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 산업이 디지털화를 통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주된 요인 중 하나는, 중계 유선 사업자들의 SO 전환이 가속화됨으로 인해 복수 SO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119개 SO가 존재하며, 31개 이상의 구역에서 복수 SO들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케이블 TV 서비스 업체들의 위기 의식을 고조시킨 외적인 계기는 디지털 방송을 전면에 내세운 스카이라이프의 등장이다.
이 같은 외적 요인과 더불어 관련 장비들도 케이블 TV 인프라가 가진 특성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양방향성, 다채널을 지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케이블 망은 PP 분배망과 가입자망으로 구성돼 있다. PP 분배망은 광케이블을 통해 SO로 프로그램을 분배하는 망이며, 전송망은 SO에서 가입자까지 FTTC(Fiber To The Curve) 형태의 HFC(Hybrid Fiber Coax) 망으로 연결돼 있다. SO들과 더불어 두루넷, 온세통신, 하나로통신 등의 ISP는 HFC 망을 이용해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파워콤은 SO와 ISP에게 HFC 망을 임대하고 있다.
HFC 망은 SO내 지역을 가입자 규모에 따라 여러 셀로 나눠 설치하는데, 각 셀은 광케이블로 연결된 ONU에서 시작해 트리와 분배 구조를 갖는 동축케이블로 구성된다.
현재 케이블 TV 서비스 업체들은 일차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망을 750MHz 대역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으며, 향후 864MHz나 1GHz 대역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750MHz 대역폭을 확보해야 디지털 전환시 600개 이상의 SD급(6Mbps) 채널이나, 200개 이상의 HD급(18Mbps) 채널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DMC로 관심 집중
최근 케이블 TV 서비스 업체들에게 있어 가장 큰 관심사는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이다. 디지털 방송을 이용해 다채널 방송, VOD 서비스, 양방향 데이터 방송, T-커머스, VoIP 등 다양한 디지털 컨텐츠와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SO들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투자비 부담이 너무 크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바로 DMC(Digital Media Center)의 구축이다. DMC는 SO와 계약을 통해 자체적으로 PP 등이 제공하는 방송 컨텐츠를 디지털화해서 SO에게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개별 SO들이 독자적인 디지털화를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개별 SO가 디지털로 전환하기에는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DMC는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전국망 DMC를 표방하는 별도법인에 의한 추진 형태인 KDMC와 BSI이며, 다른 하나는 MSO에 의한 추진형태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 큐릭스, 한빛아이앤비 등을 들 수 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성기현 상무는 SO들이 개별적으로 디지털화를 꾀하는 것보다는 통합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차피 지역적으로 구분이 돼 있기 때문에 경쟁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따로 가야할 이유가 없다. 시스템적으로 공통투자분이 많다. 독자적으로 해야 할 부분은 분명 있지만 통합적으로 해야 할 부분까지 따로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즉, 공통된 헤드엔드 시설이나 VOD 서버 등은 공동으로 구축해 보다 경제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DMC의 기본 취지이다.

시작은 단방향 서비스로, 내년부터 양방향 서비스 예상
최근 씨앤앰은 LG CNS를 구축 사업자로 선정, 하모닉의 헤드엔드 장비를 케이블TV 디지털방송시스템과 DMC 구축을 위해 설치하고 있다. LG CNS D-CATV 사업팀의 박성규 차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IT 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DMC, 디지털방송시스템 구축 뿐만이 아니라, 향후 SMS(Subscriber Management System), 빌링 솔루션 분야에서도 강자로 부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앤앰은 일차적으로 헤드엔드, VOD, CAS, 빌링을 구현하며, 현재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셋톱박스가 완성되는 올해 연말에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큐릭스 역시 헤드엔드에서 가입자 셋톱박스까지 하향신호만을 내려보내는 단방향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이 같이 업체들이 양방향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상용화된 양방향 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가 없기 때문이다.
성 상무는 올해 년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초기에는 별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가입자 입장에서 보면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TV로 갔다고 해도 화면이 아주 눈에 띄게 좋아진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VOD 서비스와 같은 부가서비스를 통해 서비스 확산의 계기만 찾으면 급속한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미국의 경우는 서비스가 단기간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한다.
