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 페도라로 개발자 포섭「발버둥」

일반입력 :2005/07/06 18:02

Stephen Shankland

레드햇이 자사 리눅스 제품 개발에 있어 개발자들의 도움을 구하려 다시 한번 시도하고 있다. 약 2년 전에 진행됐던 레드햇의 첫 번째 시도는 그다지 큰 효과를 못본 바 있다.레드햇은 2003년 초 무료 리눅스 패키지인 페도라를 출시하면서 두가지 목표를 상정한 바 있다. 하나는 수많은 사용자들이 이 무료 패키지에 몰려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RHEL(Red Hat Enterprise Linux)’ 패키지에 적용되기로 예정된 컴포넌트들을 시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페도라 내에서 사용자들이 스스로 컴포넌트를 개발·유지하도록 영감을 준다는 것이다.즉 레드햇이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이전보다 더 핵심 역할을 맡도록 함으로써 레드햇의 제품에 친숙한 애호가들의 수를 늘리고 페도라가 더 좋은 RHEL 용 베타 프로그램으로 작동하도록 한다는 목표다.페도라는 현재까지 3가지 버전이 출시돼 있다. 그리고 레드햇은 일반 사용자들이 지금까지 RHEL에 기여해온 방식에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레드햇이 생각했던 커뮤니티의 노력은 많은 학생들과 오픈소스의 열정적인 활동가들이 다른 채널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는 바람에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레드햇의 공동체 관계 관리 담당자인 그렉 디코닉스버그는 “RHEL과 페도라를 구별했을 때 우리가 초기에 범한 실수는 바로 페도라가 공개 프로그램이란 이유로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호응했지만 레드햇은 단순한 버그 보고서 이외의 다른 것들을 수용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뒤이어 디코닉스버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별로 없었다. 이번에 우리는 커뮤니티의 기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과 절차를 확립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대안 리눅스, 봇물 터지다페도라가 출시된 이후 수년동안 리눅스를 둘러싼 세상은 계속 변화했다. 약 4개월 전 오픈소스 프로그래머들은 페도라의 대안인 유번투(Ubuntu) 리눅스를 내놓았으며 또다른 배포판인 화이트박스(Whitebox) 리눅스는 페도라가 처음 출시된 직후에 출범했다.게다가 2001년 처음 등장한 젠투(Gentoo) 또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레드햇의 경쟁업체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곧 오픈소스 운영체제 프로젝트로 바뀌게 될 오픈 솔라리스로 개발자들을 끌어드리려 노력 중이다.그러나 레드햇은 이제 페도라를 부흥시키고 계속 첨단 분야에 머물러 있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만약 레드햇의 조치가 성공한다면 이 회사는 자사 패키지 개발을 가속화하고 차세대 레드햇 전문가들을 준비시킬 수 있게 되며 사유 소프트웨어 경쟁업체인 MS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프로그래머들과 유대를 쌓을 수 있게 될 것이다.앞으로 진행될 페도라의 변화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 레드햇은 소프트웨어로 관리되는 소스코드 저장소인 CVS(Concurrent Version System)를 열었다. 이를 통해 외부인들은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최신 소프트웨어를 볼 수 있다. 디코닉스버그는 추후 외부인들이 CVS에 소프트웨어를 제출하는 것도 승안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 레드햇은 이미 페도라 엑스트라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로는 레드햇이 책임을 지고 있는 페도라 코어 프로젝트의 바깥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패키지들을 외부인이 관리할 수 있다. 디코닉스버그는 레드햇이 코어에서 엑스트라로 일부 프로젝트를 이관함으로써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레드햇은 2월 초에 개최되는 리눅스월드 컨퍼런스 직후인 2월 18, 19일에 MIT에서 페도라 사용자·개발자 회의(FUDcon)를 처음으로 개최할 것이다. FUDcon은 누가 CVS에 코드를 제출해도 되는지, 그리고 패키지가 엑스트라에 수용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와 같은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 또한 레드햇은 페도라 코어와 엑스트라 소프트웨어 구축 절차를 자동화하고 컴포넌트들의 상호 충돌을 방지하는 공개 서버를 제공하고 있다.
