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신예 P2P의 몰락「법 말고도 적은 많다」

일반입력 :2003/07/25 00:00

명승은 기자

지난주 빗토렌트(BitTorrent) 파일 다운로드의 목록을 보여주면서 인기를 끌던 사이트들이 갑자기 폐쇄됐다. 이들 사이트들은 저작권자의 법적 위협, 서비스거부(DoS) 공격, 대역폭 과부하 등의 문제로 인해 폐쇄했다는 공지를 띄우고는 운영을 중단해버렸다.

이들 사이트는 카자(Kazaa)나 모피어스(Morpheus) 같은 유명한 서비스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속도저하나 다운로드 대기자 폭주 같은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 대안 P2P로 급부상하던 곳이었다. 이들 사이트가 폐쇄되면서 수많은 네티즌이 채택한 신기술의 확산이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정작 이 기술을 개발한 샌프란시스코의 프리랜스 프로그래머 브람 코헨에 있어서 이는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는 그가 개발한 기술이 익명으로 저작권이 있는 컨텐트 상품을 교환하려는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게 설계됐다고 말한다.

코헨은 오픈소스 프로그램과 같은 저작권 문제가 없는 대용량의 파일을 교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지지한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불법 저작물을 빗토렌트를 이용해 배포하는 것은 정말 멍청한 생각이다. 빗토렌트는 익명 기능이 전혀 없다. 익명성과는 아주 거리가 먼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빗토렌트 기반의 파일교환 환경에서 사이트들이 최근 부침을 거듭한 것은 온라인 세계에서의 기술 및 문화가 전이되는 순간을 강조하여 보여줬다. 저작권자들로부터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기존 파일을 교환하는 네티즌들은 법적 소송을 피하기 위해 좀더 프라이버시 기능이 강력한 네트워크를 찾게 됐다. 또한 한편에서는 개발자들은 기존 네트워크의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목표는 상충될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를 확보할수록 사용의 편이성이나 효율성과는 배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작권 단체, 파일교환에 적극 대처

빗토렌트는 최근 몇 달 동안 온라인으로 불법 대형파일 교환을 원하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카자나 모피어스와 같은 기존의 P2P 프로그램보다 효율적인 빗토렌트는 영화나 TV 쇼와 같은 동영상 파일을 원했던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었다.

이 기술은 기본적으로 대용량 파일을 수많은 작은 조각으로 분해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컴퓨터 사용자들은 예를 들어 대형 파일을 조각단위로 수신하며 동시에 각 조각은 재배포를 위한 허브가 된다.

카자나 냅스터와는 달리 이 소프트웨어는 검색 기능이 없어서 특정 파일을 찾기가 어렵다. 대신에 빗토렌트 시스템을 향한 링크들이 웹페이지에 게재된다. 이러한 링크는 ‘트래커’라는 추적 소프트웨어로 연결된다. 트래커는 특정 파일과 그 요소를 저장하고 있는 호스트들을 추적하며 복제를 위해 사용자들을 이들 컴퓨터로 안내한다.

이러한 배포 시스템은 카자 처럼 사용이 쉽지는 않지만 다운로드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동시에 지적재산권 단체들이 빗토렌트 네트워크에서 인기가 높은 노드들을 쉽게 폐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엄청난 양의 영화, 음악, 소프트웨어 링크를 포함했던 유명 사이트 중의 하나인 Torrentse.cx은 지난주 갑자기 사라졌다. 이 사이트의 방문객들은 ‘사이트 운영자들은 2003년 7월 16일 수요일 낮에 저작권 침해와 관련된 서비스 중지 서한을 받았다’라는 메시지를 보게 됐다. 이 사이트는 부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메시지는 덧붙였다. 현재는 아예 폐쇄 이유를 보여주는 메시지조차 나타나지 않는다.

美음반산업협회(RIAA) 대변인은 RIAA가 빗토렌트 사이트에게 어떠한 서비스 중지 서한도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웹사이트와 파일을 교환하는 네티즌에게 수많은 경고장을 보내온 美영상협회(MPA) 대변인으로부터는 이와 관련된 언급을 들을 수 없었다.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빗토렌트 관련 인기 사이트도 DoS 공격이 증가했으며 회선 요금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주 초에 폐쇄됐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가 빗토렌트 주제 토론방에 올린 메시지에 따르면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랐고 사실 그 동안은 아주 훌륭했다. 하지만 계속 유지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번 일은 인터넷에서 파일을 교환하는 사람들이 직면한 법적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다.

최근 RIAA는 지재권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며 논쟁이 많았던 조기 영장청구 절차를 통해 발부받은 법원 명령을 이용해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가 카자 사용자 한명의 신원을 공개할 것을 강요했다. RIAA는 이미 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일부 학교는 학생들에게 불법 파일교환을 하지 말라고 교육했다.

버라이존과 관련된 결정이 내려진 이후 RIAA는 ISP와 대학에 컴퓨터 사용자의 신원을 요청하는 수백장의 영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수집된 정보는 수천건의 법률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이 단체의 직원들은 말했다.

RIAA 영장의 홍보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순회법원에 따르면 지난주 말 기준 약 900개의 영장이 발부됐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주당 300개에 이르는 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예상된다. @

P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