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디지털TV의 주력 디스플레이 자리를 놓고 LCD와 PDP간에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직은 어느 쪽이 경쟁우위에 설지 명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특히 국내의 대표적인 생산기업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CD 진영), 삼성SDI와 LG전자(PDP 진영)의 최고경영자들까지 가세해 자사 생산품의 우월성을 역설하고 있어 당분간 디스플레이 논쟁은 뜨겁게 가열될 전망이다.LCD 진영에서는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이 가장 강렬한 톤으로 LCD의 우수성을 설파한다.구 부회장은 지난 5일 연세대 강연에서 PDP를 두고 ‘퇴각하는 바바리안’으로 표현했을 정도다. 반면 LCD는 유럽을 점령했던 로마군단이라는 것이다. 구 부회장은 “3년 후면 모든 TV방송이 풀 HD방송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맞춰 LCD는 40인치대에서 풀HD방송을 시청할 수 있지만 PDP는 40인치대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특히 “LCD는 디스플레이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PDP는 대형에만 적용 가능한 방식”이라며 ‘LCD필승론’을 주장한다.삼성전자 LCD총괄의 이상완 사장은 ‘LCD TV 안방론’을 주장한다. “2006년쯤 되면 중산층 가정에는 40인치대 LCD TV가 주력이 될 것”이란 얘기다.이 같은 주장은 탕정의 삼성전자 LCD 7세대 공장을 기반으로 한다. 내년 말쯤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되면 40인치 패널 가격이 1000달러 선까지는 떨어질 전망이다. 이때 LCD TV 가격은 2500달러 수준. 이 사장은 7세대 공장을 통해 ‘LCD TV의 안방시대’를 열겠다는 논리다.PDP 진영은 한마디로 ‘이제부터 디스플레이 전쟁은 가격 싸움’이라는 논리로 PDP의 경쟁우위를 설명한다. LG전자 우남균 사장은 그 근거로 ‘LCD노쇠론’을 거론한다.지난 22일 71인치 PDP TV 발표회에서 우 사장은 “LCD는 이미 상용화가 15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더이상 기술발전 속도를 낼 수도 없고 가격을 내릴 여지도 작다”고 설명했다. 반면 PDP는 기술이 한창 발전하고 있는 청년기라 기술과 생산혁신을 통해 가격을 내릴 여지가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우 사장은 “더구나 PDP는 LCD에 비해 투자비가 3분의 1도 안 된다”며 "감가상각비만 따져도 가격경쟁에서 어느 쪽이 유리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삼성SDI의 PDP본부장인 배철한 부사장은 “PDP는 투자규모가 1개 라인을 구축하는데 4억 5000만달러에 불과한 반면 LCD는 25억달러에 이른다”며 “생산효율도 PDP가 LCD의 2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23일 열린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배 부사장은 “특히 전력 과다소비, 짧은 수명, 낮은 명암비 등 그 동안 지적돼 온 PDP의 단점도 기술향상에 따라 대부분 LCD 수준으로 극복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