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예상대로, HP는 단일 콘솔에서 유닉스와 리눅스 그리고 윈도우 운영체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11일 발표했다. 또한 웹서비스용 관리 플랫폼을 선보이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과의 협력관계, 스토리지 업체 퍼시스트 테크놀러지 인수 등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HP는 다양한 IT 부서들을 마치 단일 기업처럼 운영해 이상적인 업무과정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인증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이 인증을 IT 서비스 업체뿐만 아니라 기업내 IT 부서 단위로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헬프데스크 업무용인 '오픈뷰' 서비스 데스크 소프트웨어와 관련, 업무 적용에 참고할 수 있는 문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는 오픈뷰 서비스 데스크 소프트웨어와 함께 구입할 수 있으며 별도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HP 어댑티브 엔터프라이즈 부문 수석 부사장 노라 덴즐은 “이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면 IT의 ‘적응형 관리(adaptive management)’가 가능하다”며 “적응형 관리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유지보수 비용 부담을 절감시켜, CIO들에게 다시 시스템 혁신에 투자할 수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ITSM(IT Service Management)과 같은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유연하게 IT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며 “이들 관리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수준에서 업무 과정을 애플리케이션에 반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HP ‘어댑티브 엔터프라이즈’ 전략은 컴퓨팅 자원을 유틸리티와 같은 서비스로 전환해 IT 운영비를 낮추는 것으로, IBM의 온디맨드 전략이나 썬의 유틸리티 컴퓨팅 등과 맥락을 같이한다.
HP가 서버 통합 관리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발표한 지난 11일, 델도 하드웨어와 MS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서버 관리툴 세가지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덴즐은 “델의 관리툴과 HP의 관리툴은 서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델의 제품이 주로 MS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췄다면, HP 제품은 이기종 컴퓨팅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델은 아마도 연구개발 협력사인 MS에 더 의존키로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HP가 개발한 통합 서버관리 소프트웨어 ‘HP 시스템즈 인사이트 매니저’를 이용하면 HP 프로라이언트와 인테그리티, 그리고 HP 9000 서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HP는 그동안 다양한 운영체제를 동시에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공을 들여 왔다. 인테리그리 제품군의 아이태니엄 서버들은 윈도우와 리눅스 그리고 HP-UX를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는데, 통합 관리툴이 있으면 각 운영체제별로 별도의 관리툴을 개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일루미나타의 애널리스트 고든 해프는 “HP의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통합 서버 관리툴은 추가 비용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HP가 서버 통합 관리툴과 함께 새롭게 선보인 웹서비스 제품은 ‘오픈뷰 매니지먼트 인티그레이션 플랫폼’이다. 이 제품은 HP가 토킹 블럭스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기술을 일부 이용한 것으로 기업 업무과정을 IT 장비에 반영하는데 이용된다.
덴즐은 이 제품의 효용을 설명하기 위해 사원이 웹포탈로 수당을 신청하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일반 기업의 경우 등록 시스템의 속도가 느려져도 IT 관리자들은 사용자들이 찾아와 불평을 해야만 알 수 있고, 또 한 시간에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등록을 할 수 있는지도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관리자들은 한 시간당 몇명의 사용자들이 등록할 수 있는지 등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으며, 스토리지 추가 등 시스템 성능을 높힐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는 지난 15년간 협력을 맺어온 SAP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다. HP는 “여러가지 업체의 기술을 동시에 사용하는 대기업들이 IT 환경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SAP과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P는 퍼시스트 테크롤러지 인수 조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올해로 2년째인 신생기업 퍼시스트 테크놀러지는 고속 복구가 가능한 스토리지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HP 네트워크 스토리지 솔루션 담당 밥 슐츠는 “HP는 이미 지난 몇 개월간 퍼시스트의 제품을 판매해 왔다”며 “HP가 퍼시스트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이유중에는 퍼시스트가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오래 존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고객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