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업중심의 인터넷을 대중들에게 돌려주는데 큰 역할을 한 웹로그가 기업 툴 분야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미디어 비즈니스’.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인 하스 비즈니스 스쿨에서 열리고 있는 블로그온2004의 핵심주제다. 지난 22일과 23일 양일간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 블로그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추종자들, 엔지니어들은 각각 기업과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 온라인 일기가 얼마만큼의 영향력과 전망을 가지는가에 대해 논의했다.이중에서 MS는 기업에게 블로그가 얼마나 유용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예다. MS의 플랫폼 부서장인 렌 프라이어는 “MS가 기업의 투명성이나 내부공개에 있어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며 “블로그는 고객들과 공개적이고 정직하게 의사교환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MS는 PR 담당자들은 물론 관계사들에게까지 회사의 메시지를 철저하게 통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프라이어는 블로그의 도입으로 이 같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앙 집중화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1000명 이상의 MS 직원들은 별다른 제재 없이 자유롭게 웹로깅을 하고 있다. MS는 지난봄부터 '채널 9'이라는 개발자용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다. 채널 9은 비행기 승객들이 조종사와 관제탑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방송 채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프라이어는 MS고객을 비행기 안의 승객과 비교하며 고객이 기업내부 운영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들을 수 있다면 필요 없는 근심걱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고객들도 비행기 승객들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마치 4만피트 상공에서 한 시간에 690km 속도로 가는 비행기에 갇혀있는 기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MS 사이트에 블로그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70만명에 이르는 사용자들이 다녀갔다. 이 사이트는 MS 직원들의 블로깅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으며 방문객들이 방문해 읽어보거나 질문, 답변을 할 수 있게 돼있다. 컨퍼런스에는 MS와 블로깅 소프트웨어 판매업체인 식스 어파트의 창립자도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블로깅을 통한 기업의 투명성을 주제로 이야기 했다.한편 식스 어파트는 가격인상과 라이선싱 정책변경 발표 후 블러그 사용자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식스 어파트의 사장 메나 트롯은 “하룻밤 사이 우리는 MS보다 더 나쁜 회사가 됐다. 우리가 블로깅 업계의 MS가 된 것이다. 같은 입장에 있는 MS와 함께 토론회에 참석하니 반갑다”며 씁쓸함을 표시했다.식스 어파트를 비롯해 오랫동안 블로깅업계에 몸담아오던 한 관계자는 이번 컨퍼런스의 인기를 통해 비로소 블로깅이라는 매개체가 기업들에게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마련 됐다고 말했다. 식스 어파트의 부사장 어닐 대쉬는 “2년 전만해도 '블로그'란 단어가 들어간 주제로 컨퍼런스가 열릴 것이라는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이것은 블로깅이 성숙했다는 표시이며 이제는 블로그가 명실상부한 비즈니스 툴이 됐다는 신호다"라고 말했다.대쉬는 다소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기업에서 블로깅을 사용하면서 회사들이 ‘기업적 이미지’를 벗고 좀 더 ‘인간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쉬는 블로그가 ‘대학 컨퍼런스에서 다뤄지는 전문 분야’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대쉬는 “나머지 95%의 사람들도 우리가 개척해야 할 대상이다. 여기 모인 이들이 블로그 확산을 위해 뛸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