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폰 음악저작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음원저작권단체와 이동통신사·제조사가 한자리에 모여 협상을 벌였으나 뾰족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6개 음원권리자 단체와 6개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는 8일 오후 3시부터 마포구 서교동 한국음원제작자협회 사무실에서 MP3폰의 음악저작권 허용범위를 두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이날 협상은 음원권리자단체가 최근 `무료 MP3 파일의 재생이 가능한 MP3폰을 출시할 경우 10일부터 음원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으로,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측에서는 LG텔레콤을 제외한 삼성전자·LG전자·SK텔레텍·팬택&큐리텔·KTF·SKT 등 6개사가 참석했다. 음원권리자측에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예술인단체연합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한국연예제작자협회·한국음반산업협회·디지털음원관리자단체 등 6개 단체가 참석했다.이날 양측은 약 3시간동안 공방을 벌이며 타협점을 찾았으나 양측이 MP3폰의 DRM 허용범위에 대한 입장이 달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신 양측은 국내 음악산업을 보호하고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불법 음악파일로 음악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추후 음악저작권단체들이 이통사 및 제조업체들과 개별적으로 협의를 갖고 협상을 진행해나가기로 했다.이날 협상에서 이동통신 시장 부동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가능하면 음원저작자단체들의 의견을 존중해 무리하게 MP3폰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낮은 LG텔레콤은 MP3폰 출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KTF는 만약 경쟁사가 PC의 MP3파일을 휴대폰으로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는 MP3폰을 출시한다면 휴대폰 사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후 출시할 수도 있다는 다소 유동적인 입장을 보였다.제조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7일간 동안만 무료로 MP3를 들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즉, PC에 DRM을 적용한 MP3 변환툴을 설치, MP3 파일을 SMP 파일로 변환해 휴대폰에서 7일간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음원권리자단체가 주장하는 개인용 MP3 파일에 대한 단말기 내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은 개인 소유의 어떠한 MP3 파일에 대해서도 PC에서 단말기로의 다운로드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노키아의 `MP3폰'이나 애플의 `아이팟' 등 경쟁 디바이스와의 형평성에서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이날 회의를 통해 음악저작권단체들은 당장 10일부터 음원공급을 중단한다는 기존 입장에서는 한발 후퇴했지만 이통사들이 MP3폰을 출시하면 언제라도 음원공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단체 한 관계자는 "연간 1500만~1600만대의 신규 휴대폰이 판매되는데 이 휴대폰이 모두 MP3폰으로 교체되면 기존 MP3플레이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파괴력을 갖는다"며 "이 경우 애써 구축한 유료 음악서비스의 기반은 물론 음악시장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이통사들의 협조를 요청했다.한편 음악저작권단체는 9일 4시에는 레인콤을 비롯해 한국디지털오디오기기협회 소속 MP3플레이어 업체들과도 만나 MP3플레이어의 음악저작권에 대해서도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