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이 먹성 좋은 모바일 기기는 갖가지 기능을 섭렵하며 ‘컨버전스’를 거듭하고 있다. 놀라운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 가는 카메라폰의 약진에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내심 긴장하는 걸 보면 휴대폰의 위력이 참 대단하긴 하다.
이런 상황에서 300만 화소 카메라폰의 포장도 뜯기 전에 삼성전자가 500만 화소짜리 카메라폰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너무 빨리 내놨다느니 이러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까지 먹는 것 아니냐는 둥 말도 많지만 아무튼 놀라운 일인 건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500만 화소 카메라폰 애니콜 SCH-S250을 만나본다.
기존의 카메라폰 압도하는 화질, 액정 해상도 ‘끝내준다’
SCH-S250은 앞서 소개했듯이 500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다. 당연하지만 이 제품에서 가장 궁금한 건 역시 카메라 관련 기능.
카메라폰은 기본적으로 휴대성을 고려해 설계해야 하는 탓에 렌즈 크기에 한계가 있다. 렌즈 구경이 작으면 그만큼 빛을 받는 면적이 줄어들어 사진의 색감이나 선명도가 떨어진다. CCD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같은 해상도라도 CCD센서가 크면 광량을 더 확보할 수 있어 색감과 선명도가 높은 고품질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게 일반적이다.
SCH-S250은 이런 휴대폰의 한계를 해결하면서 휴대성은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CCD 센서 크기는 휴대폰 덩치에 맞게 1/2.5인치로 줄이고, 대신에 센서를 구성하는 픽셀 크기를 2.2×2.2㎛로 세밀화했다. 휴대성을 유지하면서 선명도는 높이려 한 것이다.

물론 중요한 건 실제로 찍은 사진은 쓸만하냐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SCH-S250으로 찍은 사진은 한마디로 ‘쓸만하다’. 물론 500만 화소짜리 디지털 카메라와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지만 이제껏 선보인 카메라폰보다는 탁월하다.
보통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은 밝은 곳에선 광량을 충분히 확보해 잘 나오지만 어두운 곳에서 ‘쥐약’인 경우가 많다. 이런 한계는 SCH-S250도 예외는 아니어서 광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선 전반적으로 사진이 원래보다 더 어둡게 나온다.

하지만 일반 카메라폰보다 탁월하다는 점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액정의 반응 속도가 빨라서 사진을 찍기 편하며, 액정 자체의 해상도 역시 탁월하다는 것 역시 마음에 든다. 실제로 이 제품의 색상 표현 능력은 1,600만 컬러. 26만 2,000컬러 지원 모델과 비교하면 60배 이상 능력을 끌어올린 셈이다. 다만 이런 ‘끝내주는’ 해상도 탓에 실제 찍은 사진보다 액정에 더 잘 나와 있어 헛갈린다는 문제가 있지만 아무튼 좋다.
촬영 모드는 모두 접사, 인물, 풍경의 3가지를 지원한다. 접사의 경우 10cm를 지원하는데, 일반 디지털 카메라가 4~10cm 가량을 지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수준. 실제 촬영에서도 접사 능력은 쓸만하다.

줌 기능은 디지털 줌을 지원한다. 삼성전자측은 차기 버전에서 광학 줌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렇게 하면 휴대성에 문제가 생긴다. 휴대성을 생각한다면 아쉽지만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 밖에 SCH-S250은 내장 메모리 92MB 외에 RS-MMC 외부 메모리 슬롯을 지원한다. RS-MMC는 18×24mm의 크기에 1.4mm의 두께를 지닌 메모리. xD 픽처 카드와 비슷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사진 촬영을 계속 할 경우 촬영 모드로 100% 나둔 상태가 아니어도 2시간 가량 밖에 배터리를 쓸 수 없다는 것.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트릭스폰 비슷한 스트레치 스타일, TV 연결 지원 ‘눈길’
아무리 500만 화소를 지원한다고 해도 SCH-S250은 휴대폰이다. 휴대폰이 지켜야 할 기본 덕목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500만 화소라는 ‘찬란한 기능’도 헛된 일.
가장 중요한 건 휴대성. SCH-S250의 무게와 크기는 카메라 기능에 비해선 만족스러운 편이다. 액정은 2인치짜리 TFD-LCD이며 해상도 240×320을 지원한다.
겉 모양새는 일명 '매트릭스폰'에 도입했던 렌즈와 덮개를 위로 당겨 올리는 스트레치 스타일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덮개를 닫으면 액정에 시계가 표시되어 보조 액정 역할을 해준다.

부가 기능에선 크게 놀랄 게 없다. MP3 기능과 모네타, MMS 등을 지원하는 등 기존의 고급형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체는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애니콜체, 손글씨체, 율서체, 미소체의 4가지를 지원하며 포토폰북과 넘버플러스, 동영상벨, 캐릭벨, 적외선 통신 등의 기능도 모두 갖추고 있다.
부가 기능으로는 모닝콜과 알람시계, 스케줄 관리, 전자계산기, 세계시계, 단위 환산 등이 있으며, Lost Planet2와 Haunted School의 게임 2종도 내장했다. 물론 이들 기능은 기존 제품에서 모두 봤던 것이다.
눈에 띄는 것도 있다. TTS 기능과 촬영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TV 화면에서 볼 수 있는 ‘TV 연결’이 바로 그것. 리뷰한 제품이 테스트폰이어서 기능 확인을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TV 연결 기능의 경우 동영상 감상에 상당히 유용한 도우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카메라폰 약진의 상징적인 제품
500만 화소 카메라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이미 뉴스에 소개됐지만 300만 화소 카메라폰이 자리도 잡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수요를 앞서나간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누구도 참가하지 않은 시합에 홀로 출전해 우승한 모양새’라는 말이 인용되기도 한다.
이런 의견도 일리는 있지만 사실 시기가 빠르거나 느리다는 걸 굳이 따질 필요는 없을 듯싶다. 어차피 나아갈 길이니까. 카메라폰 역시 500만 화소를 넘기면 디지털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화소 경쟁은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그보다는 일반 디지털 카메라가 갖춘 다른 장점을 얼마나 수용하느냐의 문제를 따지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500만 화소 카메라폰 출시는 당장 대중화보다는 기술, 이미지 과시용의 성격이 짙다. 가격이 최소 90~100만 원대일 것으로 보이는 이 카메라폰을 대중화하기 위해 발표했다고 말하긴 어려우니까. 300만 화소 시장도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만큼 당연히 이 제품은 한 동안 과시용 역할을 해줄 것이다.
카메라폰이 500만 화소를 넘어서면서 ‘폰카가 디카 잡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카메라폰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능적인 면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앞서긴 쉽지 않다. 자동차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수륙양용 정도는 될 수 있어도 배가 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200~300만 화소대의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의 성장엔 분명 타격을 받을 만하다.
실제로 SCH-S250 역시 동급의 50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와 비교한다는 건 정말 무리다. 하지만 200~300만 화소짜리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와는 견줄 만한 구석도 많다. ‘500만 화소를 200~300만 화소에 비교하는 게 뭐가 대단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한계가 많은 카메라폰으로선 대단한 일이다.
물론 SCH-S250의 예상 가격은 최소한 90~100만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아직까지는 기술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이 제품의 출시를 계기로 디지털 카메라는 차별화를 위해 더 빠른 고급화를 지향하고, 300만 화소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카메라폰 역시 빠른 걸음을 걷지 않을까 싶다.
SCH-S250은 우리 나라 업체가 세계 최초로 500만 화소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국산 카메라폰의 약진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지금 뜨는 기사
이시각 헤드라인
ZDNet Power Cen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