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데스크톱의 환생, 지미안 데스크톱 2

일반입력 :2003/07/22 00:00

손정우 (필자)

지미안 데스크톱 2(Ximian Desktop 2, 이하 XD2)는 GNOME 2.2 데스크톱의 확장판이다. XD2는 좀더 깔끔한 디자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수정, 그리고 여기에 XD2에 통합된 응용 프로그램들을 제공함으로써 GNOME 2보다 더 나은 GNOME 2 환경을 제공한다. <화면 1>은 XD2에서 노틸러스(Nautilus) 파일 매니저, Galeon 웹 브라우저, gnome-terminal을 띄운 것이다.

<화면 1> XD2 바탕화면
GNOME보다 나은 GNOME, 지미안 그러나 이런 ‘모양 바꾸기’로는 XD2가 GNOME 2와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배포될 만한 이유가 없다. 적어도 GNOME 2보다 한 단계 레벨이 업그레이드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터인데 여기서 개발사인 지미안의 홍보용 모토를 살펴보자. http://www.ximian.com의 XD2 페이지에는 XD2 로고 아래 바로 ‘The Complete Enterprise Linux Desktop’이라는 문장이 달려 있다. 그렇다면 지미안이 의도하는 것은 무엇일까?데스크톱 하나, 데스크톱 둘, 데스크톱 셋… 언제부터인가 컴퓨터는 사무실에 없어서는 안 될 사무기기가 되어 버렸다. 전자메일, 메신저, 오피스 프로그램 없이는 업무 진행에 당장 차질이 생기는 사무환경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컴퓨터는 유지보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 장비다. 개인용 컴퓨터 한 대야 소유자가 알아서 프로그램을 깔고(혹은 주위에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에게 깔아달라고 부탁을 하든가) 사용하면 되지만 컴퓨터 숫자가 많아지면서 이것이 조그만 규모의 전산실 규모만 되어도 컴퓨터 유지보수가 문제로 등장한다. 당장 컴퓨터마다 어떤 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이며 사용자들에게 권한을 어느 정도까지 부여할 것인지, 작동하지 않는 컴퓨터의 경우 어떻게 다시 설치할 것인지, OS 업그레이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여기에 클라이언트/서버 구조의 솔루션을 도입하여 사용자간의 이른바 협업(collaboration)까지 고려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XD2는 개인용 데스크톱보다는 이런 상황을 타겟으로 잡고 있다. 즉, XD2는 GNOME 2를 바탕으로 사무용에 적합한 사용자 데스크톱 환경을 제공하고 전체적인 시스템 관리 비용을 줄이는 솔루션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XD2는 다음과 같은 환경을 우선 타겟으로 잡고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 사용자에게 애플리케이션 설치 권한을 굳이 제공할 필요가 없고 ◆ 경우에 따라서는 몇몇 시스템은 커스머타이즈할(customization) 필요가 있으며 ◆ 관리 대상인 시스템마다 사용자에게 기본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오피스 프로그램, 웹 브라우저, 메신저, 전자메일 클라이언트)을 제공하는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XD2는 일반 사용자가 쓰기에도 문제가 없으며 깔끔한 데스크톱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는 사용자를 즐겁게 한다. 이제 XD2의 데스크톱으로 넘어가 보자. 데스크톱의 구성XD2는 GNOME 2에 몇 가지 설정상의 변경을 추가하고 있다. GNOME 2는 단순한(simple) 데스크톱을 지향하는데 XD2도 마찬가지로 사용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옵션만을 우선적으로 데스크톱에 올려놓으려는 경향이 강하다.XD2의 위쪽 패널 오른쪽 상단에는 가장 많이 쓰이는 웹 브라우저(Galeon), 전자메일(Evolution), 워드프로세서(Open Office) 버튼이 나열되어 있고 이것들은 싱글 클릭으로 바로 실행된다. 