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HW·OS 비전 제시한「애플 WWDC 2003」

일반입력 :2003/08/11 00:00

김영호

애플이 매년 주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인 WWDC(World Wide Developer Conference) 2003이 지난 6월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 센터(Moscone Convention Center)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WWDC는 보통 매년 5월 셋째 주에 열렸는데, 애플은 차세대 운영체제인 Mac OS 10.3(코드 명 Panther)을 선보이기 위해 이례적으로 전체 일정을 한 달 늦췄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현재 개발 중인 팬서의 완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개발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여러 정보를 좀더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스티브 잡스의 기조연설로 시작된 WWDC 2003은 예고대로 차세대 운영체제인 팬서를 선두로 비디오·오디오 채팅 기능을 강화한 iChatAV, iChatAV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웹 캠 iSight, 애플에서 직접 개발한 웹 브라우저 사파리(Safari), 새로운 개발 도구 Xcode, IBM의 새로운 프로세서를 장착한 새로운 파워맥 G5 등 다양한 신제품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것 중 개발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제품은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파워맥 G5와 새로운 개발 도구인 Xcode였다.향상된 성능과 다양한 기능으로 단장한 개발 환경Xcode는 기존 개발 환경이었던 프로젝트 빌더(ProjectBuilder)를 완전히 대체할 제품으로 Fix and Continue, 제로 링크(zero link), 분산 빌드(distributed build)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분산 컴파일을 비롯해 GCC 3.3 기반 컴파일러, 컴파일 속도 향상,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많은 기능으로 중무장해 개발 과정 중 발생되는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주고 생산성을 높여주는 여러 기능은 추후 발표될 정식 버전을 기다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Xcode는 코코아(Cocoa), 카본(Carbon)은 물론 웹오브젝트(WebObjects), 자바, 애플스크립트(AppleScript) 등 매킨토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개발 환경을 통합할 예정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하나의 개발 도구로 여러 가지 개발을 할 수 있는 큰 장점을 얻게 된다고 한다.기조연설에서 보여준 Xcode 데모에서는 디버깅 모드에서 함수의 내용을 고쳐서 그 자리에서 재컴파일 없이 새로운 결과 값을 보여주는 등 놀라운 부분들이 상당했다. 물론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경우 100% 같지는 않겠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매우 유용한 기능으로 가득찬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엔터프라이즈 세션 강화된 컨퍼런스첫 날에는 Mac OS Ⅹ 및 몇몇 핵심 기술에 대한 오버뷰 수준과 비전을 제시하는 세션이 있었다. 특히 ‘Mac OS Ⅹ State of the Union’이라는 세션에서는 현재 Mac OS Ⅹ의 고찰과 오픈소스 정책에 따른 변화, 유닉스 개발자들의 새로운 개발 플랫폼으로서 Mac OS Ⅹ 등 상당히 심도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실제 분위기도 마찬가지였지만 기존 유닉스 개발자들이 참석해 Mac OS Ⅹ으로 이주하면서 얻게 된 장점이나 기타 사항들에 대해 끊임없는 논의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세션 종반부터는 애플 엔지니어와 참석자간에 질답이 있었는데 질문들을 보면 상당수가 매킨토시 개발자 출신이 아닌 유닉스 개발자들이 전향한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둘째 날부터는 General, Core OS, Graphics and Imaging, Apple Developer Tools, Application Framework, Hardware, Enterprise IT, QuickTime 등의 주제로 본격적인 세션이 진행됐다. 세션에 참여하면서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른 플랫폼 개발자들이 Mac OS Ⅹ으로 이주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매킨토시의 기존 개발 환경인 코코아, 카본 관련 세션 외에 엔터프라이즈 관련 세션을 보면 자리가 항상 가득 차 있거나 다른 세션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특히 J2EE, 웹 애플리케이션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을 볼 수 있었다.애플도 과거처럼 이상한 고집을 피우는 것보다는 고객·개발자의 요구들을 적극 수용해 애플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좋은 솔루션이 된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강조했으며 실제 적용시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터프라이즈 관련 세션들을 보면 자바를 필두로 J2EE 개발 환경, JBoss 애플리케이션 서버 적용, 파이썬 지원 강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 시스템 강화 등 타 플랫폼 개발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덕분에 엔터프라이즈 세션들은 매우 많은 개발자가 참여한 세션이 됐다.아울러 기존 매킨토시 개발자들을 위한 세션에서도 다양한 정보가 제공됐다. 2바이트권 지역 개발자들을 위한 애플의 새로운 노력을 시작으로 산업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 등 기존 개발자들 역시 애플의 새로운 시도를 체험할 수 있었다. 객체지향 기반의 코코아 환경은 그동안 업데이트가 다소 주춤했으나 새로운 운영체제인 팬서를 기반으로 많은 부분에서 업데이트가 이뤄져 기존 개발자들에게 많은 리소스를 부여했다.크로스오버는 시작됐다나름대로 이번 WWDC 2003을 정리해 보면, 오픈소스 정책 도입으로 인해 상당한 발전을 단기간 내에 이룬 애플은 오픈소스 진영의 좋은 개발자들 및 타 플랫폼 개발자들의 이주로 인해 Mac OS Ⅹ이 매우 매력적인 OS임을 증명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애플은 더욱 나은 환경을 사용자와 개발자들에게 제시함으로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조금이나마 Mac OS Ⅹ이라는 개발 환경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라면 WWDC에 참석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이런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하면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애플의 엔지니어를 통해 얻게 되는 중요한 정보가 있기 때문에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개발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