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입의 기술(The Art of Intrusion)’이란 가제의 새 책에는 실제로 일어났던 해킹 일화들이 주로 실릴 예정이지만 당국이나 피해자들의 제재를 막기 위해 공격자의 실명은 밝히지 않을 것이다.미트닉은 이미 은퇴한 해커들에게 경험담을 얘기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책에 실릴 일화 중 최고작에 500달러, 그리고 마지막 교정본에 뽑힌 모든 이야기에 200달러씩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미트닉은 미국에서 전화를 통해 ZDNet 호주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밝혀지지 않은 가장 은밀한 해킹 일화들, 즉 아슬아슬하고 정교하며 혁신적이고 교묘한 것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사한 종류의 공격 경로나 취약성을 두 번 이상 쓰진 않을 것이다. 나는 물리적인 부분이 포함된 정교한 작전에 의거해 네트워크 호스트와 개인 보안 취약성을 활용, 매우 다양한 공격 방법으로 해킹을 시도한 사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케빈 미트닉은 미 정부가 컴퓨터 범죄자의 본보기로 그에게 5년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는 재판을 받기 전에 이미 4년을 복역했으며 8개월동안 강제로 독방 생활을 하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다. 미트닉은 독방 생활을 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 “만약 내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자유만 주어져도 핵전쟁을 발발시킬 지 모른다고 정부가 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982년 처음 조사를 받은 이래 계속 컴퓨터 범죄법 위반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미트닉은 정부가 1993년 1월 그의 집행유예 가능성 유무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자 도시를 이탈해 도피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에릭 웨이스 등 여러 가명을 사용했으며 한 법률회사에서 시스템 관리직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미트닉은 도피 생활 2년만인 1995년 FBI에 의해 체포됐으며 미트닉의 추적부터 체포까지의 전 과정이 ‘테이크다운(Takedown)’이란 소설로 극화됐다. 이 소설은 같은 제목의 영화도도 만들어진 바 있다.테이크다운 소설의 저자는 미트닉의 경쟁자이자 보안 전문가이며 FBI의 미트닉 추적을 도와준 쓰토무 시모무라와 뉴욕 타임즈의 기자 존 마코프다. 미트닉은 출판되지 않았던 최신 저서의 한 장에서 테이크다운에 가차 없이 비평을 가한 바 있다미트닉은 지난 2000년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감옥에서 출소했다. 출소 조건은 바로 그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지만 정부는 책을 쓰는 문제에 대해 융통성을 보였다.미트닉은 “보호관찰 기간이 말소되기 이전에 컴퓨터를 쓰도록 허가해줬다. 비록 인터넷 사용은 허용되지 않았지만 책을 쓰기 데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 방법이 더 어렵기는 했다. 원고가 담긴 플로피 디스크를 공동 저자에게 보내야 했다. 이것이 우리가 소위 메일(우편)을 이용해 자료를 교환한 방법이었다”라고 밝혔다.그러나 미트닉은 “이제 제한은 없어졌고 생산성이 증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이메일이라는 매우 놀라운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너털거리며 말했다.미트닉의 보호관찰 기간은 올해 1월 말소됐으며 이제 그는 인터넷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석방 합의안의 조건에 따르면 사치에 가까운 행각이었던 미국 출국도 가능하게 됐다.미트닉은 “최근 전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브라질에도 갔었고 얼마 전에는 포르투갈에서 돌아왔다. 나는 체코, 폴란드, 스페인, 그리고 핀란드의 헬싱키에도 갔었다”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재밌는 사실은 예전에 내가 해킹했던 회사인 노키아 모바일 폰이 현재 내 책을 후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를 용서해줬다”고 말했다. 미트닉이 자신의 악명높은 평판을 순순히 받아들이자 인생 역전의 기회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는 애초 석방 조건 때문에 직업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직업을 찾는데 유명세가 어느 정도 유용했다고 전했다.그러나 미트닉은 “내 이름에 매겨진 가치나 상표 같은 부분은 모두 ‘케빈 미트닉’ 사건을 통해 선정주의 언론들이 붙인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공상주의 작가나 별난 컨설턴트, 또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보안 전문가가 됐을 것”이라고 신랄하게 언론을 비난했다. 그는 “내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지난 시간동안 내가 경험했던 시련과 고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명성은 사업에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미트닉은 내년 9월 출판사에 탈고된 원고를 넘길 계획이다. 만약 미트닉의 새 책에 실릴만한 얘기꺼리가 있다면 hacks@defensivethinking.com으로 메일을 보내라. 미트닉의 흥미를 끄는 사례라면 아마 새 책에 실릴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