윈도우의 ‘시작’ 메뉴 스타일의 프로그램 실행 메뉴는 패널 왼쪽 상단의 「Programs」 메뉴를 클릭하면 볼 수 있는데 윈도우에 비해 종류가 간결하게 나누어져 있고 필요한 프로그램만 우선적으로 정돈해 놓았음을 볼 수 있다. 일례로, 「Programs」 메뉴 아래쪽 「Internet」 메뉴 밑에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이름이 아닌 e-mail, Instant messenger, IRC Client, Software Update, Video Conferencing, Web Browser 아이콘이 나열되어 있다. 그 외의 애플리케이션들은 여기서 more 버튼을 눌러 하부 메뉴로 들어가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화면 2> XD2의 패널
XD2에 쓰이는 기본 글꼴로는 최근 비트스트림(Bitstream)에서 공개한 Bitstream Vera Sans 글꼴이 쓰인다(윈도우의 Verdana 글꼴과 모습이 비슷하다). XD2 상용 버전에서는 추가적으로 Agfa 글꼴도 제공된다고 한다. 사용자 데스크톱의 최근 경향 중 하나인 글꼴 윤곽선 다듬기(font smoothing)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디스플레이 품질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노틸러스 파일 매니저노틸러스 파일 매니저는 기본적인 파일 생성/삭제/이동 기능 외에 많은 추가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마치 Mac OS Ⅹ의 파인더를 연상하게 하는 편리함을 갖추고 있는데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는 조금 못 미치는 듯하지만 풀다운 메뉴 이곳저곳을 헤맬 필요 없이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한 점이 인상적이다. <화면 3>은 필자가 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스크린 캡처를 저장한 디렉토리를 노틸러스로 본 것이다. 간단한 썸네일 미리보기(thumbnail preview) 기능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 중 아이콘 하나를 더블 클릭하자 그 파일이 바로 확대되어 노틸러스 윈도우에 꽉 차는 크기로 출력됐다. 생각 없이 마우스 휠을 돌리자 확대/축소 기능이 바로 작동했다.
<화면 3> 그림 파일 미리보기 기능이 작동 중인 노틸러스 파일 매니저
또한 XD2에서는 노틸러스에서 직접 CD-R 굽기를 지원한다. 사용 방법은 공 CD를 넣고 구울 파일들을 끌어다 놓기(drag & drop)로 공 CD 디렉토리에 넣은 다음 Write CD 버튼을 누르면 되는 직관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필자의 CD-R 드라이브는 LiteOn의 16×40×40 드라이브인데 아무런 문제없이 16배속 버닝을 마칠 수 있었다.
<화면 4> 노틸러스에서 CD-R 레코딩
XD2의 기본 데스크톱 화면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My Computer라는 아이콘이다. 원래 GNOME 2에서는 이 아이콘 대신 Start Here라는 아이콘이 자리잡고 있는데 XD2에서 윈도우 스타일의 My Computer라는 아이콘을 굳이 선택한 이유는 기존 윈도우 사용자들을 고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화면 5>에서 볼 수 있듯이, My Computer 내부에는 윈도우와 비슷하게 드라이브, 프린터, 제어판, 그리고 추가적으로 네트워크 환경에 해당하는 아이콘이 배열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조금 뒤에 언급하겠지만 XD2의 오픈 오피스에서는 워드프로세서 파일을 저장할 때 오픈 오피스 포맷이 아닌 MS 워드 포맷이 기본으로 선택되어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달리 보면 윈도우 사용자들의 XD2 데스크톱 이전을 고려한 조처가 아닐까 싶다.
<화면 5> My computer
XD2는 사용자가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깔고 데스크톱 환경을 커스터마이즈하기에는 조금 갑갑한 느낌이 들겠지만 관리자 권한이 필요 없는 데스크톱 환경 설정에는 상당한 자유도를 부과한다. <화면 6>은 XD2의 개인 설정(gnome-control-center) 윈도우다.
