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없인 못살아」혹시 중독?

일반입력 :2004/11/24 09:04

이근형 기자

청소년의 휴대폰 보급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에 이어 휴대폰 중독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의 개인주의 문화와 어울려 휴대폰의 과도한 사용을 넘어 집착 및 중독의 단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또 일선 중·고등학교에서는 수업시간 중 학생들이 휴대폰 게임을 즐기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통에 정상적인 수업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경기 분당의 서울대병원이 최근 B고등학교 1학년 재학생 10개반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휴대폰 소지자 276명 중 29%인 80명이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또 응답자 중 60%가 휴대폰이 오랫동안 울리지 않으면 벨이 제대로 설정돼 있는 지 확인하고 휴대폰이 꺼져 있으면 문자메시지가 와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양심영 숭의여대 교수가 지난달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32.4%가 휴대폰 중독 현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이 중학생보다는 고등학생의 중독현상이 더 심했다.휴대폰 중독현상을 보이는 학생들의 경우 공부시간과 부모와의 대화시간이 감소하는 반면 친구와 말다툼하는 회수가 늘고 용돈을 낭비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등 인터넷 중독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이와 함께 청소년들의 휴대폰 중독 현상이 심화되면서 휴대폰을 통한 문자메시지나 게임 등에 집착하면서 신종 증후군도 생겨나고 있다. 장시간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나 게임을 즐기면서 어깨 통증이 생기는 `문자메시지통증'이나 환청, 두통 등의 현상이 뒤따르는 것. 앞서 B고등학교의 경우 응답자의 35%가 휴대폰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손목통증과 환청, 초조, 불안감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처럼 휴대폰 중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사회적인 치료 장치는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중독과 관련해 한국정보문화원의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와 시민단체, 대학의 연구소 등에서 치료 및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이와 관련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는 청소년의 휴대폰 중독이 적지 않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휴대폰 중독 상담을 업무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과천고 강정훈 교사는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온 학생이 쉬는 시간에 집에 다녀오거나 수업중 사용이 통제가 안될 정도로 청소년의 휴대폰 중독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문제를 학생이나 가정, 교사의 책임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교육부 등 관련 기관과 휴대폰 제조 및 서비스 업체간 논의를 거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