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IO 시리즈를 만든 디지탈웨이는 엠피맨닷컴과 더불어 초기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했던 회사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레인콤이나 삼성전자, 거원시스템, 이스타랩 등이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엔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
MPIO 시리즈는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다. 북미 지역의 플래시 타입 MP3 플레이어 판매량 2위를 기록할 만큼 해외에서 더 인기가 높다.
이번에 소개할 FG100은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풀하우스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제품. 43시간이라는 엄청난 연속 재생 시간을 지원하는 이 제품은 1980년대 인기를 모았던 붐 박스(Boom Box)의 이미지를 컨셉트로 삼아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붐 박스 닮은 복고 디자인, OLED 달아 가독성 높여
FG100은 1980년대 휴가철이면 피서지에서 젊은이들의 어깨 위를 점령했던(?) 붐 박스의 디자인을 닮았다. 디지털 음악의 메카로 자리잡은 MP3 플레이어는 이미 직육면체, 원통, 삼각형 등 다양한 디자인에 도전하고 있다.
워크맨이나 CD 플레이어는 테이프와 CD라는 특정 미디어를 사용하는 한계 탓에 디자인의 상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이에 비해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MP3 플레이어는 갖은 디자인 컨셉트에 손쉽게 다가서고 있다. 붐 박스를 닮은 FG100의 복고풍 디자인 역시 천편일률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FG100은 이렇게 카세트 플레이어를 줄여놓은 듯한 외형을 지니고 있는 데다 버튼 배치도 비슷해 사용 설명서를 따로 안 봐도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다.
패키지에 함께 제공하는 구성품 역시 푸짐하다. 본체 외에도 이어폰과 USB 케이블, 라인 인 케이블, 드라이버 CD, 사용 설명서, 목걸이 줄이 들어 있다. 그 밖에 튼튼하고 깜찍하게 생긴 케이스와 암 밴드, AA 건전지 1개도 담았다.

암 밴드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색상을 채택해 팔뚝에 두르고 조깅이나 운동을 하면서 쓰면 ‘폼 나게’ 보일 듯하다. 또 함께 제공되는 케이스는 고무 재질이며 FG100을 헐렁거리지 않게 감싸준다. 짙은 청색과 빨간색을 곁들인 색상 덕분에 FG100의 디자인과도 잘 어울린다.
이렇게 본체 디자인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여타 케이스와 달리 FG100의 케이스는 상당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본체 좌우에 위치한 둥근 버튼은 마치 스피커처럼 보인다. 이들 버튼은 FG100의 디자인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며 조작성도 뛰어나다. 왼쪽 버튼은 조그 다이얼이 아니라 전원을 켜거나 끄고, 재생, 정지 등의 기능을 선택할 때 사용한다.
오른쪽 버튼은 다섯 방향으로 움직이는 조그 다이얼로, 파일 선곡과 메뉴 선택이 가능하다. 본체 앞면에는 OLED 액정(유기EL)을 채택, 깔끔하고 가독성이 뛰어나다.

본체 왼쪽의 정지 버튼 옆에는 작은 구멍이 보이는데, 보이스 리코딩 등에 쓰이는 내장 마이크다. 버튼 주위에는 파일을 재생할 때 빨간색의 사이클론 LED가 깜박거려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본체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작은 구멍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Light sensor, Human eye로, OLED 액정의 휘도를 외부 빛의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 덕분에 가독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건전지 사용 시간도 늘릴 수 있어 좋다.

본체 오른쪽에는 다섯 방향으로 움직이는 조그 다이얼이 있으며, 주위에는 휠 키가 보인다. 휠 키는 볼륨을 조절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휠 키와 조그 다이얼의 감도는 상당히 뛰어난 편. 특히 휠 키는 주머니에 넣었을 때 볼륨이 멋대로 바뀌지 않도록 조금 힘을 가해야만 동작할 수 있게 해놓았다.