<화면 6> GNOME 개인 설정 윈도우
노틸러스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URL을 바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 점은 Mac OS Ⅹ의 파인더와 아주 비슷한데 My Computer 아이콘에서 바로 유닉스 서버(NFS)와 윈도우 서버(SMB)를 브라우즈할 수 있는 기능 이외에 ftp 접속도 노틸러스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XD2의 또 다른 장점은 도움말 메뉴가 잘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GNOME 2의 장점이겠지만 필자의 경우 이 글을 쓰기 위해 XD2에서 스크린샷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XD2에서 SMP나 ftp를 이용해 다른 파일 서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했는데 단순히 Help 메뉴를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참고로 스크린샷은 키나 키로 작동했고 SMB나 ftp는 단순히 파일 매니저에서 URL을 입력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XD2에서는 Help 메뉴가 윈도우나 심지어는 Mac OS Ⅹ에 비해서도 간단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게다가 데스크톱 패널의 Help 메뉴에서는 바로 지미안 온라인 지원 페이지로 갈 수 있는 링크가 들어가 있는데 이 역시 기본 매뉴얼과 여러 가지 FAQ와 같은 좋은 정보를 많이 담고 있었다. 필자의 느낌으로는 GNOME 2와 XD2 데스크톱 환경의 장점을 한마디로 표현해보라면 그 ‘단순함’을 들고 싶다.레드 카펫이제 XD2의 소프트웨어 패키지 관리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자. XD2에서는 레드 카펫(Red Carpet)을 이용해 애플리케이션 패키지를 관리한다. 레드 카펫은 기본적으로 어떤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 채널(channel)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화면 8>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관리자나 사용자는 관심 있는 채널을 선택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레드 카펫을 실행해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나 업데이트를 실행하면 된다. 참고로 레드 카펫은 rpm과 dpkg 패키지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화면 7> 레드 카펫 패키지 관리자
<화면 8> 레드 카펫에서 소프트웨어 채널 선택
XD2는 필자가 XD2 설치를 위해 사용한 레드햇 외에 맨드레이크, SuSE도 지원하는데 채널 선택 화면을 보면 레드햇 배포본 업데이트 채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레드 카펫으로 XD2의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설치된 배포본 전체의 유지보수도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레드 카펫은 XD2가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또 하나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레드 카펫의 특징 중 하나는 패키지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레드 카펫의 메뉴에는 Remote Desktop 접속 항목이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관리자의 컴퓨터에서 다른 XD2 데스크톱에 연결, 그 컴퓨터에 설치된 패키지를 레드 카펫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원격 컴퓨터에는 레드 카펫에 따라오는 rcd 데몬이 실행 중이어야 하며 원격 컴퓨터에 관리자 계정을 등록해야 한다. 또한, 레드 카펫을 이용하면 원격 시스템의 사용자에게 패키지 설치 권한을 제한적으로 줄 수도 있다.원래 리눅스나 유닉스 기반 데스크톱은 다양한 원격 관리 도구가 관리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데 여기에 레드 카펫은 더 나은 편리함을 얹어주는 셈이다. 