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소리 없이 변화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에서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에 밀려났던 PC가 20년간 지속됐던 32비트 CPU시대를 접고 64비트의 제품으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또 본체를 없애는 등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코앞에 다가온 64비트 PC 시대70년대 후반 8비트로 출발한 CPU는 85년 32비트 칩(인텔의 386)이 등장한 이래 20년간 그대로였다. '386→펜티엄→ 펜티엄4로 발전한 인텔칩은 모두 32비트 체제를 고수했다.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최초로 PC용 64비트 CPU인 '애슬론 64'를 내놓은 AMD가 최근 이 칩의 마케팅에 팔을 걷었다. 애플도 지난해 선보인 64비트용 칩 'G5'를 그동안 전문가용에만 장착하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용 PC에도 넣고 있다. 64비트의 CPU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용량은 32비트 PC의 약 43억배에 달한다. 문제는 아직 운영체제(OS)나 프로그램들이 32비트 체제에 머무르고 있어 제 성능을 다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초 MS가 64비트용 OS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곧 64비트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PC의 디자인 혁명2002년 초 애플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전 세계 기자들을 모아놓고 반원 모양의 아이맥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이맥을 뛰어넘는 PC의 디자인 혁명은 계속 진행 중이다.대표적인 게 삼보 컴퓨터가 지난 7월부터 출시한 루온 올인원이란 제품이다. 본체가 아예 LCD 모니터 뒤에 숨은 '본체 없는 PC'다. '데스크톱'은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고정관념은 뛰어 넘었다.문어다리처럼 복잡한 선도 컴퓨터와 전원을 연결하는 케이블 선 하나로 모았다. 마우스도 키보드도 랜도 모두 무선이 가능해져 방이나 거실, 어디서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지난 7월 출시 이후 일부 매니어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달 월 3000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이러자 애플도 지난 20일 본체 없는 PC인 '아이맥 G5'를 국내에서 출시했다.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선보인 '아이맥 G5'는 최첨단의 디자인 능력을 과시했던 애플사 제품답게 두께가 5㎝에 불과하다. 삼보제품이 다소 두껍지만(10cm) LCD의 분리가 가능해 LCD를 큰 것으로 교환할 수 있는 반면, 애플 제품은 LCD가 부착돼 있어 업그레이드가 어렵다.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유비쿼터스 환경에 맞게 PC가 이동성이 강화되는 쪽으로 계속 진화할 것으로 점친다. 손목에 차고 몸에 걸치는 웨어러블(wearble) PC의 등장도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