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에서 작지만 알토란처럼 속이 꽉찬 기업을 꼽으라면 디지탈인사이드를 들곤한다. 컨텐트를 제공하는 업체로서는 드물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디지털 매니아들이 성장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는 기업이다.
회사이름 디지탈인사이드보다 디지털 카메라 전문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외 디지털 카메라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하루 방문자수 35만명을 유인해내는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매출 규모도 작지 않다. 2002년 55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올해 100억원 규모를 바라볼 정도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탈인사이드 김유식 대표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한다.
“매출의 대부분 공동구매를 통해 이뤄진다. 자연히 매출 규모에 비해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앞으로 좀더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매출 규모는 성장했지만,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수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컨텐트, 커뮤니티가 기반이다 보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듯한 느낌도 있다. 컨텐트, 커뮤니티를 통한 수익모델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공히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디시인사이드는 철저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임으로 밝히며 여러 가지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웹질서에 거꾸로 가자?
김유식 대표는 매니아로 통한다. PC통신 하이텔 시절부터 하드웨어에 관한 왕성한 호기심을 동호회 활동으로 충족시켰고, 일본 유학 시절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보며 국내에서도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곧 오리라는 예감을 갖게 된다. 이러한 예감은 회사 설립으로 이어졌고, 디지털 카메라 전문 정보로 승부수를 걸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커가는 라이징 시장이다. 대체 시장으로 갈 때까지는 초보자들이 많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보다는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도록 했다.”
그래서 리뷰 정보를 올리는 직원들도 모두 초보자로 선발했다. 스스로 알아가면서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제품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며 리뷰에 치중하니 디지털 카메라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자연스럽게 공동구매로 이어졌다.
“컨텐트를 제공하는 곳에서 쇼핑몰을 붙이면 객관적인 평과를 하기 어렵다. 또한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도 없다.”
이러한 정책 덕분인지 제품 리뷰에 영향력이 생기고, 공동구매로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가격을 낮춰 고객에게 제공하는 형태를 공동구매라고 하는데, 디시인사이드는 메이커로부터 의뢰받은 제품의 인지도, 수량, 가격, A/S 등을 고려해서 선정한다.
회사를 설립하면서 기존 웹질서에 거꾸로 가보자는 묘한 오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배너광고도 붙이지 않았고, 회원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방문자수가 들어나면서 작년부터 배너광고를 붙였지만, 비회원제는 여전히 고집하는 정책이다.
“이마트에 가면서 주민등록증 보여주는 사람 있는가. 우리는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은 마음대로 들어와서 보면 된다. 정보제공에 있어서는 이용자에게 어떠한 자료도 요구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회원제로 운영할 생각은 없다.”
커뮤니티에도 치밀한 전략이 필요
사용자 누구에게나 문을 활짝 열어놓는 개방정책이 디시인사이드의 성공을 만들어낸 요인 중 하나라면,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개방정책과 함께 만들어진 엄청난 커뮤니티이다. 디시인사드에서는 사용자가 풍성한 컨텐트를 양산해내고,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끼리의 커뮤니티도 활발하다.
“기본적인 제품 정보 이외에 대부분의 정보는 사용자 스스로가 만들어낸다. 디시인사이드는 장소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이 스스로 컨텐트를 만드는 형태이다.”
이들 매니아들의 특징 중 하는 왕성한 정보 생산력과 함께 독특한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재주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사진에 댓글을 붙여나가면서 문화 집단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때 포탈들의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딸녀가 대표적인 예이다. 딸기소녀의 줄임말인 딸녀는 딸기 2개를 들고 춤을 추는 듯한 포즈를 취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지금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딸녀는 그녀가 누구인가, 그녀를 찾아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전에는 광녀, 응삼 등의 사진도 비슷한 형태로 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사용자의 열광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디시인사이드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의 필수요소인 캐릭터로 뉴스꺼리를 만들고, 응삼, 딸녀와 같은 사진을 메인 페이지에 올림으로써 좀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김 대표는 사용자들이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약간의 개입,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하이텔 시절부터 동호회 활동으로 다져진 노하우, 즉 회원들이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어떤 식으로 문화를 만들어내는지를 알고 있는 덕분이다.
디카 시장의 폭발력 캐치
사업은 운칠기삼이라고 했던가. 사업의 성공비결을 물을 때 겸손하게 운대가 맞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김 대표도 디시인사이드의 성공요인중 하나로 디시인사이드의 오픈 시기가 맞아떨어졌다고 이야기한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줄은 몰랐다. 일본보다도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률을 살펴보면 폭발적인 성장력을 짐작할 수 있다. 2002년 40만대에서 올해 75만대 보급률로 두배 가까이 성장했고, 내년에는 1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장의 성장을 추동하는 초고속통신망 보급률이 1000만 가구를 넘어서 인프라도 탄탄한 편이다. 게다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젊은층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도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로 변하고 있다. 일기를 쓰더라도 영상과 결합하고, 블로그를 만들더라도 영상과 결합시킨다. 이러한 환경적인 변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디시인사이드는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전문 포탈로 간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성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한 디지탈인사이드에게 해결할 몇 가지의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은 시스템을 갖추는 일. 지금까지 김 대표의 개인적인 역량에 좌우하는 형태였다면, 좀더 시스템적으로 회사의 체계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또 하나는 수익모델의 다각화이다.
“디카 바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만드는 방법도 생각중이다. 자원이 한정된 작은 기업에게 테스트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도 여러 형태로 모색하고 있다.”
수익모델의 다각화는 모든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의 화두이듯이 디시인사이드에게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아직 디지털 카메라 이외로의 확장 전략은 어떠한가. 디시인사이드를 오디오, 캠코더, 미디를 아우르는 전문 포탈로 만들 계획이다. 디시인사이드의 성격이 애매모호해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별도의 사이트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밝힌다. 단기간 안에 이미 오디오, 캠코더, 미디로 자리잡 은 전문포탈보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인 디시인사이드 안에 하나씩 추가하는 형태이다.
“전자상거래를 하든,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든, 컨텐트 서비스를 하든 마지막에는 포탈의 모습을 띄게 된다. 디시인사이드도 포탈을 지향한다. 다만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의 메인 카피 ‘ IT is Life’처럼 유행을 만들고 창조하는 포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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