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부품, 이젠 골라 쓴다!「TG삼보컴퓨터 TG/PD」

일반입력 :2004/11/18 17:43

이석원

얼마 전 TG삼보컴퓨터가 자사의 2005년형 데스크톱 PC를 내놓았다. 이 회사의 내년 전략은 크게 디지털 홈 시장 공략과 델컴퓨터와 비슷한 CTO(Configure To Order) 사업. TG/PD는 그 가운데 디지털 홈 시장을 겨냥해 만든 베어본 스타일의 PC다.

‘A/V 가전과 디지털 컨버전스’를 컨셉트로 내세운 이 제품이 과연 거실 한 켠을 차지할 만한 자격이 있을까? 차세대 멀티미디어 PC를 지향하는 TG삼보컴퓨터의 TG/PD를 만나본다.

상향식 통풍구로 CPU 열 뽑아내, 진단 위주의 LED 구성

TG/PD의 겉모습은 마치 요즘 유행하는 큐빅형의 베어본 PC를 연상케 한다. 네모난 깜찍한 본체 앞면은 PC의 온갖 상태를 표시해주는 검은색 LED가 차지하고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광드라이브 앞면에도 같은 톤의 덮개를 만들어서 통일감을 준다.

사실 LED를 보면 이 제품이 가전형인 만큼 뭔가 멀티미디어 관련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이 LED가 맡는 주요 기능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CPU 클록과 메모리, 하드디스크 용량, 팬 속도, 시스템 내부 온도 등 PC의 시스템 상태를 알려주는 데 집중되어 있다.

그 밖에 시계와 자가 진단 테스트, 버튼 한 번만 누르면 Silent, Normal, Turbo의 3단계로 시스템 상태를 조절할 수는 기능도 지원한다. 시스템에 대한 기본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일부 기능의 조절이 가능한 것.

TG/PD의 전면 LED가 지원하는 기능은 하이엔드 사용자를 겨냥한 조립형 베어본 PC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 이보다는 운영체제 부팅 없이 쓸 수 있는 갖가지 편의 기능이나 차라리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의 기능에 맞춰 특화시킨 LED를 구성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솔직히 거실에서 쓸 PC에서 시스템 정보를 확인하고 팬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일에 관심을 둘 소비자는 없어 보인다. 아무튼 일반 조립형 베어본 PC와 비교한다면 세련된 모양새를 갖춘 건 사실이다.

그 밖에 본체 앞면 아래쪽 뚜껑을 열면 USB 2.0 포트 2개와 4핀짜리 IEEE 1394 포트 1개, 7in1 메모리 리더가 보인다.

시선을 본체 뒷면으로 옮겨보자. 외부 확장성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6핀짜리 IEEE 1394 포트 2개는 물론이고 S/PDIF 인과 아웃 단자를 모두 갖췄다. 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하는 랜 포트와 패럴렐 포트, USB 2.0 포트 2개 등도 자리잡고 있다.

내부 확장 슬롯은 2개. 이 자리는 메모리 128MB를 얹은 시그마컴의 레이디언 X600 프로와 TV 카드인 시그마 슬림 TV가 차지하고 있다.

본체 좌우 옆면과 앞뒷면에는 내부의 뜨거운 공기를 빼주는 통풍구가 곳곳에 보인다. 윗면에는 아예 CPU의 전용 통풍구까지 있다. 다만 통풍구가 본체 윗면에 있어 다른 물건을 올려놓거나 이물질이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게 조금 부담스럽다.

내부 구조는 좁은 공간치곤 상당히 넓어 보인다. 일반 베어본과 달리 이 제품은 광드라이브와 하드디스크 등을 본체 아래쪽에 놓고 윗면에 메인보드를 얹어놓았다. 이는 상향식 CPU 쿨러를 단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한 것. CPU 쿨러로 위로 뽑아낸 열기는 곧바로 본체 윗면으로 빠진다. 또 메모리와 CPU, 각종 카드를 바꿔 끼울 때에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엔터테인먼트 지수는 보통, 부품 선택의 유연성은 돋보여

TG/PD는 리모컨을 함께 제공한다. 리모컨으로는 각종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 물론 12월 초부터는 리모컨으로 다룰 주 대상은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의 기능이 될 것이다. 아쉽게도 샘플 상태에선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가 탑재되어 있지 않아 기능성을 논할 상태는 아닌 듯싶다.

다만 TG/PD만의 자체 제공 기능이 없는 만큼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5에 대한 평가가 TG/PD의 가전화 지수 평가로 직결될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지금 당장은 멀티미디어 리모컨으로 판매되는 사운드그래프(www.soundgraph.co.kr)가 만든 아이몬의 기능을 옮겨 담아 파워 시네마 3.0 프로그램을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다. 리모컨으로 멀티미디어 기능을 다루려면 일단 파워 시네마 3.0 버튼을 눌러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야 한다.

파워 시네마 3.0은 미디어센터 에디션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프로그램으로, DVD와 TV, 음악, 그림, 비디오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손쉽게 아이콘으로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기본 기능 자체는 이전 버전의 미디어센터 에디션과 비슷하니 자세하게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기본 사양은 상당한 수준. CPU는 3.2GHz짜리 펜티엄 4 540 프리스콧을 끼웠고 메모리 DDR SDRAM 512MB, 하드디스크 200GB, 인텔 915G 익스프레스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를 곁들였다. 여기에 52배속 RW 콤보 드라이브, 레이디언 X600 프로, TV 수신 카드 등도 담았다. 물론 이들 사양은 TG삼보의 CTO 홈페이지(cto.trigem.co.kr)에서 바꿀 수 있다.

TG/PD는 대기업 제품답지 않은 부품 선택의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세련된 외모를 갖췄고 큐빅형 디자인을 택해 공간 활용도 역시 뛰어나다.

이 제품을 사야 할 사람?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실속이다. 당연하지만 완제품 PC를 사고 싶지만 부품 선택권이 없어 ‘조립 PC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터뜨렸던, ‘조립 PC 같은 완제품을 찾는’ 소비자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