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능 중고급형 그래픽카드「ATI 라데온 9600XT」

일반입력 :2003/11/07 00:00

정우석

지난 10월 30일 삼성동에서 ATI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신제품 발표회가 있었다. 이 행사는 ATI의 CEO를 비롯한 주요 간부들까지 참여한, 국내에서는 이례적인 행사였다. 한국이 절대적인 시장규모는 작지만, 최근 아시아 전체의 온라인 게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발표된 신제품이 바로 라데온 9800XT, 9600XT이다. 이 XT는 ‘eXTreme'의 약자로 이전의 9800PRO, 9600PRO의 후속모델로, 코어와 메모리의 클럭을 높여 성능을 향상시킨 모델이다. 더불어 이번 카탈리스트 드라이버 3.8 버전의 출시로 좀더 향상된 성능과 몇몇 추가 기능을 덧붙였다. 후속 코어가 출시되기 전 마지막 가교 역할을 하는 제품이라 하겠다.

9600XT는 500MHz의 코어 클럭과 600MHz의 메모리 클럭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번 XT 시리즈부터 적용된 Low-K 0.13마이크론 공정으로 제조되어 대중적인 메인스트림 제품군의 최정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번 리뷰에 쓰인 제품은 샘플 제품으로 아무런 패키지 없이 카드만 제공받아 진행됐다.

카탈리스트 3.8「성능·기능·안정성 모두 잡았다」

좀더 미세한 공정을 사용해 발열 등이 감소했지만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클럭이 높아진 것뿐이다. 간단하게 3D 마크 2001SE와 2003으로 테스트해 보았다.

벤치마크 점수만 보면 크게 뭐가 달라진 것을 알 수 없다. 사실 이번에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카드보다도 카탈리스트 드라이버 버전 3.8이다. 이번 XT와 함께 출시된 3.8은 성능향상보다 앞으로 새롭게 선보일 제품에 맞춰 드라이버 자체도 진화할 것을 보여준다. 달라진 점들을 살펴본다.

오픈GL과 D3D 설정 탭이 3D라는 탭 하나로 통일되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권장 설정 밑의 슬라이드 바를 움직이면 된다. ‘품질’ 쪽으로 바를 밀수록 필터링과 안티알리아싱이 고설정으로 바뀐다. 그 이외의 세부설정은 이전과 동일하다.

3D 탭의 ‘사용자 정의’ 버튼을 눌러보면 ‘스마트셰이더 효과’ 탭을 볼 수 있다. 이는 픽셀셰이더(Pixel Shader)에 미리 설정된 효과를 부과하는 것으로 여기서 효과를 선택하면 게임화면 등에서 효과가 발휘된다. 프리셋만 있고 세부설정을 할 수는 없기에 아직 활용도가 그리 큰 기능은 아니다.

게임 프로필 설정 기능은 특정 게임을 할 때 최적의 설정값을 프로필로 저장을 하고 필요할 때마다 저장해 둔 값을 불러오는 기능이다. 오픈GL과 D3D가 따로 저장된다.

기존에는 그래픽 카드가 다운되는 경우, 즉 그래픽 카드가 반응하지 않을 경우 기존에는 PC를 재부팅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VPU 리커버 기능을 설정해 놓으면 이런 경우에 자체적으로 그래픽 카드만 리셋을 시킬 수 있다.

언인스톨러 기능은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삭제에서 컨트롤 패널과 드라이버를 따로따로 지워줘야 했지만 3.8부터는 자체 언인스톨러를 제공하여 이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픽 카드의 TV 아웃 기능 사용시 TV 쪽 화면을 보면 꽉 차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조정패널의 위치와 크기조절 기능을 사용해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비율이 미묘하게 달라질뿐더러 이 또한 꽉 찬 화면이 되도록 조절하기 힘들다. 카탈리스트 3.8부터 제공되는 TV 오버스캔 기능을 사용하면 이것이 가능해 진다. 다만 화면의 사방 일부가 잘려나간다.

이 외에도 ATI 오버드라이브라는 기능이 새로이 탑재됐다. 이 기능은 자동적으로 그래픽 카드의 클럭을 조정하는 기능이다. 카드의 온도를 감지하여 온도가 기준치 이하이면 클럭을 높이고 온도가 안정선을 넘으면 다시 클럭을 낮춘다.

3.8 버전에서는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탭이 없지만 실제로 온도감지 센서가 달려있는 XT 시리즈에서는 이 기능이 동작하며 차후 버전 드라이버에서는 모니터링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현재는 코어클럭에 한해서만 작동하며 추후 메모리의 오버클럭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차기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단순히 클럭만 높인 제품을 소비자에게 던져주는 것은 이제 그래픽 카드 제조사의 관행처럼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번 XT 시리즈의 출시는 단순한 그것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가장 반갑다. 카탈리스트 3.8과 조화를 이루며 사용자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그래픽 카드 업계의 선두를 차지한 ATI의 발 빠른 행보를 계속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