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형 PC「노트북도, 데스크톱도 아니다」

일반입력 :2004/02/16 00:00

John G. Spooner 기자

뚜껑이 여닫히는 조개껍데기 형태의 전통적인 노트북 디자인에서 탈피한 새로운 휴대형 컴퓨터 프로토타입을 인텔이 이번 주 선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공개될 3가지 제품 중 하나인 이 휴대형 컴퓨터 프로토타입은 올인원 데스크톱과 같은 기능을 갖췄으며, 데스크톱과 노트북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상에 위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2가지 컴퓨터는 기업용 노트북이다. 이들 3가지 제품군은 통틀어 ‘플로렌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플로렌스 '디지털 홈'으로 통하는 개인용 제품은 17인치 와이드 LCD를 갖췄으며, 외양은 소니 ‘바이오 W’와 같은 올인원 데스크톱과 유사하다. 인텔 모바일 제품그룹 수석 기술 에반젤리스트(CTE)인 마이크 트레이너는 “이 제품은 집안 이곳 저곳으로 들고다닐 수 있지만 베터리를 포함한 무게가 약 3.7kg에 불과하다는 것이 기존 올인원 데스크톱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제품은 사용자가 먼저 경향을 정립하고, 제품이 그 뒤를 따라가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 수년간 가정용 데스크톱 PC를 노트북으로 대체해왔다. 작은 크기가 장점인 노트북은 동시에 키보드와 화면이 고정된다는 단점도 갖고있다. 즉, 몇 시간씩 사용하기에는 불편했다.

트레이너는 “플로렌스 디지털 홈은 가벼운 무게 등 인텔 센트리노 기술이 제공하는 모든 장점을 활용함과 동시에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베젤에는 디지털 카메라, 스피커, 마이크가 부착돼 있다. 키보드는 화면 뒤로 집어넣을 수 있으며, 금속으로 된 받침대는 접을 수 있어 움직일 때 편리하다. 트레이너는 “우리는 사람들이 이를 휴대용 TV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또 인터넷전화(VoIP)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화기 부착공간도 마련돼 있으며, 리모콘을 이용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802.11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내장돼 디지털 홈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 지문 인식기 및 스마트카드 리더로 보안을 강화했고 중요 컨텐트를 위해 인증 기능을 채택했다.

실제 판매까지는 1∼2년 더 걸릴 듯

트레이너는 디지털 홈 프로토타입이 이번주에 선보이긴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플로렌스 제품군은 2005년 선보일 자동차의 컨셉트 모델과 같다. 이론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특히 가정용 제품의 경우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에 2004년부터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사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조업체들이 플로렌스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면 인텔 센트리노 차세대 버전인 ‘소노마’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센트리노는 펜티엄M 프로세서 및 관련 칩과 무선 모듈을 한데 묶은 무선 노트북용 칩셋이다.

트레이너는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 없이는 이만한 크기와 무게에 맞는 컴퓨터는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면서 “3.7kg은 가정에서 사용되는 게임기보다도 가벼운 무게”라고 강조했다.

플로렌스 디지털 홈이 주목은 끌게 되겠지만 올인원 데스크톱은 전통적인 일반 데스크톱이나 노트북보다 판매가 부진했다. 실제로 IBM은 2002년 올인원 제품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이후 2003년 데스크톱 모델쪽으로 조금 더 치우친 ‘컨버터블’ 씽크패드 디자인을 2종류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 몇개월 사이 애플컴퓨터, 게이트웨이, 그리고 벤처기업인 펄햄 슬론에서 신형 올인원 데스크톱을 출시했다.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인텔은 ‘노트북 프로세서를 탑재한 데스크톱’ 개념이 조금 별나긴 하지만 플로렌스 컨셉트 모델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레이너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동성과 자유로움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시장 세분화와 디자인 조정 등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주에 발표될 프로토타입 중 디지털 홈을 제외한 나머지 2개의 기업용 노트북은 12인치 화면의 경량형 모델인 ‘온더고’와 출장 및 원격근무에 최적화된 15.4인치 와이드 화면의 ‘버추얼 오피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