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진화는 그야말로 눈부시다.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는 이 모바일 분야의 대표주자는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카메라와 MP3 기능을 차례차례 삼키더니 이젠 TV까지 넘보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이 내놓은 PH-K1000VT도 그런 제품 가운데 하나다. 요즘 추세로 따지자면 300만 화소에 MP3 기능을 내장한 것쯤이야(?) 전혀 놀랄 일이 아니지만 외장 튜너만 붙이면 TV를 볼 수 있다니! 놀라지 않더라도 눈길을 끌기엔 충분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TV 보는 휴대폰, PH-K1000VT의 면모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멋진 차림새, LED로 한껏 멋 부려
PH-K1000VT의 겉모습은 한마디로 ‘멋지다’. 실버 톤의 은은한 색상에 곡선으로 처리한 아랫도리, 싱글이어서 조금 외롭겠다 싶지만 일단 생긴 건 멋진 스피커도 보기엔 마치 고풍스러운 오디오의 한 부분을 보는 듯이 멋지다. 뒷면엔 요즘 고급 휴대폰엔 감초처럼 들어있는 카메라 렌즈 부위도 310만 화소라는 걸 알리려는지 큼지막하게 보인다.
본체 윗면에는 풍경, 인물, 접사의 3가지 모드 설정 스위치가 자리잡고 있는데, 일단 촬영 환경에 따라서 골라 찍는 재미를 보장해주는 것 같아 반가울 듯.
본체 밑바닥에는 LED를 달아놓았다. 이 LED는 전화가 울리거나 문자 메시지 등이 오면 제각기 다른 색상으로 빛난다. 기능과는 관계없지만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만한 좋은 눈요깃거리다.
이 제품은 셀 방식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배터리와 덮개가 따로 있다. 디자인의 통일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선 환영할 만한 선택이지만 행여 덮개를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싶어 걱정스럽기도 하다.
PH-K1000VT의 액정은 2인치짜리로, 26만 컬러를 지원한다. 액정은 180° 회전시킬 수 있어 사진을 찍을 때에는 액정을 회전시킨 뒤 가로 방향으로 놓고 찍을 수 있다. 그 밖에 키 패드는 큼지막한 편이어서 누르기 편하며 기능마다 단축 버튼을 만들어놓아 쓰기 편하다.
아쉬운 카메라 기능, 한글 명함 인식 기능은 ‘Good’
PH-K1000VT는 사양으로 따진다면 갖출 건 다 갖췄다. 310만 화소를 지원하는 카메라 기능과 FM 라디오 수신 기능은 물론이고 MP3 재생 기능도 갖췄다. 놀랄 것 없는 사양이지만 역시 이런 것보다 중요한 건 성능이다.
일단 카메라 기능. 너무 이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310만 화소라는 말에만 얽매여 이 제품을 구입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폰카가 그렇듯 밝은 곳이나 매크로 모드에서의 촬영은 꽤 뛰어난 편이지만 전반적으론 카메라 기능이 뛰어나지 않다. 310만 화소라는 것이 구매 포인트가 되긴 어렵다는 얘기다.
PH-K1000VT는 CMOS 방식의 310만 화소짜리 렌즈를 채택했는데, 일단 반응 속도가 너무 느리다. 반응 속도가 느리면 생길 일은 뻔하다. 잘 흔들린다는 것이다.
최대 해상도는 2048×1538. 외부 메모리를 지원하는 제품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MP3 기능까지 지원하는 모델이라면 내장 메모리 100MB 외에 조금 더 많은 공간 확보를 위해 외부 메모리를 지원했으면 하는 바램은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욕심을 조금 버리면 이 제품의 카메라 기능도 무난한 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풍경, 인물, 접사의 3가지 모드로 초점을 맞춰서 찍을 수 있어 촬영 여건은 훨씬 좋다.
PH-K1000VT로 찍은 사진 갤러리
PH-K1000VT의 MP3 기능은 일단 아무런 제한 없이 PC에 있는 MP3 파일도 옮길 수 있다는 게 장점. 또 폴더를 여닫은 상태에서 모두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음질은 요즘 고급형 제품에서 지원하는 듀얼 스피커가 아닌 게 아쉽지만 음질 자체만 평하자면 깔끔하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TV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PH-K1000VT라는 제품 자체가 눈길을 끌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이기도 하다. 핌 같은 서비스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외장 튜너를 달아서 TV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지만 요금은 공짜다. 10만원대의 외장 튜너를 따로 달아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그렇다면 외장 튜너를 달아놓으면 TV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리뷰에 사용한 제품이 테스트 버전이긴 하지만 일단 외부 안테나를 이용해 TV 신호를 잡는 것이니 정식 버전과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테나로 잡은 TV 신호에서 깨끗한 화질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냥 한 자리에서 본다면 신호를 잘 잡아서 볼 수 있지만 휴대하면서 TV를 본다는 건 사실상 힘들다는 얘기다. 그 밖에 게임을 따로 지원하지 않지만 대신 FM 라디오 수신 기능을 지원해 심심하지 않게 퇴근길 지하철의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겠다.
사실 이 제품의 쓸만한 기능은 의외의 장소에서 찾게된다. 제품에 관심을 갖는 독자라면 보통 TV나 디자인에 눈길이 가겠지만. 쓸만한 기능이란 바로 카메라를 활용한 한글 명함 인식 기능. 접사 모드로 놓은 뒤 카메라로 명함을 찍으면 이름, 휴대폰 번호, 사무실 전화번호의 3가지 영역으로 나눠서 한글을 인식해서 저장할 수 있다. 100% 인식되는 건 아니지만 인식률도 꽤 훌륭하다. 또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건 이름, 휴대폰 번호, 사무실 번호별로 확인 절차를 거칠 때 수정할 수 있다.
PH-K1000VT는 여러모로 재주가 많은 제품이지만 그 탓에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세련된 디자인과 MP3 기능, 한글 명함 인식 기능 등엔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정작 가장 눈길을 끄는 카메라와 TV 기능에선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엿보인다. 멋지고 재주 많은 친구지만 욕심이 조금 과했던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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