오픈소스 개발자들, 페도라 ‘쓸만 하네?’레드햇의 새로운 정책으로 혜택을 본 개발자 중에는 콜린 찰스가 있다. 호주에서 공부하고 있는 말레이지아 출신 프로그래머인 그는 IBM 파워 프로세서를 탑재한 컴퓨터에서 새로운 페도라 패키지를 개발하고 있는 프로그래머 중 한명이다. 파워 프로세서는 매킨토시에 사용되는 파워PC가 가장 흔하지만 IBM의 p시리즈 서버에도 탑재되고 있다.찰스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CVS가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파워PC 문제가 해결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개발 트리에 있는 새로운 패키지를 시도하려 할 때 그렇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페도라 패키지가 페도라 PPC(파워PC) 상에서 동작하며 워드 프로세서, 스프레드 쉬트, 프레젠테이션 기능을 수행하는 오픈오피스 스위트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이와 반대로 레드햇은 찰스의 개발 작업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레드햇은 파워 프로세서용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버전을 반드시 유지한다는 계획이며 언젠가는 파워PC 버전을 페도라 스위트의 표준 요소로 만들 생각이다. 디코닉스버그는 “결국 파워PC 버전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는 레드햇 소속 프로그래머인 폴 나스랏과 데이빗 우드하우스도 페도라 PPC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런 움직임은 인텔 제온이나 AMD 옵테론과 같은 x86 프로세서용 페도라에서 진행된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 새로운 x86용 64비트 주소 확장기능을 제공하는 페도라는 외부 프로그래머에 의해 처음 구현됐지만 현재 레드햇 페도라 배포판의 표준 요소가 됐다.배포판 쪼갠 결과, 돈은 ‘이득’ 신망은 ‘손해’레드햇은 지난 시간 동안 단일 운영체제만 유지해왔다. 이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었으며 여러 서버,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인증도 받아왔다.그러나 지난 2002년 레드햇은 제품 라인을 둘로 나누고 좀더 변화 속도를 늦춘 RHEL를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RHEL은 인증과 지원, 장기적인 버그 수정 보장, 그리고 컴퓨터 당 요금 부과라는 의무사항을 내걸었다. 다른 하나는 바로 변화 속도가 빠른 페도라로 무료인데다 인증도 없으며 지원도 비교적 미흡한 반면 최신 업그레이드로 가득찬 배포판이었다.레드햇은 RHEL의 연간 사용권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내는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공짜 리눅스를 좋아했던 학계와 같은 사용자들에게는 따돌림을 받게 됐다.제약 회사 등에 컨설팅 서비스를 판매하는 생명정보과학 관련 신생기업인 팬더 인포매틱스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브라이언 길맨은 레드햇의 이런 분리 조치를 싫어했던 사람 중 하나다.길맨은 인터뷰를 통해 “공짜로 다운로드할 수 있었는 패키지에 이젠 999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당황했다. 맨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레드햇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패배하고 말았다. 길맨은 그 이유로 “고객들이 내가 기업에 적합한 등급의 시스템을 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러나 길맨은 내부 용도로는 아직 페도라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사업이나 고객에게 필수적이지 않은 용도로는 페도라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일누미나타의 애널리스트 고든 하프는 레드햇이 비영리적인 젠투나 오리지날 리눅스 버전 배포판을 제공했던 최초의 기업 중 하나인 데비안과 같은 업체들과의 경쟁 상황에 지속적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하프는 “이제 레드햇은 대형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 정도는 사용자 커뮤니티의 참여를 증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젠투나 데비안과 같은 곳이 커뮤니티 참여로는 보다 더 자연스러운 장소다”라고 지적했다.그러나 하프는 레드햇의 행보가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평했다. 우선 레드햇은 각 패키지를 담당하고 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래머들과 아직도 많은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페도라의 품질은 탄탄한 사용자 층과 상당한 피드백을 담보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하프는 “오늘날의 커뮤니티 지향적인 배포판과 비교할 때 페도라는 그나마 더 정제돼 있으며 설치하기 쉬운 패키지 중 하나다”라고 정의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