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를 발표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hp, TG삼보컴퓨터 등 대형 PC 제조사가 앞다퉈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를 탑재한 PC를 발표했다.
모르긴 해도 아마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삼성전자의 매직스테이션 MT40이 아닐까 싶다. 마치 DVD 플레이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만 봐도 ‘이거 가전제품 아니냐’는 생각이 절로 들었을 테니 말이다.
물론 PC를 잘 쓰는 사람은 다 안다. 겉모양을 바꿔도 운영체제 레벨에서 큰 변화가 없으면 PC는 그냥 PC일 뿐이라는 걸. 하지만 그럼에도 매직스테이션 MT40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 몇 년 동안 거실 진출을 목 아프게 외쳤지만 아무래도 ‘PC틱한’ 디자인으로 거실에 나서는 건 왠지 파자마 입고 외출하겠다는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 거실에 한 번 놔볼 만한 디자인을 갖춘 PC, 삼성전자의 매직스테이션 MT40(이하 MT40)을 만나본다.
다양한 출력 포트 지원, 내부 확장성도 괜찮은 편
당연하지만 일단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MT40의 디자인은 앞서 강조했듯이 DVD 플레이어(사실 DVD 플레이어보다는 비디오 플레이어에 가까운 것 같지만)를 닮았다. 가전 제품이 즐겨 쓰는 은색으로 본체를 감싸서 처음 보면 PC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앞면의 구성도 DVD 플레이어와 비슷하다. 한 가운데에 RW 콤보 드라이브 베이가 떡 하니 버티고 있고, 오른쪽에는 비디오의 조그 다이얼처럼 배치된 재생/멈춤, 앞뒤 선택 버튼이 보인다. 반대쪽에는 푸른색 고휘도 LED로 감싼 전원 버튼과 리모컨 수신 상태를 표시해주는 LED가 있다. 전원을 켜면 고휘도 LED에 불이 들어와 상태를 알려준다.
본체 아래의 뚜껑을 열면 제품 디자인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익숙한’ 장소가 나타난다. 이곳엔 사운드 관련 단자와 USB 2.0 포트 2개, 6핀짜리 IEEE 1394 포트 1개와 6in1 메모리 리더가 있다. 가운데에는 시간과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 상태 등을 표시해주는 창이 있다. 뚜껑 바닥에는 해당 기능을 아이콘 등으로 표시해놔서 알아보기 편하다. 검은색 플라스틱 재질이 본체 이미지의 격을 조금 떨어뜨리는 것 같아 아쉽지만.
뒷면은 화려하다. 패럴렐 포트와 시리얼 포트, PS/2 포트 등 기본 포트 외에도 USB 2.0 포트 4개와 사운드는 광출력과 광입력의 2가지를 모두 지원한다. 여기에 6핀짜리 IEEE 1394 포트도 보인다.
다양한 모니터 출력을 지원하는 것도 미디어센터 에디션용 PC답다. D-SUB는 물론이고 DVI 포트와 S-비디오, 콤포넌트를 모두 지원하니까. IR 출력 포트도 있는데, 이 기능은 셋톱박스와 연결할 때 쓰는 것이다. 그 밖에 본체 양옆에는 통풍구를 뚫어서 PC 내부의 공기를 원활하게 빼준다.
본체 뒤에 있는 걸개 2개만 살짝 돌리면 뚜껑을 쉽게 열 수 있어 좋다. 내부 공간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광드라이브 위에는 덮개를 씌웠지만 나사만 풀면 그만이고, CPU는 본체의 높이를 고려해 쿨러 대신 파이프라인을 통한 히트싱크를 채택했다. 히트싱크를 쓴 덕분인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쾌적한 환경에서 PC를 쓸 수 있다는 장점 하나를 추가한 듯싶다.
확장을 위한 여력도 있다. 슬롯은 PVR 카드와 그래픽 카드를 끼워도 2개 여유가 있으며, 3.5인치 베이가 한 개 더 있으니 하드디스크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다.
DVD 리코더 아쉬움, ‘디자인과 저소음’ 거실에 잘 어울려 좋다
MT40은 MS의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다. 당연히 이 운영체제를 뒷받침할 만한 하드웨어적인 조건을 만족하는지가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일단 디자인은 ‘디지털 홈’이라는 공략 포인트에 잘 맞는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리모컨 역시 당연히 갖추고 있다. 굳이 계속 언급할 필요는 없으니 기능적인 면을 살펴보자. 먼저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에서 강조하는 기능인 PVR. MT40은 PVR 카드를 기본 지원한다.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는 아날로그 2개, 디지털 1개의 다중 튜너를 지원하는데, MT40은 여유 슬롯 2개를 더 지원하니 원한다면 PVR 카드를 더 추가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의 경우 PVR 기능을 자주 쓴다면 120GB가 조금 버겁다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주력 제품이 아직도 120~160GB 사이는 물론 80GB도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탓할 문제는 아닐 듯.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는 사진이나 음악, 영화 등을 곧바로 CD와 DVD로 구울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MT40은 52배속 RW 콤보 드라이브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왕이면 고급형에라도 DVD±RW 드라이브를 지원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가 요구하는 기본 사양은 CPU 1.6GHz 이상, 메모리 256MB 이상, 하드디스크 60GB, 그래픽 메모리 64MB 이상, DVD-ROM 드라이브, 모뎀 이상의 네트워크 환경이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MT40은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의 기본적인 요구는 모두 만족한다.
삼성전자는 MT40을 발표하면서 미디어센터 익스텐더를 함께 선보였다. 내년 초부터 판매 예정인 익스텐더를 이용하면 MT40에 있는 사진이나 음악, 영화를 무선으로 쏴서 TV, 오디오, PMC 등으로 감상할 수 있다. 아직 가격이 책정되지 않아 가격대비 성능은 알 수 없지만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의 원래 취지를 잘 살려 활용하겠다면 MT40만 있는 것보다는 익스텐더를 함께 구입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제조사의 일부 제품은 PC 자체에 액세스 포인트 기능을 내장한 반면 MT40은 이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 버전에서는 AP 기능이 추가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MT40은 이전부터 선보였던 전용 관리 프로그램인 이지박스 외에도 삼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지원한다. MT40에 포함된 전용 프로그램 등을 윈도우 업데이트처럼 편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건 초보자나 업데이트를 깜박 잊는 소비자에게 작지만 아주 편한 기능이다.
이 제품은 홈 서버 기능도 지원한다. 전용 제품을 연결해야 한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전용 카메라를 붙이면 보안용 홈 서버로 활용 가능한 것. 센서나 카메라에 움직이는 물체가 포착되면 미리 등록해놓은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상 여부를 알려준다. 인터넷을 통해 밖에서도 집안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기능은 내년 2월부터 지원 예정이라고 한다.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다. MT40을 기능적인 면에서만 평가한다면 확장에 필요한 포트가 많다는 정도로 얘기할 수 있겠지만 성능 외적인 요소로도 충분히 칭찬할 만하니까.
일단 거실에 놓기 좋은 디자인을 갖췄다는 건 별 것 아니지만 막상 거실에 놓으려는 사람에겐 중요하다. 소음도 적어 쾌적하게 거실에서 쓸 수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 MT40은 이들 성능 외적인 요소에서 꽤 칭찬할 만한 점이 많은 제품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