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식 국제표준 대응 미흡, 입지약화 우려

일반입력 :2005/01/03 09:36

강동식 기자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생체인식여권이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생체인식 관련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 표준에 대한 국내 솔루션 업계의 대응이 미흡해 해외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북미 등 해외 생체인식 전문업체들은 자국 정부와 공조해 자사 기술의 국제 표준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지금 같은 표준화 구도가 계속된다면 국제 생체인식여권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크게 좁혀질 것이란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2일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생체인식 국제표준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관은 한국정보보호진흥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일부 연구기관과 학계가 대부분이며, 생체인식 솔루션 업계는 영세성 등으로 인해 국제 표준기구 참여가 전무하다시피 하다.김재성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기술표준팀장은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국제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국제표준을 주도하거나 준용하는 수준은 부족하다"며 "비사지테크놀로지ㆍ바이오스크립트 등 해외기업의 경우 자국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상당수의 생체인식여권 표준을 제안해놓은 상태여서 이들 기업이 표준을 선점하고 지적재산권(IPR)을 확보할 경우 국내 기업의 국제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생체인식분과위원회 배재훈 위원장(니트젠)은 "올해 니트젠을 비롯한 상당수 국내 기업이 해외 생체인식여권 시장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부터 국제 표준화기구에 직접 연구원을 파견하고 표준화 정보를 관련기업들이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생체인증업체 트루게이트의 이상현 사장은 "상당 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꾸준히 국제 표준화 기구에 참여, 직접 대응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가 전향적으로 국내 생체인식기업들의 국제 표준화 활동 참여를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출ㆍ입국자의 생체정보를 저장한 생체인식여권의 경우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생체인식여권에 사용될 인터페이스와 데이터포맷, IC카드 칩 규격 및 정보보호기술 등에 대한 국제 표준화를 상당부분 진행했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이 ISO의 표준화 결과물을 준용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ICAO가 작년 7월 생체인식여권 관련 권고안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달 지문ㆍ얼굴에 관한 데이터포맷 등 6개 생체인식 기술을 FDIS(Final Draft International Standard)로 제정하는 등 국제 표준화 작업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미국의 컨설팅 업체 IBG에 따르면, 생체인식여권 도입 확대에 힘입어 세계 생체인식시장규모는 2005년 18억 달러, 2006년 27억 달러, 2007년 37억 달러 등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