윈도우 데스크톱의 경우는 원격 컴퓨터에 어떤 패키지들이 깔려 있는지 일관성 있게 트랙킹을 할 방법이 제공되지 않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레드 카펫은 상당한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rpm과 같은 리눅스의 전통적인 패키지 관리 시스템들은 패키지 간 의존성 체크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패키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데 레드 카펫도 이러한 장점을 잘 이용, 설치할 패키지를 간단히 선택하고 설치 버튼을 누르는 정도까지 패키지 설치와 업데이트를 간소화하고 있다. 이는 여러 대의 데스크톱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자에게는 무척 구미가 당기는 솔루션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윈도우 데스크톱을 관리하려면 사실상 고스트(Ghost)와 같이 시스템 전체를 백업하는 도구를 쓰지 않고서는 관리자 혼자서 다수의 시스템을 관리할 묘안이 없으며 고스트와 같은 도구로서는 시스템 단위의 커스터마이징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고 노벨 넷웨어(Novell Netware)와 같은 솔루션을 구입하게 되면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레드 카펫은 가격에 따라 레드 카펫, 레드 카펫 익스프레스, 레드 카펫 엔터프라이즈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다. 레드 카펫 익스프레스부터는 상용 솔루션이며 레드 카펫 채널을 설정해 상용 소프트웨어를 배포한다든가, 웹을 이용해 지미안에 관리 대상 컴퓨터를 등록한다든가 하는 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된다. 지미안 외에 레드햇도 최근 들어 자사의 up2date를 이용한 레드햇 네트워크(Red Hat Network : RHN) 소프트웨어 설치·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자의 의견으로는 소프트웨어 가격이 소프트웨어 그 자체보다는 서비스 요금으로 이동하고 있는 최근 경향에 가장 잘 적응한 사례가 이 두 가지가 아닌가 싶다. 누구든지 컴퓨터를 사면 주위의 컴퓨터를 잘 안다는 사람에게 프로그램을 깔아달라는 부탁을 하기 마련이며 컴퓨터를 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 때 불렀던 사람을 또 부르기 마련이다. 지미안은 레드 카펫을 통해 이러한 잠재적인 서비스 수요를 노리는 셈이다.XD2에 포함된 응용 프로그램좋은 데스크톱 환경도 좋은 응용 프로그램이 따라오지 못하면 별다른 쓸모가 없기 마련이다. 이제 XD2에 어떤 응용 프로그램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에볼루션지미안에서 직접 개발하는 전자메일 클라이언트다. 지미안 홈페이지의 ‘Groupware’라는 광고 문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에볼루션(Evolution)은 단순한 전자메일 클라이언트가 아닌 일정·명함 관리 기능이 추가된 사무용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설계되어 있다. MS 아웃룩을 연상시키는 구성인데 에볼루션 역시 쓰기 편하고 일관성 있는 인터페이스로 무장하고 있다. 에볼루션은 XD2 배포에 맞춰 1.4로 버전이 올라갔는데 GTK+ 2 기반의 완전한 GNOME 2 애플리케이션이라는 것이 또 다른 장점이다.
<화면 9> 에볼루션에서 전자메일 보기
오픈 오피스 지미안 에디션XD2에는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으로 오픈 오피스가 탑재되어 있다. 오픈 오피스는 뛰어난 기능에도 불구하고 원래 스타 오피스 기반이며 따라서 GTK+ 위젯을 쓰는 GNOME 데스크톱 환경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지미안에서는 오픈 오피스를 XD2에 어울리게끔 룩앤필에 상당한 수정을 가했으며 특히 프린터 출력시 XD2에서 사용하는 프린팅 시스템인 CUPS와 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화면 10>은 오픈 오피스에서 MS 워드로 만든 문서를 읽어온 것이다. 중간에 MS 엑셀에서 만들어진 간단한 그래프가 OLE 객체로 끼워져 있는데 호환성에 별 무리가 없이 잘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MS는 다이어그램을 쉽게 그려주는 비지오를 오피스 제품군에 추가했는데 XD2에는 기본적인 기능만을 제공하는 Dia 다이어그램 편집기가 제공되는 점이 조금 아쉽다.
