는 개별 칩을 합한 셋톱박스를 주문하게 되는데 방송계와의 갈등, 법적 지위 문제 등으로 인해 서비스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당장 주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KT의 경우, 홈엔서비스용 셋톱박스와 스카이라이프와 결합한 홈엔스카이 셋톱박스 가격도 단계적으로 가격을 낮춰가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