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P가 지난 2일 여러가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신제품을 발표했다. HP는 서버용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을 확장하고 이를 프린터와 PC 제품에까지 확대 적용했다.이에 따라 HP 유닉스 서버 고객들은 필요한 컴퓨팅 능력만큼 자동으로 프로세서 수를 늘이거나 줄여 컴퓨팅 능력을 사용한 비용만 지불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옵션은 2004년 1월부터 아이테니엄 기반의 새로운 서버 제품군인 인티그리티 미드레인지 모델에도 적용된다.관심을 끄는 대목은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이 PC와 프린터까지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HP는 중앙 집중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는 블레이드 PC를 2004년 1분기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HP는 “블레이드 PC를 이용하면 시스템 관리가 더 쉬워질 것”이라며 “기업들은 임시직 직원용 PC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하드웨어 한 대를 여러명이 공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은 프린터에도 도입된다. 소모품의 소비량을 모니터링하는 ‘미터링 기술’을 이용한 방식으로, 레이저 프린터 토너 등 필수 소모품이 떨어지기 전에 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불필요한 재고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HP는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을 적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업무량의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하는 컴퓨팅 시스템, 즉 어뎁티브 엔터프라이즈(AE) 전략이 다소 혼란스러운 개념임은 HP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현재 HP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N1과 IBM의 e비즈니스 온디맨드 개념 등과 경쟁하면서, 동시에 복잡한 컴퓨팅 기기의 운영비용을 절감하라는 고객들의 절박한 요구에 직면해 있다.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애널리스트 로라 쾨츨은 “HP는 가격이 비싸지만 유용한 유틸리티 데이터센터 제품으로 초기 유틸리티 컴퓨팅 시장의 선두 자리를 선점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지난 5월 IBM이 씽크다이나믹스를 인수한 이후 HP는 선두자리를 IBM에게 내주었다”라며 “현재 유틸리티 컴퓨팅 시장은 IBM과 HP가 어깨를 나란히 견주고 있으며 썬은 다소 뒤로 처진 상태”라고 말했다.그는 “IBM과 HP의 강점은 고객들의 컴퓨팅 환경을 전담해 문제를 해결하고 자동화하는 서비스 그룹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모든 장비를 폐기처분하라고 권할 사람을 없다. 서비스 조직을 갖고 있는 유틸리티 컴퓨팅 업체들은 기존 장비와 새로운 장비 사이에 필요한 연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에 더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4일 HP가 발표한 대부분의 신기술들은 가상화에 기반하고 있다. 가상화란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는 하드웨어로부터 소프트웨어를 분리해 소프트웨어 작업을 이동하거나 재구성하는 것을 더 간편하게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 스토리지의 가상화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닫지 않은 상태에서도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스템의 용량을 손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HP의 인프라 솔루션 및 가상화 부문 담당 닉 밴더 쥡은 “가상화 뒤에 숨은 개념은 필요한 자원을, 필요할 때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는 썬, IBM, CA인터내셔널, 베리타스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뿐 아니라 HP AE 전략에 있어서도 핵심 구성요소다. AE의 또다른 구성요소로는 작업 부하를 특정 하드웨어에 할당하는 ‘프로비저닝(provisioning)’이 있으며, 미터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필요한 컴퓨팅 용량만큼 충분히 지원하는 ‘서비스 수준 협약(SLA)’도 있다.SLA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워크로드 매니저’다. 밴 더 쥡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나 BEA시스템즈의 애플리케이션 서버 소프트웨어를 이용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만큼 프로세싱 컴퓨팅 용량을 자동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오라클과 BEA 제품일 경우 0.25초 만에 간단히 구체화할 수 있다”며 “워크로드 매니저는 1, 2, 4 또는 10개 단위로 중앙 프로세싱 용량을 추가할 수 있으며, 서버 용량을 크게 늘리거나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벤 더 쥡은 “워크로드 매너저는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과 함께 고객들이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자체 가격은 서버 프로세서당 1000~2000달러”라고 말했다.블레이드 PC, 대당 연간 평균 1200달러 절약벤처기업 클리어큐브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블레이드 PC 기술은 HP ‘CCI(Consolidated Client Infrastructure)’ 시스템에 적용됐다. 가격은 시스템당 1500달러로, 여기에는 블레이드와, 이 블레이드를 사용하기 위한 씬 클라이언트, 교육과 지원 비용이 포함된 것이다. 블레이드 만의 가격은 799달러다. HP는 CCI를 이용하면 사용자 한명당 연간 평균 1200달러를 절약해 4년간 비용의 50%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CCI 마케팅 담당 태드 보드만은 “각 블레이드 PC는 개별적인 윈도우 XP 프로페셔널 버전으로 구동되지만 사용자의 파일들은 네트워크 스토리지에 저장된다”며 “블레이드 PC를 이용하면 데이터가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데이터의 60%가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되며 데이터를 백업해 두는 사용자는 전체의 4% 이하에 불과하다”며 “블레이드 PC를 이용하면 PC가 고장난 경우 새로운 블레이드 PC에 로그인해 중앙 저장 시스템에서 기존 파일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미국 볼크스웨건의 한 부서인 볼크스웨건크레딧, 유나이티디스테이츠스틸과 같은 업체들은 HP BL10e 블레이드 서버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하지만 HP는 내년 1분기부터 판매되는 블레이드 PC는 트랜스메타의 1.1GHz 에피시온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블레이드 서버를 채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IT 관리자들이 중앙 집중식 관리 시스템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블레이드 PC를 도입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다고 전망한다.일루미네이터의 애널리스트 대비드 프뤠드는 “클라이언트 블레이드는 기술적, 경제적으로 장점이 있지만 이를 도입하기에 앞서 문화적 장애물을 해결해야 한다”며 “직원들은 데스크탑 PC에서 즐렸던 자유에 익숙해져 있다. 블레이드PC를 도입하면 이런 자유를 박탈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그러나 CCI 마케팅 담당 보드만은 “기존의 데스크탑 PC 시스템은 동일한 컴퓨팅 환경을 구성해도 며칠만 지나면 사용자에 따라 천차만별이 되기 때문에 실제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알아내는데 곤욕을 치른다”며 “블레이드 PC는 PC 소프트웨어를 안정하게 유지해 관리자들이 프로그램 오류를 손쉽게 찾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블레이드 PC 기술을 도입한 볼크스웨건크레딧은 직원 1000명에 PC 1200대를 보유하고 있다. 볼크스웨건크레딧 IT 담당 잭 클로스터맨은 “현재 중소기업용 블레이드 PC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6월말까지만 해도 사용자가 200명 정도였지만 12월까지 5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블레이드 PC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자리를 이동할때도 PC를 옮길 필요가 없어졌으며 새로운 시스템 구성 비용도 저렴해 졌고, 시스템이 고장나도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으며, 관리하기도 쉬워졌다”고 말했다.블레이드 PC는 향후 유틸리티 컴퓨팅 부문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사용하지 않은 PC를 보다 진보된 프로비저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른 업무에 활용한다거나, VM웨어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PC 한 대로 여러대를 제어할 수도 있다. HP는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보드만은 “블레이드 PC에 사용자를 연결하는데 인터넷 트래픽 및 컨텐트 관리 솔루션인 ‘F5 네트웍스’의 할당 엔진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