<화면 10> 오픈 오피스 지미안 에디션
인터넷 관련 애플리케이션XD2의 기본 웹 브라우저는 Galeon 1.3.4를 채용하고 있다. Galeon 역시 모질라 게코(Gecko) 엔진을 기반으로 하고, XD2의 기본 전자메일 클라이언트가 에볼루션임을 감안한다면 무난한 선택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모질라 역시 실행할 수 있다.최근 들어 메신저의 쓰임새가 여러모로 늘어나고 있는데 XD2에서는 GAIM을 기본 메신저로 설정해 놓고 있다. GAIM은 AOL 메신저 이외에 MSN, 야후, 재버와 같은 여러 가지 프로토콜을 동시에 지원하므로 많이 쓰이는 MSN 메신저를 대체하는 데 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XD2에서는 추가적으로 gnome-meeting을 비디오 컨퍼런스 도구로 메뉴에 추가해 놓았다.그리고 MS와의 윈도우 데스크톱을 원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rdesktop이 Terminal Server Client로 XD2 프로그램 메뉴에 등록되어 있는 점이 눈에 뜨인다. 윈도우를 반드시 써야 할 경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화면 11> 윈도우 터미널 서버 클라이언트
한글 환경전통적으로 GNOME 데스크톱 환경은 국제화에 많은 신경을 써 왔다. GTK+ 1.×에서도 초창기 KDE의 Qt에 비해 나은 국제화 수준을 보여줬으며 GNOME 2와 GTK+ 2 버전에 이르러서는 GNOME 1.× 버전에 비해 좀더 완성도 높은 국제화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화면 12>는 아무런 설정의 변경 없이 XD2 로그인 스크린에서 한국어를 언어로 선택한 다음 로그인한 뒤의 화면이다. 데스크톱 위에 보이는 것은 Galeon 웹 브라우저, 에볼루션 전자메일 클라이언트이고, My computer를 클릭해 노틸러스 파일 매니저 창을 하나 열어보았다.
<화면 12> 한글 로케일 선택 후 XD2 바탕 화면
한글 글꼴은 기본적으로 백묵 굴림 글꼴이 설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XIM 한글 입력기인 아미가 실행되고는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미를 통한 한글 입력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GNOME 2 위젯에서는 단순히 입력창에 마우스로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는 것으로 한글 두벌식 입력기를 선택할 수 있었고 여기에 GTK+ 2 전용 imhangul 한글 입력기를 설치하자 한글 세벌식 자판과 같은 추가 메뉴가 등록됐다. 참고로 GNOME 2부터는 내부적으로 모든 문자를 유니코드로 처리한다.스크린샷에서 볼 수 있듯이 백묵 굴림 글꼴 역시 글꼴 윤곽선 다듬기 과정을 거치고 나면 가독성이 떨어지는 흐릿하고 별로 예쁘지 않은 모양이 출력됨을 알 수 있다. 글꼴 윤곽선 다듬기를 거쳐도 보기 좋고 가독성이 우수한 한글 글꼴이 리눅스는 물론 윈도우, 매킨토시에도 등장하지 않고 있는데 이 문제만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빨리 해결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오픈 오피스에서는 한글 입출력이 가능했다. <화면 13>은 XD2에서 한글 환경으로 로그인한 다음 오픈 오피스 워드를 실행한 스크린 캡처다. CUPS를 통한 프린터 출력까지 깔끔하게 할 수 있다. 다만, 화면에서 볼 수 있듯이 오픈 오피스의 메뉴바 글꼴에 한글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오픈 오피스의 메뉴바 글꼴 설정을 바꾸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화면 13> 오픈 오피스 워드에서 한글 입력
XD2의 한글 환경은 GNOME 2 덕택에 기본적인 셋팅이 잘 잡혀 있는 편이다. 하지만 글꼴이나 입력기 설정과 같은 부분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실제 국내 사무환경에 XD2를 투입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화의 우선순위를 높게 두는 GNOME의 특성을 잘 이용한다면 XD2는 다른 한편으로 만족스러운 한글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 또한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한층 가깝게 다가온 엔터프라이즈 데스크톱지금까지 XD2의 개괄적인 내용을 스크린샷과 함께 살펴보았다. 과연 XD2는 쓸만한 솔루션일까? 그리고 소비자 중에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XD2의 상용 버전을 구입할만한 사람들이 과연 존재할까?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필자의 경험으로는 XD2는 충분히 돈을 주고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일반 사무실 환경에서는 XD2를 구입함으로써 예전에 오라클과 썬이 자바 기반 씬 클라이언트 모델을 선보이며 언급했던 컴퓨터 대당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그대로 일반 PC에서 누릴 수 있다. 레드 카펫을 이용한 통일성 있는 패키지 관리는 윈도우가 기본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매력적인 기능이다. 