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뒤따르는 인도「10억 인구의 위력을 보여주마」

일반입력 :2003/09/20 00:00

Ed Frauenheim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지난 17일 "그동안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로 주목받아 온 인도가 이제 전자제품 산업에서도 본 궤도에 오를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아이서플라이의 애널리스트 비크람 코타리는 ‘인도는 전자산업에 있어서 제2의 중국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저렴한 인건비와 훌륭한 노동력 그리고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인도에 전자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성숙했다”면서 “인도는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인도의 전자산업은 그 규모가 작고 특히 전자제품 수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아이서플라이에 의하면 2002년 3월에 종료된 회계 연도에 인도 국내 전자산업 생산은 71억달러, 전자제품 수출은 10억달러를 기록했다.전자제품 수입 총액인 43억달러를 합쳐도 인도 전자제품 내수 시장은 104억달러 수준이다. 코타리는 “이 수치는 불법적인 유통 경로로 판매된 그레이 마켓(gray-market)을 제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아이서플라이는 2010년 3월에 인도의 전자제품 내수 시장이 3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코타리는 인도의 전자제품 소비 규모가 커지는 것은 물론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낙관적인 전망의 가장 큰 이유로 인도 정부의 변화를 꼽았다. 1990년대에 모토롤라가 인도에 진출했을 당시 인도의 지도자들은 냉담한 태도로 일관했다. 정부 당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타리는 당시 상황을 “인도 정부가 문자 그대로 기업들을 중국으로 내몬 것”이라고 표현했다.그러나 외국기업이 활발히 진출한 중국이 전자 부문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인도 사람들도 생각을 바꾸었다. 인도 정부는 중국이 거둔 성공을 보며 이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시켰다. 수출 중심의 전자제품 회사는 외국인이 100%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정부의 변화와 함께 인도가 가진 또 다른 경쟁력은 노동력이다. 코타리는 “인도는 인구 10억명 가운데 노동 인구가 4억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배운다. 코타리는 “인도의 노동인구가 영어에 능통할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잘 훈련됐고 임금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이에 따라 실제 많은 전자제품 업체들이 인도에 투자를 단행했다. 에머슨 일렉트릭과 제너럴 일렉트릭, 그리고 HP 등은 이미 인도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으며 플렉스트로닉스와 재빌 서킷과 같은 전자제품 OEM 생산 업체는 인도에 공장을 건설했다.인도는 현재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강국이다. 인포시스 테크놀로지, 와이프로 테크놀로지 같은 회사들은 단기간에 급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려는 미국 IT 서비스 기업들에게 강력한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