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지 만 20년. 역사는 짧았지만 가장 성공한 한국의 대표 산업이 됐다.이동통신 서비스의 모태였던 SK텔레콤(www.sktelecom.com)도 29일 창사 20주년을 맞았다.84년 3월 29일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의 위탁회사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현 SK텔레콤)는 구의동 광장전화국 한구석 셋방에서 32명의 직원으로 출발했다. 이 회사가 차량전화(일명 카폰)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첫 해 가입자는 2658명, 매출액은 3억 9000만원에 불과했다.지금 휴대폰 가입자는 무려 3500만 명. 최대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가입자 1830만명, 매출 9조 5000억원, 순이익 1조 9000억원 규모의 세계적인 통신사업자로 부상했다.경쟁정책 도입으로 시장 팽창한국이동통신사에 한 획을 그은 휴대폰은 88년 서울올림픽대회 지원을 목적으로 처음 탄생했다.이동통신 시장의 팽창은 정보통신부가 경쟁정책을 도입하면서부터다. 제2이동통신사업자로 신세기통신이 선정됐고 그 뒤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로 KTF, LG텔레콤, 한솔PCS 등 3사를 선정해 이동전화 회사는 5개로 불어났다.무선호출 사업자와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자까지 포함하면 전국에 걸쳐 수십 개에 달했다.우여곡절은 많았다. KTF와 LG텔레콤 등 극소수 회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업을 접었다. 제2이동통신사업자 자격을 반납했던 SK가 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것은 행운이었다.정통부의 경쟁 도입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이동통신 시장을 넓히는 데는 공헌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업자를 허가함으로써 중복투자와 경영난을 초래한 것은 분명히 정책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결국 20년 이동통신 역사에서 가장 이익을 본 회사는 SK텔레콤이다. 특히 2002년 신세기통신을 합병하면서 국내 제1통신사업자인 KT를 위협하는 강자로 우뚝 서게 됐다. 이미 수익성 면에서는 KT를 압도한다.CDMA 상용화가 기폭제이동통신 시장은 90년대 중반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면서 전환기를 맞이한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기술표준으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선택할 것인가, TDMA(시간분할다중접속)방식의 GSM(유럽표준)을 선정하는가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결국 CDMA가 단일 표준으로 선택됐다.이를 계기로 한국 통신산업은 장비와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유례없는 고성장을 구가하며 시장규모에서 국내총생산(GDP)의 6%(40조 4148억원)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휴대폰의 수출액은 반도체·자동차와 어깨를 견준다.미국 일본 유럽 제조사들이 주도하던 세계 통신기기 시장 판도도 바꿔놨다. 세계 10대 단말기 제조사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팬택&큐리텔 등 3개 업체를 보유하고 있다.반면 기지국 등 통신장비는 단말기의 그늘에 가려 오히려 위축됐다. 세계적인 전자교환기 수출국이라는 명성은 퇴색했다.최근에는 음성서비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새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성장동력 이어갈 책임이제 컨버전스(통합)와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 환경에 접속) 환경에 맞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임무가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 3사에 주어졌다.통·방 융합 시대에 가장 빨리 적응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위성을 통해 다채널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에 뛰어들어 오는 7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 디지털 홈 네트워크, 휴대인터넷 사업도 준비중이다.해외시장 개척은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99년 몽골 제2이통사업자 스카이텔(Skytel) 지분 인수를 통해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3년엔 베트남에서 에스폰(S-Fone)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지난 2월엔 차이나유니콤과 중국 최초의 합작 통신서비스업체를 설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