실상, 필자의 경험으로도 윈도우 데스크톱 관리에는 관리자의 노동력이 많이 소모된다. 사용자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 놓으면 금세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컴퓨터가 시동되지 않는 일이 빈번해지기 마련이며 그렇다고 사용자 계정을 만들고 프로그램 설치를 막아버리면 사용자들이 곧 불편을 느낀다. 결국 가장 속편한 방법은 고스트와 같은 백업 도구를 이용해 쓰기 좋은 윈도우 환경 셋팅을 잡은 뒤 하드디스크를 그대로 백업 이미지로 뜬 다음 주기적으로 이 백업 이미지를 사용, 컴퓨터 하나하나마다 하드디스크 전체를 갈아 엎어주는 방식인데, 실제 이 작업조차도 관리자의 시간을 상당히 잡아먹는다는 문제가 있다. 그에 비해 레드 카펫은 사용자의 편의성과 관리자의 편의를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것 하나만 해도 XD2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게다가 일반 사무용 환경에서 쓰이는 애플리케이션은 기본적인 오피스, 인터넷 도구, PDF와 같은 문서 처리 도구, 여기에 기본적인 그래픽 처리 도구 정도만 있어도 별다른 무리가 없다. 윈도우를 버리고 오픈 오피스, 모질라, 에볼루션, GAIM, GIMP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스위치하는 데는 사용자 입장에서 이전 비용을 체감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거꾸로 이런 경우에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환경이 또한 기본적인 사무실 환경이다. 그리고 GNOME 2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기본 컨셉이 간단함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XD2는 윈도우보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의외로 많은 수의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쉽게 매킨토시 애호가로 빠져드는 이유 중 하나가 매킨토시의 인터페이스가 사용하기에 무척 쉽고 직관적이기 때문이다.즉, XD2에서는 전체적으로 사용자들이 새 데스크톱 환경으로 이전 비용은 부담해야 하지만 일단 이전 후 유지보수 비용과 사용성 측면에서는 타 데스크톱 환경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한 카피에 수백 달러가 들어가는 MS 오피스의 비용은 당장 열 카피만 구입해도 수천 달러 수준으로 비용이 증가하는데 현재의 오픈 오피스의 성능이면 MS 오피스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일상적인 업무에서는 그 기능이나 호환성이 충분하다고 보인다. 게다가 XD2에서는 rdesktop 애플리케이션을 내장, 최악의 경우에는 바로 윈도우 데스크톱 화면을 XD2 데스크톱으로 끌어올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비상용 윈도우 XP 프로페셔널 서버 하나만 구축해 놓으면 충분한 것이다.그러나 아쉽게도 XD2의 이러한 장점은 영어권 언어 환경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분명 XD2는 처음부터 국제화를 고려해 설계됐던 GNOME의 전통을 이어받은 까닭인지 한글 사용에 있어서도 많은 가능성이 보인다. 그러나 이 가능성을 XD2처럼 실제 쓰기 편한 환경으로 구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워드프로세서에서 아래아 한글의 위치가 아주 중요한데 XD2에는 이런 사항이 고려될 리가 만무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경우 윈도우용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제대로 작동하는 웹 페이지들이 유독 많고 윈도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액티브X 플러그인 페이지가 많은 까닭에 실제 XD2와 비슷한 한글 데스크톱 환경이 구축되더라도 영어권 소비자들보다 리눅스 데스크톱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그러나 GTK+ 2와 GNOME 2에서 제공하는 국제화 기능은 무척 인상적이다. imhangul 한글 입력기 설치만으로 GNOME 2 위젯에서 한글을 처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당분간은 GTK+ 1.× 버전과 호환을 위해 아미와 imhangul을 병행해 써야 하는 문제가 있고, 아직까지 깔끔하게 디스플레이되는 한글 글꼴이 없다는 점, 특히 오피스 패키지에서 어떤 방법으로 한국어에 최적화한 환경을 구현할 것인지와 같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거꾸로 GNOME 2만큼 국제화 환경이 잘 갖추어진 데스크톱도 없는 듯 하다. 영어권과 비슷한 상황이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전개된다고 가정하면, 한글 리눅스 데스크톱도 XD2나 레드햇의 up2date와 비슷한 스타일의 유료 데스크톱 관리 서비스 또한 가능할 수 있으리라고 추측해 본다.