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융합 시대의 인프라「BcN」주목

일반입력 :2003/12/24 00:00

김지영 기자 기자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는 지난달 17일 광대역통합망(BcN) 구축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IT 신성장동력 핵심기반 마련을 위해 2010년까지 2조원 가량의 재원을 투자해 핵심기술과 서비스 개발, 첨단 연구개발망 등을 구축·운영한다고 밝혔다.

정통부가 그리는 BcN이란 통신·방송·인터넷이 융합된 품질보장형 광대역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나 끊김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통합 네트워크를 말한다.

내년을 시작으로 2010년 통합망 완성 밑그림

BcN에 대한 큰 밑그림은 2010년까지 이어진다. 내년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는 유무선 연동과 통신방송 초기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2단계로 2007년까지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2010년에 광대역 통신, 방송, 인터넷 통합망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BcN은 상당히 큰 그림이다. NGcN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망이 기반이 돼야 하며, MPLS, IPv6 등과 같이 개방형서비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전달망 고도화 작업이 따라줘야 한다. 더불어 가입자망의 고도화를 위한 FTTH와 이더넷, 보안 등 수많은 요소 기술들이 통합돼 있다. 애플리케이션 면에서 보자면 홈 네트워크, 통신, 방송 융합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들까지 엮어져 있다.

BcN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이는 국내 IT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가 기본 목표하에 만들어진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국내 IT 기술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다.

그동안 국내 초고속정보통신망은 속도나 요금 등에서 세계 최고이지만,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가입자 증가율 둔화로 통신사업자들이 신규 수익창출이 어려워지고, 그에 따른 투자가 위축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이 BcN이라는 것이다.

관련 장비와 서비스 창출로 IT 산업 부흥 유도 목적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박권철 부장은 2000년을 정점으로 기존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포화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품질 비보장과 보안 부재,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등으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쉽게 수용하고 품질이 보장되는 BcN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개방형 API, IPv6, 패킷 기반의 NGN, 유 무선 통합 기술을 적극 개발 중이며, 백본 전송속도를 테라급으로 높이는 DWDM, 테라급 라우터 등과 가입자 속도를 수십Mbps 이상으로 높이는 FTTH 등이 활발히 개발 중이라고 말한다.

정통부는 향후 2010년까지 약 67조 원의 BcN 관련 민간투자를 유발함으로써, 2010년 관련 장비와 서비스 생산액이 95조 원에 달하고 135억 달러의 수출과 37만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한해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됐던 NGN이나 NGcN과 BcN은 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아마도 개념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에 대해 LG 전자의 임병근 그룹장은 유·무선 및 통신방송 등이 융합되는 정보통신 환경에서 품질이 보장되는 광대역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끊김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통합 네트워크가 BcN이다. 즉, NGN 유선 통신망에 All IP 이동통신망과 방송망을 더한 NGcN이며, 그것이 또한 바로 BcN이다라고 설명한다.

결국 BcN은 NGcN이 망 중심으로 명명됐던 개념에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는 개념이 포함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용어인 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 BcN 향해 본격 장비 개발 돌입

현재 BcN 구현을 위해 국내 개발업체들이 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선도 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 뿐 아니라 다산 네트웍스와 같은 중소벤처들도 이 시장을 향해 준비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소프트스위치, MPLS 스위치와 라우터, 미디어 게이트웨이, FTTH, RG, 홈 게이트웨이 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유무선 통합망 구축을 위한 다양한 장비들을 개발하고 있는데, 소프트스위치, 액세스 게이트웨이, 트렁크 게이트웨이, 와이어리스 게이트웨이, MSG 등을 개발했다. MSG는 IP 멀티미디어 서비스 지원에 요구되는 QoS, 인증 및 과금 등을 통합 지원하는 서비스 노드 장비이다. 이 장비는 정책 기반의 PDP(Policy Decision Point)와 연동되며, IP 트래픽 관리가 가능하며, QoS IP 가입자 인증과 QoS IP 망 보호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BcN과 같은 거대한 그림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들은 아직도 너무나 많이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현재 BcN을 추진하기 위한 국산 기반 장비들이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취약하다는 점이다.

원천 기술의 국산화 시급한 과제

국내 장비 시장의 외산 비중은 통신망이 고도화될수록 더욱 늘고 있다.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라우터 등 주요 전달망 장비의 국산화는 시급한 과제이며, 요소기술 확보를 위해 스위치, 네트워크 프로세서 개발을 독려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는 정통부도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외 전문업체와의 공동개발을 적극 검토하며, WDM 등 기간전송 분야의 기반기술 확보는 연구소 중심으로 지속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상용화된 이더넷, xDSL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PON 기술 중심의 FTTH 기술개발의 지속적인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핵심 칩과 모듈 등 원천 기술과 신기술 방식에 대한 독자적인 방안 마련도 과제로 남아있다. 글로벌 1위라는 CDMA이나 ADSL의 사례만 봐도 이 두 기술은 년간 수천억원대의 로열티를 외국업체들에 지불하고 있다. 이점은 반드시 BcN을 추진하는데 있어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IT 산업을 활성화하고, 장비 업체들의 개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BcN의 가치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지금껏 정부 주도로 진행됐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표준에 얽매여 정작 국내 개발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전문가는 남들이 가는대로, 표준을 따라 그렇게 간다면 BcN 프로젝트가 현실성 있는 것은 될지 모르나 국내 산업의 영향력을 진정으로 고취시키는 역할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껏 나온 기술들의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이를 취합해서 진정으로 한국이 IT 강국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공략한다면 BcN은 의도한 바의 효과를 십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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