본체 위에는 기능(Function)과 리코딩 기능을 맡는 버튼 2개가 있다. 이들 버튼은 한 번만 누르면 FM 모드와 녹음 모드를 곧바로 쓸 수 있다. 리코딩 버튼 주위에는 독특하게 동작하는 고정(Hold) 버튼이 있다.
고정 버튼은 FG100의 디자인과 잘 어울리게 설계됐으며, 가운데에 있는 USB 덮개를 없애면 미니B 타입의 USB 단자가 보인다. 아쉬운 점이라면 USB 덮개를 빼내기 쉽지 않고 케이블을 연결하려면 덮개를 한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

이어폰과 라인 인 케이블을 연결하는 단자 사이에는 목걸이 줄을 연결할 수 있는 작은 고리가 보인다. 특이한 건 라인 인 케이블의 경우 광 입력도 지원한다는 것이다. 광 출력을 지원하는 기기를 이곳에 연결하고 녹음을 하면 고음질의 MP3 음원을 확보할 수 있다.
40시간 넘는 배터리 사용 시간, 조작성도 ‘Good!’
디자인보다 FG100에서 더 놀랄만한 건 43시간에 이르는 재생 시간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AA 건전지 1개를 넣고 무한 반복 모드를 선택한 뒤 액정을 꺼둔 상태에서 FG100을 실행시켜보면 41시간 가량을 기록한다.

이런 인상적인 건전지 연속 사용 시간은 휴대성에 날개를 달아주는 멋진 도우미다. 하루 10시간을 사용한다고 해도 4일 동안 AA 건전지 하나로 버틸 수 있으니 말이다.

또 아이리버의 화이트노이즈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V1-N1 칩셋의 대체용으로 최근 선보인 N3 칩셋을 장착하고 있다. N3 칩셋은 저음을 대폭 보완해 풍성한 음역을 선사해준다. 이 칩셋을 단 FG100 역시 저음을 상당히 보강했다는 느낌을 준다.
FG100은 여기에 자체 제작한 이어폰을 함께 담았다. 보통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를 보면 본체의 성능과 디자인에 주력할 뿐 부속품에는 신경을 덜 쓴다.
하지만 FG100은 제조사에서 자체 개발한 MPIO OP 시리즈 이어폰을 제공한다. 이 이어폰은 폭넓은 중저음과 맑은 고음을 원음 그대로 재현해내는 하이 퀄리티 유닛을 사용하고 있다. 또 줄 엉킴을 방지하는 스트라이프 와이어(Stripe Wire)를 채택했다.

4줄로 표시되는 액정은 황색과 파란색의 2가지 색상으로 정보를 출력해준다. 재생 중 표시되는 정보는 이퀄라이저 종류, 곡 번호, 재생 방법, 배터리 잔량, 파일 이름, 포맷, 음질, 시간. OLED의 뛰어난 가독성 덕분에 보기 좋다.
파일 재생 중에도 네비게이션 모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음악을 들으면서 다음에 감상할 음악을 선곡할 수도 있다. 그 밖에 무한대로 폴더를 만들 수 있는 건 물론이다.

시스템 환경 설정에는 OLED를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해주는 휴먼 아이에 대한 설정과 온갖 이퀄라이저 설정 등의 메뉴가 보인다.
전송 속도는 파일 13개로 이뤄진 60MB 용량을 전송하는데 70초 가량이 걸린다. USB 2.0을 지원해 초당 0.9MB의 빠른 전송 속도를 지닌 셈. 그 밖에 이동식 드라이브로 FG100을 사용하려면 PC와 연결한 뒤 포맷을 하고 MPIO 유틸리티로 CONFIG 파일을 플레이어에 저장해야 한다.
FG100은 독특하면서도 친숙한 붐 박스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과 OLED, 휠 키 등 뛰어난 조작성과 음질 등을 지닌 제품이다. 다만 OGG 포맷을 지원하지 않고 다소 두껍다는 점, 어학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 등은 아쉽다. 이런 점만 뺀다면 친숙한 디자인과 뛰어난 조작성이 돋보이는 괜찮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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