넓게 생각하면 XD2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소프트웨어에 가격을 부과하기보다는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라는 개념을 굳이 닷넷이나 자바와 같은 플랫폼 중립적인 환경을 사용하지 않고 구현한다면 XD2나 up2date를 이용한 레드햇의 RHN 서비스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깔아주기’ 서비스 또한 결국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시도로만 기억되고 말 것인지는 섣불리 추측하기 어렵지만 필자의 의견으로는 그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누구나 컴퓨터를 구입하면 프로그램을 까는 것이 고민이며, 유지보수는 더욱 머리 아픈 일이다. 또한 기존 상용 패키지들은 ‘구입 따로, 설치 따로, 유지보수 따로’라는 공식을 벗어나지 못하며 이는 곧 사용자 측의 추가 비용 부담으로 연결된다. A 소프트웨어는 그냥 깔면 잘 깔리는데 B 소프트웨어는 도대체 깔리지 않을 경우 프로그램 제작사 기술 지원 부서에 전화를 해도 별다른 도움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만약, 이런 경우에 일원화한 소프트웨어 배포 채널이 존재하고, 패키지 설치 방식이 통일되어 있다면 이러한 불편을 상당수 줄일 수 있을 것이다.좀더 과감히 생각을 전개해 본다면, XD2의 레드 카펫과 같은 소프트웨어 배포 네트워크가 충분한 사용자를 확보한 후에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상용 소프트웨어들도 레드 카펫의 상용 소프트웨어 배포 채널을 통해 배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을 패키지 판매 이외의 방법으로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이 소프트웨어 배포 방식은 네트워크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를 동반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가격을 낮추면서 동시에 개발자에게 더 많은 수입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볼 때 XD2의 데스크톱 환경, 그리고 이와 연계된 소프트웨어 배포 방식은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심각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현실 세계에서도 유통은 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지만 복사 비용이 0인 디지털 세계에서도 유통은 역시 중요하다. 특히 이 복사 비용이 0이라는 사실은 상용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거꾸로 배포 비용을 줄이는 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오픈소스와 같이 소프트웨어 복사를 자유롭게 하는 것만으로도 디지털의 배포 비용이 0이라는 장점이 충분히 살아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XD2를 살펴보면서 여기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더 얹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음을 배우게 됐다. 독자들도 이러한 관점에서 XD2를 한 번 설치해 보기를 적극 권장한다. XD2가 아니라면 레드햇 9에서 up2date를 이용한 RHN 서비스를 맛볼 수도 있다.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최근 들어 리눅스 데스크톱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리눅스 저널에 린도우(Lindows) 데스크톱에 상당히 우호적인 리뷰 기사가 올라와서 필자를 궁금하게 하더니 곧이어 레드햇 9, SuSE 8.2, XD2가 발표됐다. 독일에서는 SuSE 리눅스가 깔린 데스크톱이 많이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KDE 진영은 이미 GNOME 이상으로 쓰기 좋은 데스크톱 환경과 많은 수의 애플리케이션을 갖추어 놓고 있다. 게다가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QT를 개발한 트롤테크(Trolltech)가 Mac OS Ⅹ에 X 윈도우가 필요 없는 QT를 이식했으며 곧 이어질 애플의 WWDC(World Wide Developers Conference)에서 Mac OS X용 QT 출시를 발표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이제는 KDE 애플리케이션이 X 윈도우 없이도 바로 매킨토시에 이식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며 KDE 애플리케이션 중에는 오픈 오피스에 비하면 기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KOffice라는 다크호스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전개될 개인용 데스크톱 환경의 추이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KDE와 Mac OS Ⅹ의 연계, 그리고 GNOME 2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레드햇과 지미안의 corporate desktop 쪽으로의 행보, 한국의 리눅스 환경에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좀더 가까이 느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