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50Mbps급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서비스에 제동이 걸렸다. KT는 50Mbps급 VDSL 서비스를 위해 코어세스, 미리넷 등 4개사의 장비를 구매, 올초부터 현장 설치에 들어갔지만 최근 이 장비에서 품질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29일 KT 및 관련 장비업체에 따르면, 올초부터 KT에 장비 공급을 시작한 코어세스, 미리넷, 다산네트웍스, 텔리언 등 4개사의 장비 일부에서 당초 장비성능시험(BMT)시 제안한 부품이 아닌 다른 부품이 사용된 제품과 다른 모델의 제품이 납품됐다. 이에 따라 KT는 관련 업체에 대한 제재 수위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현재 KT는 장비공급 업체와 협의를 통해 BMT시 제안한 장비와 같은 모델로 재납품을 요구하는 한편 변경된 부품이나 디자인이 바뀐 기판은 전량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KT는 당초 제안한 장비와 다른 제품을 납품한 업체에 대해서는 KT 납품 및 상당기간 입찰 참여 제한 등의 제재조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KT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이번 주중으로 작성해 경영진에 보고하고 관련 업체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알려졌다.KT의 장비 공급권을 확보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A사는 원가조정 차원에서 다른 부품을 이용해 제작된 장비를 KT에 납품해 적발됐으며, B사는 당초 8층으로 만들어야 하는 PCB기판을 4층으로 줄여 납품했다. 또 C사와 D사는 수개에서 수십개의 부품을 초기 모델이 아닌 새로운 부품이나 다른 제조업체의 칩셋을 탑재해 공급했다.현재 A사는 공급된 2만회선의 장비 중 1만 회선 분량의 장비를 교체해야 하며, B사는 납품한 전제품을 교체해야할 상황이다.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이번에 발각된 문제는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서비스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반면,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저가로 장비를 납품 받기 위해 장비업체들에게 무리한 가격할인을 요구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KT의 최저가 입찰방식에 따른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이 관계자는 "KT가 정상적인 제품에 대해 정상적인 가격으로 구매했다면 이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장비업체로서 원가 절감차원에서 다른 부품을 일부 탑재한 것은 잘못이지만 생존을 위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해명했다.한편, 이번 KT의 장비 납품 문제는 KT의 품질관리 및 감독체계의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당초의 원칙대로 50Mbps급 VDSL 장비에 대해 전수 품질 검사를 실시했다면 사전에 문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KT의 업무 편의주의에 따라 납품 및 품질검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