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후지필름 파인픽스 S5000」

일반입력 :2003/10/22 00:00

Eamon Hickey

수퍼줌 디지털 카메라를 찾고 있다면 후지의 300만화소 10배줌 디카인 파인픽스 S5000를 물망에 올리게 된다. 아담한 크기에 10배 줌을 갖췄으며 고급기능도 많을 뿐더러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설계상 약점이 드러나며 화질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S5000은 그리 매력적인 제품이 아니다.

작은 SLR 분위기「물씬」

작은 SLR 모양을 띤 S5000의 그립감은 우수하다. 손에 쥐면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아주 작은 크기는 아니지만 수퍼줌 모델치고는 꽤 아담한 편이며 배터리와 미디어 포함 425g의 무게도 가벼운 축에 속한다.

본체에 탑재된 각종 제어버튼들은 자주 사용되는 기능을 빨리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후면의 다목적 4방향 패드는 너무 작고 조작감이 불확실하다. 또한 노출보정, 수동노출모드에서의 조리개 설정, 렌즈의 수동 포커스 설정을 위해서는 우상단의 버튼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손을 부자연스럽게 벌려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설정에 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후지는 두개의 버튼으로 메뉴에 접근하도록 설계했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이내 편하게 느껴진다. 메뉴시스템은 전체적으로 비교적 잘 표시돼 있으며 사용도 쉽다.

한 가지 바라고 싶은 것은 설정 메뉴에 깊이 들어가지 않고서도 RAW를 선택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다. 편리한 JPEG 해상도 설정과 같이 위치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10배줌 인상적, 화이트밸런스 지원 아쉬워

S5000는 인상적인 10배 줌을 지원할 뿐 아니라 고급 기능도 풍부하다. 촛점거리가 35mm 환산 37~370mm에 달하며, 조리개는 광각에서 f/2.8, 망원에서 f/3.2부터 시작된다. 그 밖에 광각 및 망원 컨버터 렌즈와 필터를 장착할 수 있는 어댑터를 부착할 수 있다.

노출모드로는 완전자동, 프로그램 자동, 조리개 우선, 셔터 우선, 4개의 장면 프리셋 등이 있다. 특히 수동노출모드에서의 미터링 디스플레이는 상당히 유용하다. 측광 방식은 평균, 중앙 중점, 스폿 등 세 가지를 지원하며 노출보정 및 자동노출 브래키팅을 활용해 좀더 자세히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S5000의 큰 결점 중의 하나는 바로 커스텀 화이트밸런스 기능의 부재다.

후지의 슈퍼 CCD 센서와 프로세싱 시스템으로 인해 S5000은 300만화소 센서로 600만화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JPEG 사진의 경우 세 가지 저해상도로도 저장할 수 있다. JPG 압축 수준은 한 가지에 그친다.

RAW 포맷으로도 저장할 수도 있다. 이 포맷은 압축 손실이 없으면서도 비슷한 해상도의 TIFF 포맷보다 60~70% 작은 용량만을 차진다. 이 파일은 함께 제공되는 RAW 파일 컨버터를 통해 TIFF 사진으로 변환할 수 있다.

S5000의 동영상 능력은 평균 이상이다. 320x240 비디오 클립을 사운드와 함께 초당 3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속도 빠른 편

S5000의 속도는 동급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을 맴돌았다. 부팅시간은 약간 느린 5초 정도였으며, 오토포커스 시간을 포함한 셔터랙 시간은 1초를 약간 밑돌았다. 이 정도면 훌륭한 편이다. 프리포커스나 연속 오토포커스 모드에서는 0.5초 이하로 떨어진다.

오토포커스 시스템은 꽤 신속하다. 또한 어두운 조건에서는 포커스 보조광이 켜진다. JPEG 포맷에서의 촬영간 시간은 1.5초이며 단일 사진모드에서 버퍼가 정지하는 경우는 없었다. RAW 파일의 경우 촬영간 시간은 평균 2~3초였다.

S5000의 연사 성능은 초당 거의 4프레임으로 동급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5프레임을 연속촬영하면 카메라는 버퍼를 비우기까지 5~6초 소요된다. 특히 파이널 5프레임 모드는 매우 유용한데, 이는 셔터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40장을 초당 약 4프레임으로 촬영하다가 손가락을 떼기 전에 마지막 5장을 저장하는 기능이다. 더 긴 연속사진들을 저장하고 싶다면 1280×960 해상도에 최대 40장을 저장할 수 있는 롱 피리어드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대부분의 수퍼줌 디지탈 카메라처럼 S5000은 전자 뷰파인더(EVF)를 갖췄다. 그러나 입자가 굵고 불규칙적이어서 썩 유용하지 않다. 반면 1.5인치 LCD는 꽤 선명한 화상을 제공하며 야외에서도 양호한 가시성을 제공한다. 애석한 부분은 EVF 및 LCD의 시야율이 모두 88~90%에 그친다는 점이다.

줌 조작은 빠르고 조용하게 이뤄진다. 정밀도도 꽤 섬세한 편이다. 반면 수동 포커스 시스템은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 LCD에서 정확히 초점을 잡기 어려웠으며 EVF에서는 더더욱 어려웠다.

후지필름은 내장 플래시의 영역을 ISO 400의 경우 5m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ISO 100에서 2.5m임을 의미한다.

기대 이하의 화질

S5000은 후지필름의 4세대 슈퍼 CCD HR을 탑재했다. 초기의 슈퍼 CCD가 보여주었던 훌륭한 화질을 감안하면 실로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S5000의 화질은 동급 카메라 대비 평범한 수준에 그쳤다. 노출이 정확하고 색상이 생생했지만 나머지 화질은 기대 이하였다.

노출이 정확하고 색상이 풍부하다.

선명도와 디테일은 솔직히 실망스러웠으며 300만화소와 600만화소간의 차이를 거의 알 수 없었다. 노이즈 수준은 ISO 최저값인 200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일부 사진에서는 과도한 노이즈-제거 처리로 인한 왜곡이 나타났다. 특히 세밀하고 콘트라스트가 낮은 디테일은 얼룩덜룩하게 뭉개져 있었다. RAW 포맷으로 사진을 찍으면 부작용이 사라지고 노이즈도 약간 감소했다. 촬영이 느려지고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지만 주로 RAW 촬영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값인 ISO 200에서도 많은 노이즈를 볼 수 있다.

플래시 촬영의 경우도 비슷했다. 노출 수준은 적정했지만 피부색이 종종 붉게 표현됐다. 오토모드에서 플래시를 활성화하는 경우 특히 나빴다. ISO 800에서 S5000의 해상도는 1280x960로 제한된다.

JPEG 사진은 압축에 따른 픽셀 깨짐 현상이 나타난다.

색수차도 심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S5000의 문제점들이 사진을 완전히 망치는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경쟁사의 300만화소 제품들이 그렇듯 S5000으로 촬영한 사진을 대형 인화하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는 편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