DMC는 헤드엔드, SMS, 빌링, CAS, VOD 서버, 셋톱박스까지 아주 다양한 솔루션들이 필요하다.
헤드엔드 시스템은 위성이나 지상파 방송사로부터 전송된 프로그램을 수신하거나 제작된 방송을 디지털화해서 SO에게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확실한 레퍼런스를 구축한 바 있는 하모닉은 큐릭스, 씨앤앰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그밖에도 영국의 텐드버그, 미국계 모토로라와 SA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셋톱박스 분야에는 LG전자, 삼성전자, 휴맥스 등 대형 셋톱박스 업체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그밖에 주홍정보통신, 현대전자 등과 외산업체인 SA, 모토롤라 등도 참가하고 있다.
셋톱박스 중 본체에 해당하는 호스트 개발은 LG 전자, 주홍정보통신, 삼성전자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셋톱박스와 수신제한시스템(CAS) 같은 가입자 정보를 담은 POD(Point of Deployment) 분야의 셋톱박스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양산될 예정으로, 인터랙택, IPS 등이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들웨어는 알티캐스트가 DVB-MHP 1.0.2 기반으로 제품 개발을 완료한 바 있다.
국내 디지털 케이블 TV 정책방향기술은 OpenCable과 OCAP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오픈케이블 기반의 디지털 유선방송 시스템 구성은 디지털유선방송 주 전송장치를 포함하는 헤드엔드, 헤드엔드와 가입자단말기 사이의 전송선로, 가입자 단말기 및 단말기 외부장치로 구성된다. OCAP은 데이터방송을 위한 표준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방송 표준 요구사항, 서비스·프로토콜 표준 등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케이블 TV 서비스의 디지털화 방향은 POD와 미들웨어 없는 A/V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아직 POD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료채널과 양방향 서비스, 데이터방송 서비스 등 본격적인 디지털 케이블 TV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POD와 OCAP이 둘 다 있는 셋톱박스가 갖춰져야 한다.
셋톱박스 호스트 업체들은 현재 시점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DSG 모드나 OOB 지원, POD 기본 기능, MHP 기능 탑재 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 고급형으로 OCAP, 1394 디지털, 인터넷, PVR, VoIP를 지원하는 제품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아날로그 케이블에서는 케이블 모뎀을 통해 인터넷 접속을 했지만, 디지털 케이블에서는 양방향 디지털 셋톱 박스가 모뎀 기능을 내장해 TV와 PC 접속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셋톱박스에 DOCSIS 케이블 모뎀을 내장한 기가비트급 통합형 셋톱박스 개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디지털 케이블 TV 서비스 시행에 있어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OOB(Out-of-Band)와 DSG(DOCSIS Settop Gateway) 방식 사용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이었다. 시스템 구조상 정부가 표준으로 제정하고 있는 오픈케이블은 세 가지 구조 즉, 양방향 네트워크, 단방향 네트워크, DOCSIS가 있는 양방향 네트워크를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오픈케이블 규정은 DOCSIS가 있는 양방향 네트워크는 DSG 모드뿐만 아니라 OOB 모드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DSG는 케이블 모뎀의 전송모드를 뜻하며, OOB 모드는 전통적인 헤드엔드에서 사용하던 방송용 프로토콜이다. 지난해 정통부는 오픈케이블 규격에 부합하고 미국 수출을 위해서는 OOB 모드를 셋톱박스에 기본적으로 채택하는 'OOB 방식'과 'OOB&DSG 듀얼 모드'만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국내는 미국과 달리 DOCSIS 모뎀이 많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단말 제조업체들은 DSG only 모드로 양방향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 결국 정부는 케이블 모뎀을 활용한 초고속 인터넷이 국내에는 널리 보급돼 있는 점을 감안해 DSG only도 국가 표준으로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는 SO들은 우선적으로 OOB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이유는 아직 DSG를 지원하는 CMTS가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DSG를 통해 서비스를 구현한 레퍼런스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 CMTS가 동일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OOB 처리를 위한 장비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CMTS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와 OOB 방식을 분리해 운영하는 문제를 안게 된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CMTS에 많은 투자가 이뤄진 국내 환경을 고려할 때, 장비가 준비되면 그때 DSG로 궁극적으로 가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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