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방이고 PC 한 대만 들어오면 방 안이 꽉 차버리는 느낌이다. 최신 노트북을 쓰자니 값이 비싸서 엄두가 안난다. 삼보정보통신에서 내놓은 ‘데스크북’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노트북형 데스크탑이다. 생긴 건 노트북이지만 안에는 PC 부품으로 차 있어 값도 싸고 업그레이드도 쉽다.
‘데스크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뒤쪽에 있는 손잡이이다. 4kg이 넘는 무게 때문에 이동할 때는 손잡이로 데스크북을 들고 다니고, 책상에서 쓸 때는 적당한 각도로 기울여 줘서 타이핑할 때 손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한다. 손잡이 양쪽은 단단히 물려 있어 떨어질 염려는 없지만, 손잡이가 플라스틱이라 강한 충격을 주면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앞쪽에는 데스크북을 휴대용 오디오처럼 쓰는 오디오 DJ 버튼과 상태를 알려주는 작은 LCD 창이 있다.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튀어나오고 쓰지 않을 때는 데스크북 안에 들어있게 그냥 두면 된다. 부팅을 하지 않아도 CD나 MP3를 돌릴 수 있다.
생긴 건 노트북, 성능은 데스크탑 PC
데스크북은 값비싼 노트북용 부품 대신 데스크탑 PC 부품을 써 값은 낮추고 처리 속도는 올린 것이다. 인텔 펜티엄 4 3.06GHz, 2.4GHz 모델과 셀러론 2.0GHz 모델 이렇게 세 가지가 나온다. 하드디스크 용량과 광학 드라이브만 다를 뿐 다른 것은 똑같다. 메모리는 기본으로 256MB가 달려 있고, 최고급 모델인 TGIC_NP3000PA는 512MB를 갖춰 넉넉하다.

아쉬운 것은 그래픽 칩셋이 인텔 845GV라는 것이다. 메모리를 함께 끌어다 쓰는 방식인데 전용 그래픽 메모리를 갖추고 PC 못지 않는 처리 속도를 내는 노트북용 그래픽카드보다 한단계 처져 빠른 그래픽 처리 속도를 원하는 이용자에게는 그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일반 문서 작업이나 동영상 감상, 간단한 3D 게임은 빠른 CPU와 넉넉한 메모리 덕에 아무 문제없이 즐길 수 있다. 여기에 1,024×768 해상도의 15인치 LCD가 기본으로 물려 있어 웬만한 17인치 평면 모니터만큼 넓게 쓸 수 있다.
덩치 큰 노트북답게 갖가지 확장 포트가 달려있어 어떤 기기를 가져와도 문제없다. USB 2.0 포트가 네 개라 넉넉하다. 여기에 최신 노트북에서는 사라져가는 패러럴 포트와 시리얼 포트까지 달아 옛날에 나온 주변장치를 쓰는 것도 걱정없다. 노트북 모양을 갖춘 PC답게 PCMCIA 타입I/II 슬롯 2개와 PCMCIA 타입 III 슬롯이 있어 갖가지 PCMCIA 주변 장치도 맘껏 쓴다.

멀티미디어 PC로 손색없어
디지털 카메라나 MP3 플레이어가 있다면 데스크북과 좋은 궁합을 만든다. 메모리스틱 슬롯과 SD/MMC 슬롯이 있어 별도의 카드 리더 없이도 데이터를 쉽게 주고 받는다.
IEEE 1394 포트가 있어 여기에 디지털 캠코더를 연결하면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을 편집해 저장한다. IEEE 1394포트로 PC끼리 연결하면 400Mbps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어 대용량 자료를 주고 받을 때도 편하다.
홈시어터 PC로 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도 데스크북의 자랑이다. 펜티엄 4 모델을 사면 CD-RW/DVD 콤보 드라이브를 기본으로 달아 깨끗하고 화려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DVD 타이틀을 감상할 수 있다. 텔레비전이나 프로젝터에 연결할 수 있도록 S 비디오 단자를 준비했고, 생동감이 넘치는 5.1채널 사운드를 들려 주는 S/PDIF 단자가 있어 갖가지 5.1채널 서라운드 오디오 장치와의 연결도 문제없다. PC로 홈시어터를 꾸미는 시대인 만큼 좁은 공간에서도 홈시어터를 꾸밀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다양한 장점을 갖췄지만 마무리 미흡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춘 데스크북이지만 몇 가지 미흡한 마무리가 눈에 띈다. 키보드를 누르면 키보드가 공중에 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바닥이 흔들린다. 워드를 자주 쓰는 사람들이라면 신경이 거슬린다. 앞쪽에 있는 오디오 DJ 패널은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튀어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DJ 패널 앞쪽에 push라고 써 있어 처음엔 헷갈린다.
PC 부품을 써 덩치가 크고 디자인도 세련된 노트북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배터리가 없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면서 쓰려면 큼직한 전원 어댑터를 들고 다녀야 한다. 배터리팩을 기본이나 옵션으로 줘서 야외에서도 집 안에서처럼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좁은 고시원이나 하숙방에서 생활하면서 자주 옮겨 다니는 이들에게는 값이 싸고 공간도 덜 차지하면서 들고 다닐 수 있는 데스크북이 매력적이다. 윈도우즈가 필요없는 사람이나 이미 있는 사람이라면 리눅스를 깐 데스크북 모델을 고르면 10만원 정도 더 아낄 수 있어 알뜰살뜰한 살림꾼의 마음에도 쏙 드는 야무진 PC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